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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와 춘다의 대화

淸潭 2015. 6. 13. 11:42
붓다와 춘다의 대화

붓다와 춘다의 대화

억울한 재가불자도 있습니다. 바로 대장장이 아들 춘다Cunda인데 비록 출가는 하지 않았어도, 대단히 신심 깊은 붓다의 제자였던 것 같습니다. 붓다와의 만남도 빈번히 이루어진 것으로 추측됩니다. 경전에는 붓다께서 왕이나 부호의 초대로 제자들과 같이 공양을 받으셨다는 기록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춘다는 평민으로 붓다를 집으로 초대하여 공양을 올릴 만큼 붓다와의 관계가 가까웠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의 4성四姓 계급제에서 평민인 춘다가 바라문과 격의 없이 지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으니, 붓다의 중생들에 대한 무차無遮 자비심을 헤아릴 수 있는 의미있는 대목입니다.

춘다가 붓다께 올린 마지막 공양은
‘스카라 맛다바’라고 하는데, 돼지고기라는 해석과 독버섯의 종류라는 설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되었든 붓다는 춘다의 공양을 받고 열반에 드신 것으로 경에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춘다는 자신이 올린 공양을 드시고 붓다께서 설사병을 일으켜, 열반하시는 낭패를 당하게 만들었다는 비난을 들은 당사자입니다.

그런데
『숫타니파타』에 의하면 춘다는 직업은 대장장이였지만, 요리를 아주 잘해서 붓다께서 춘다에게 공양받기를 좋아하신 것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춘다는 진리에 대한 열정도 대단해서, 붓다만 뵈면 공양을 올리고 꼭 가르침을 청하곤 했습니다.

『숫타니파타』에 전하는 붓다와 춘다의 대화를 추려 보았습니다.

대장장이의 아들 춘다가 말했다.

“위대하고 지혜로운 성인, 진리의 주인이며 애착을 여읜 분, 최고의 인간, 뛰어난 마부께 저는 묻습니다. 세상에는 어떤 수행자들이 있습니까? 일러 주십시오.”

스승〔붓다〕은 대답했다.

“춘다여, 네 가지 수행자가 있고, 다섯 번째는 없다. 지금 그 물음에 답하리라. ‘도를 정복한 이’, ‘도를 말하는 이’, ‘도에 사는 이’ 그리고 ‘도를 더럽히는 이’라 한다.” 대장장이 춘다는 말했다.

“깨달은 이는 누구를 가리켜 ‘도를 정복한 이’라 부르십니까? ‘도를 말하는 이’는 어찌하여 다른 이와 견줄 수 없습니까? 또, ‘도에 산다’는 것을 설명해 주십시오. 그리고 ‘도를 더럽히는 이’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의혹을 넘어서고 번뇌를 떠나, 열반을 즐기며 탐욕을 버리고, 신들을 포함한 세계를 이끄는 사람, 이런 사람을 ‘도를 정복한 이’라고 깨달은 사람은 말한다.

이 세상에서 최상의 것을 가장 최상의 것으로 알고, 법을 설하고 판별하는 사람, 의심을 버리고 동요하지 않는 사람을 수행자들 가운데 두 번째, ‘도를 말하는 이’라 부른다.

잘 설해진 가르침에 의지해 살며, 스스로 자제하고 허물없는 삶을 사는 사람을 수행자들 가운데 세 번째, ‘도에 사는 이’라고 부른다. 맹세한 계율을 잘 지키는 체하지만, 고집 세고 가문을 더럽히며, 오만하고 거짓이 있으며, 자제함이 없고, 말이 많고, 그러면서도 잘난체하는 사람을 가리켜 ‘도를 더럽히는 이’라고 한다.

이러한 네 가지를 잘 관찰하여 지혜로운 재가 수행자는, 그들을 잘 알아 ‘네 가지의 수행자는 그와 같다’고 분별하여, 그들을 보더라도 믿음은 변하지 않는다. 그는 깨끗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더럽혀진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혼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붓다를 가까이서 대할 수 있었던 춘다와 붓다의 대화를 보면, 춘다는 대단히 순수하고 구도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춘다가 붓다께 묻는 내용이라 그런지 몰라도 질문이 범상치 않습니다.

‘도를 정복한 이’, ‘도를 말하는 이’, ‘도에 사는 이’, ‘도를 더럽히는 이’ 를 구별하는 법을 말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에 붓다는 의심과 번뇌를 버리고 해탈에 이른 사람을 ‘도를 정복한 이’, 법을 잘 판별하여 어느 것이 최상의 가르침인지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도를 말하는 이’, 붓다의 가르침에 충실해 사는 사람을 ‘도에 사는 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도를 더럽히는 이’는 계율을 잘 안 지키고, 오만하고 거짓되게 살며, 자신에 대한 자제가 부족하고, 자신이 잘났다고 떠 벌이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도를 더럽히는 이’는 되레 중생들에게 해가 되니까, 재가 신도들이라도 이런 수행자에게는 공양을 올리지 말고, 보시도 하지 말아야 된다는 교훈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재가 신도로서 여러분들이 춘다와 같은 현명한 사람이 되는가, 아니면
‘도를 더럽히는 이’를 오히려 도와주는 바보 같은 신도가 되는가는 순전히 여러분의 판단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우리 절 스님은 그래도 도박을 하거나 골프는 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자랑이 되는 현재의 한국불교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2천여 년 전인 『숫타니파타』 시대의 수준에 이를 수 있을는지, 그게 가능하기나 한 건지 숨이 턱 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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