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음악정원
글쓴이;사맛디
이 지구상에서
우리나라 사람만큼 먹는다는 표현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민족이
또 있을까 싶다.
음식물에만
국한시키지 않는다.
가시적인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에도 사용한다.
참으로 대단한 민족이다.
얼마나 못먹고 살았으면
어린애가 손에 잡히는 건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듯
먹는데 환장(?)을 했을까.
나이를 먹는다.
더위를 먹는다.
뇌물을 먹는다.
정기를 먹는다.
감동을 먹는다.
심지어는 욕도 먹는다.
너무 먹으면
겁(怯)도 먹는다고 말한다.
그러다가
십겁(十怯 :겁을 10번 먹는다)을 먹기도 한다.
심지어는
사랑(♡)도 먹는다고 한다.
사랑하는 연인을 "따먹는다"고 하니
갈 데까지 다 갔다.
하기야,
나무에 달려있는
열매나 과일을 바라보면
얼마나 꼴깍꼴깍 침이 넘어갈까.
그 예쁜 걸 따먹으면 그게그게
얼마나 맛이 있을까.
정말이지 기발한 생각이다.
나도 오늘은 따먹고 싶다.
과수원 길을 걸으며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싱싱한 빨강 능금 한 알을 따서 으슥으쓱..
맛있게 깨물어 먹고 싶다.
여름날 우물가에서
맑은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촉촉하고 싱싱한
빨간 앵두를 맛있게 따먹어 본 사람은
그 맛을 잊지 못할 것이다.
달콤한 꿀도
거둔다고 하지 않고
딴다고 말한다.
하물며,
사랑하는 연인에게
하늘 높이 휘영청 걸린 보름달을
따주겠다는 데야
무슨 할 말이 더 있겠는가.
사랑에 취해 푹 빠지면 평소에
멀리 보이던 달도
가깝게 보이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눈이 멀기 때문이다.
눈이 멀면 안보이는 게 맞는 말인데
왜 가깝게 보이는 것일까.
사랑을 하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 오늘밤에는
나도 달 하나 따고 싶다.
오늘밤,
다정하게 손잡고
노랑 국화꽃이 피는 뒷동산
나하고 달 따러갈 사람
어디 없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