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눈 먼 자식이
효자 노릇한다고 했다.
머리 속에
먹물깨나 든 배운 자식은
고향을 떠나고 만다.
배우지 못한 자식은
그저 사시사철
부지런히 농사를 지어
늙으신 부모님 봉양하며
고향에서 살아간다.
등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했다.
양지 바른 곳
좋은 토양에서
쭉쭉 곧게 자란 나무는
집을 짓거나
재목감으로 일찍 베임을 당해
산을 떠나지만,
햇볕이 잘 들지않는
음지나,
척박한 땅에서 자란 나무는
모양새도 볼품이 없다.
나무가지도
이리저리 휘어지고
튼실하게 자라지 못했으니
어느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훌륭한 재목감이 못되니
산지기의 도끼날을 피할 수 있다.
그야말로..
못 생긴 나무가
푸른 산을 지키게 된다.
배운 것 없고
재주가 없다고 해서
결코 못난 자식일 수는 없다.
심성이 곱고 착하고
예의가 바른 따뜻한 이웃으로
법과 질서를 지키는
훌륭한 시민으로 살아가는
그 사람이
바로 잘난 자식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농사가
자식농사라 했다.
인생사(人生事)..
뭐니뭐니해도
농사를 잘 지어야 한다.
오늘도 산너머 고향에는
나무가 푸르다.
울울창창
鬱鬱蒼蒼,
산바람 시원한
유월의 하늘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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