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공기를 타고
뻐꾸기 소리가 들려온다.
보리누름에는 더
자지러지게 울어대는가 보다.
자작나무 숲 기슭을 지나
산정(山頂)을 향해
오솔길을 걷는다.
밤의 고요가 걷히고
산이 깨어날 시간
산비둘기가 푸드득 어둠을 털고
새벽을 가른다.
밤사이 달빛이 걸러낸
숲의 맑은 공기가
마음을 하얗게 씻어주는 것 같다.
인간에게
가장 슬픔을 안겨준다는 이별
잠시의 헤어짐은
또 만날 수 있겠거니 하는
미련이라도 있지만
이제 영영 뵈올 수 없다는 슬픔이
한동안 깊은 울음을 울게 한다.
그래서, 뒤에 남은 자는
먼저 떠난 빈자리를 서성이며
많은 날을 두고
생각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어느 한 날
하늘로부터 생명을 받아
섬광(閃光)처럼 인생을 살다
어느 한 때는 돌려주어야 하는 삶
그냥 받았다가
그냥 돌려주어야 하는
하늘의 법도(法道)를 놓지 않으려고
안타까워하며
현재를 아주 내것으로
오래오래 갖고 싶어하는 게
인간의 마음인가 보다.
무덤 위에 마지막
한 줌의 흙을 다독거리며 떠남을 절감하게 되고
애절한 통곡을 한다.
돌려받을 것을 왜 주었는지
때로는 하늘을 향해
투정을 부리고 싶어짐은
범인(凡人)의 마음이 얕아서일까,
諸法從緣生 諸法從緣滅
제법종연생 제법종연멸
모두가
인연따라 오고가는 것을
떠나는 님의 마음이야
보내는 이 마음 같으랴
하늘 가까운 산마루에서
내려다본 하계(下界)
어느 한 곳
빈 곳 없이 꽉 차 있어면서도
비어 있는 듯 엎드린 산
뭉개뭉개 피어오르는 안개자락을 타고
산사(山寺)의 범종(梵鍾)이
법열(法悅)처럼 피어나고
멀리 산봉우리에 걸린 구름을 뚫고
대지(大地)가 힘겹게
붉은 햇덩이를 밀어 올리고 있다.
조용히 무릎을 꿇고
광활(廣闊)한 우주(宇宙)속으로 달려가는
지구의 공전(公轉)소리에
귀를 모아보지만
세속(世俗)에 흐려진
마음의 귀머거리는 끝내
문(門)을 열어주지 않는다.
묵직한 등과 긴 허리를
웅크리고 있는 저 산맥(山脈)들과
하늘 끝에서 끝으로
빈 곳을 찾아 달려가는
태초(太初)의 저 바람과 소리는
어디로 부터 와서 또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내 조상님이 송화(松花)가루 날리는
저 노송(老松)아래 잠들어 계시니
나 또한 저곳에 묻혀 영겁(永劫)을 두고
솔바람 소리를 들으리라.
꽃들이 피는 자리나
나무가 푸르던 자리도
한 겹 상보(床褓)를 벗기면
다 저승의 문(門)인 것을 ..
언제 봐도 산은 좋다.
하마, 산매미 울 때가 됐는데
풋풋한 산초(山草) 내음만 싫지 않게
바람 속에 묻어나고 있다.
님아,
청산(靑山)에 부는
바람 한 줄을
내가 잡고 여기 섰다.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아 본다.
많은 날은 왜 가는가,
이 하루만 남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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