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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至이야기

淸潭 2015. 6. 23. 09:30

열 번째 절기 하지는 어떤 날일까?


주말 곳곳에 단비가 내렸습니다. 가뭄으로 힘겨워하던 농민들의 얼굴에 아주 옅게 나마 미소를 띄운 날이 아니었나 합니다. 작년보다 늦게 찾아온 장마로 인해 전국적으로 가뭄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루빨리 단비가 내려 농민의 시름이 해결될 수 있길 바랍니다. 2015년 6월 22일 오늘은 24절기 중 열 번째 절기에 해당하는 여름 절기 '하지'입니다. 오늘 하지와 24절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봐요.




여름 절기 하지는 무엇일까요?

하지는 24절기 중 망종과 소서 사이에 들고 오월의 중기로 음력으로는 5월, 양력으로는 6월 22일 무렵입니다. 하지는 일 년 중 태양의 적위가 가장 커지는 시기이지요. 이 무렵 태양은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하는데 그 위치를 하지점이라고 부릅니다. 북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아지기 때문에 오랫동안 낮을 즐길 수 있어요. 그러나 남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낮은 날이 됩니다.

서울을 기준으로 봤을 때 정오의 태양이 가장 높고 일사 시간과 일사량도 가장 많은 날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낮에 야외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지요. 낮 시간이 무려 14시간 35분이나 된다고 해요. 태양이 가장 높고 낮의 길이가 길기 때문에 북반구 지표면이 매우 뜨거워져 하지 이후로 기온이 높아져 매우 더워집니다.

 

 

 



■ 여기서 잠깐! 24절기는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하지에 대해서 설명해 드렸는데요. 아직 24절기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실거라 생각됩니다. 24절기는 한 해 동안 바뀌는 기후 현상을 24개로 나뉘어 표현한 것이에요. 옛날부터 우리나라는 음력으로 날짜를 세었습니다. 과거 음력을 쓰는 농경 사회의 필요에 의해 절기가 만들어졌는데, 이는 태양의 운동과 일치해요. 달력으로 세어보면 24절기는 양력으로 매월 4~8일 사이와 19~23일 사이에 생깁니다.

24절기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고 각 계절을 6등분해 양력 기준으로 한 달에 두 개의 절기가 있습니다.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일조량, 강수량 등을 보고 농사를 짓는데, 태양의 둘레를 도는 황도를 따라 15도씩 돌 때 기상과 변화 등에 따라 명칭을 붙인 거예요. 


■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하지

다시 하지로 돌아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게요. 하지에는 장마와 가뭄을 대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일년 중 추수와 더불어 가장 바쁜 날이지요. 메밀 파종, 누에치기, 감자 수확, 고추밭매기, 그루갈이용 늦콩심기. 병충해 방지 등을 모두 하지가 찾아올 시기에 해야 합니다. ​남부지방은 단오 전후에 모심기를 하고 하지가 되면 모두 끝나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됩니다.
 


 

 


 

​하지에는 구름만 지나가도 비가 온다는 뜻의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마다 비가 내린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에요. 또 하지가 지나면 모심기가 늦어지기 때문에 서둘러 모내기를 해야 했습니다. '하지가 지나면 오전에 심은 모와 오후에 심은 모가 다르다'라는 속담도 있을 정도입니다. 또 하지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농촌에서는 하지가 지날 때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냅니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3~4년에 한 번씩 한재를 당해서 조정과 민간에서 기우제가 성행했지요.

우리나라는 주로 장마철에만 비가 집중적으로 내리기 때문에 하지 무렵까지는 가뭄으로 고통받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 비이기 때문에 기우제는 연중행사처럼 진행했어요.


 

 

 



민간에서는 산이나 냇가에 제단을 만들고 마을 전체의 공동행사로 제사를 지냈습니다. 제주는 마을의 장이나 지방관청의 장이 맡고 돼지, 닭, 술, 과실, 떡, 밥, 포 등을 제물로 올렸어요. 또 동물의 피를 뿌려 더럽혀 놓고 비가 그것을 씻어 내린다는 생각으로 개, 소 등을 잡아 바위나 산봉우리 등에 뿌려놓는 풍습도 있었습니다.  강원도 평창군에서는 하지 무렵에 감자를 밥에 넣어 먹어야 감자가 잘 열린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하지가 지나면 감자 싹이 죽기 때문에 '감자 환갑'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감자를 캐어다가 전을 부쳐 먹었다고 합니다.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는 하지. 이 날을 기점으로 농사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하니 매우 중요한 절기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에 장대비가 주룩주룩 내린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올해 부디 농사가 풍년이 되길 바랍니다. 해가 가장 높게 뜨는 더운 날이니 낮엔 되도록 외출을 삼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