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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식목일 , 마음밭(心田)에 ..|

淸潭 2014. 4. 5. 21:30


    
    


    눈썹달이
    나무 가지에 걸려

    좀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겨우 빠져 나온
    푸른 달빛이

    마당에 흔들리는
    그림자를 만든다.

    문 닫아건
    텅 빈 방엔 앉은뱅이 책상 하나

    그 위엔
    책 한 권

    달빛이 희미하기에
    가물대는 외로운 등불이

    깊어가는
    봄 밤을 밝힌다.

    이따금 한 번씩
    책장 넘어가는 소리

    그때마다
    등불은 한 번씩 일렁이고

    곧추 앉은 주인은
    한마디 말이 없다.

    달이 중천에
    떠올랐다가

    다시
    서편으로 넘어가도록

    방 안의 소식은
    알 길이 없다.

    창 밖
    꽃잎에 내리는

    하얀 달빛이
    아프다.

    오늘은
    나무를 심는 식목일(植木日),

    절기로는
    오늘이 청명절(淸明節), 내일은 한식(寒食)날이기도 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맑고 푸른 봄

    나무는 뜰에도 심고
    산에도 심는다.

    우리 옛 조상님들은
    마음에도 나무(心木)를 심었다. 

    평생을 살면서
    나무를 바라보며 마음을 닦았다.

    오늘 우리도
    마음밭(心田)에

    잎 돋아 꽃 피고 열매 맺는
    사시사철 늘 푸른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보자.

    나무는 눈도 귀도 없다.
    촉각으로 보고 듣는다.

    꽃을 피운 나무는
    예쁘구나 .. 쓰다듬어 주고

    아름드리 거목은
    장하구나 .. 한 번 안아주자.

    오늘은 왠지
    어릴 적 뒷동산

    꿀밤나무 밑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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