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달이
나무 가지에 걸려
좀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겨우 빠져 나온
푸른 달빛이
마당에 흔들리는
그림자를 만든다.
문 닫아건
텅 빈 방엔 앉은뱅이 책상 하나
그 위엔
책 한 권
달빛이 희미하기에
가물대는 외로운 등불이
깊어가는
봄 밤을 밝힌다.
이따금 한 번씩
책장 넘어가는 소리
그때마다
등불은 한 번씩 일렁이고
곧추 앉은 주인은
한마디 말이 없다.
달이 중천에
떠올랐다가
다시
서편으로 넘어가도록
방 안의 소식은
알 길이 없다.
창 밖
꽃잎에 내리는
하얀 달빛이
아프다.
오늘은
나무를 심는 식목일(植木日),
절기로는
오늘이 청명절(淸明節), 내일은 한식(寒食)날이기도 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맑고 푸른 봄
나무는 뜰에도 심고
산에도 심는다.
우리 옛 조상님들은
마음에도 나무(心木)를 심었다.
평생을 살면서
나무를 바라보며 마음을 닦았다.
오늘 우리도
마음밭(心田)에
잎 돋아 꽃 피고 열매 맺는
사시사철 늘 푸른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보자.
나무는 눈도 귀도 없다.
촉각으로 보고 듣는다.
꽃을 피운 나무는
예쁘구나 .. 쓰다듬어 주고
아름드리 거목은
장하구나 .. 한 번 안아주자.
오늘은 왠지
어릴 적 뒷동산
꿀밤나무 밑이
그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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