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조절/醫藥정보

"저용량아스피린, 당뇨병환자 심혈관질환 위험 높여"

淸潭 2012. 12. 23. 11:22

 

"저용량아스피린, 당뇨병환자 심혈관질환 위험 높여"

서울대의대 박병주 교수(예방의학)팀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연구사업으로 수행한 국내 당뇨병 환자 대상 연구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지 못한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아스피린 권고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23일 밝혔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2006~2007년 신규 당뇨병 환자 전체 연구결과…"아스피린 권고 범위 재검토 필요"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상시 복용하는 저용량 아스피린이 당뇨병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의대 박병주 교수(예방의학)팀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연구사업으로 수행한 국내 당뇨병 환자 대상 연구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지 못한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아스피린 권고 기준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토대로 지난 2006~2007년에 당뇨병으로 진단 받은 40~99세 환자 전원을 '저용량 아스피린 처방군(群)'과 '비처방군'으로 나눠 2009년 12월까지 두 집단의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발생 빈도를 비교했다.

비교 결과 200㎎ 미만 저용량 아스피린을 처방받은 집단은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이 전체적으로 40% 가량 높아졌다.

심혈관질환 가운데 관상동맥질환과 허혈성뇌졸중의 위험은 각각 74%와 14%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당뇨병 환자에게 저용량 아스피린을 처방하지 않으면 처방하는 경우에 비해 심혈관계질환 위험을 17.5%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40~64세 당뇨병 환자는 65세 이상에 비해 아스피린 투여에 따라 심혈관계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아스피린의 부작용으로 잘 알려진 위장관 출혈 위험도 아스피린 처방군에서 14% 더 높았다.

연구진은 저용량 아스피린이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리라는 일반적인 기대과 달리 당뇨병 환자에서는 그러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아스피린의 부작용인 위장관 출혈 위험은 예상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저용량 아스피린의 심혈관질환 위험 예방효과는 지금까지 여러 임상시험에서 입증돼 국내에서도 상당수 장·노년층 고혈압이나 비만 환자들이 저용량 아스피린을 처방 받아 상시 복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2~3년간 당뇨병 환자에서는 이런 예방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해외에서 잇따르면서 학계에서 당뇨병 환자에 대한 아스피린 처방 지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당뇨병학회는 1997년 40세 이상 당뇨병 환자에게 저용량 아스피린 투여를 권고했으나 최근들어 논란이 잇따르자 2010년 고혈압, 고지혈증, 가족 중 심혈관질환자가 있는 경우 등 당뇨병 외에 추가 위험인자가 있는 50세 이상 남성이나 60세 이상 여성에게만 권장하는 쪽으로 지침을 변경했다.

우리나라 당뇨병학회도 미국의 권고 기준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국내 건강보험 진료기록을 토대로 한 이번 연구에서도 당뇨병 환자에게 저용량 아스피린이 심혈관계질환 예방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재현된 것이다.

유럽은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입증한 임상 연구가 없다며 애초에 아스피린 처방을 권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한 생활습관이나 가족의 질환 여부 등 추가 위험인자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후속 연구를 거쳐 당뇨병 환자에 대한 아스피린 권고수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