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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달 하나 따고 싶다 ..

淸潭 2013. 10. 11. 12:52
                  출처;음악정원
                  글쓴이;사맛디
                   
                    
                    이 지구상에서 
                    우리나라 사람만큼 먹는다는 표현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민족이
                    또 있을까 싶다.
                    음식물에만 
                    국한시키지 않는다.
                    가시적인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에도 사용한다.
                    참으로 대단한 민족이다.
                    얼마나 못먹고 살았으면 
                    어린애가 손에 잡히는 건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듯
                    먹는데 환장(?)을 했을까.
                    나이를 먹는다.
                    더위를 먹는다.
                    뇌물을 먹는다.
                    정기를 먹는다.
                    감동을 먹는다.
                    심지어는 욕도 먹는다.
                    너무 먹으면 
                    겁(怯)도 먹는다고 말한다.
                    그러다가 
                    십겁(十怯 :겁을 10번 먹는다)을 먹기도 한다.
                    심지어는 
                    사랑(♡)도 먹는다고 한다.
                    사랑하는 연인을 "따먹는다"고 하니
                    갈 데까지 다 갔다.
                    하기야,
                    나무에 달려있는 
                    열매나 과일을 바라보면 
                    얼마나 꼴깍꼴깍 침이 넘어갈까.
                    그 예쁜 걸 따먹으면 그게그게
                    얼마나 맛이 있을까.
                    정말이지 기발한 생각이다.
                    나도 오늘은 따먹고 싶다.
                    과수원 길을 걸으며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싱싱한 빨강 능금 한 알을 따서 으슥으쓱..
                    맛있게 깨물어 먹고 싶다.
                    여름날 우물가에서 
                    맑은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촉촉하고 싱싱한 
                    빨간 앵두를 맛있게 따먹어 본 사람은 
                    그 맛을 잊지 못할 것이다.
                    달콤한 꿀도 
                    거둔다고 하지 않고 
                    딴다고 말한다.
                    하물며,
                    사랑하는 연인에게 
                    하늘 높이 휘영청 걸린 보름달을 
                    따주겠다는 데야 
                    무슨 할 말이 더 있겠는가.
                    사랑에 취해 푹 빠지면 평소에 
                    멀리 보이던 달도 
                    가깝게 보이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눈이 멀기 때문이다.
                    눈이 멀면 안보이는 게 맞는 말인데 
                    왜 가깝게 보이는 것일까.
                    사랑을 하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 오늘밤에는 
                    나도 달 하나 따고 싶다.
                    오늘밤,
                    다정하게 손잡고
                    노랑 국화꽃이 피는 뒷동산
                    나하고 달 따러갈 사람 
                    어디 없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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