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건의문 내 - 전태일 분신사건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경제 부흥 일으킨 기업가 정신 배우는 것도 중요
'현행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는 모두 전태일 분신사건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해 다루고 있지만 삼성그룹의 창업자인 고(故) 이병철 회장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소개한 교과서는 단 한 권뿐입니다. 그것도 간략한 사진 설명에 불과합니다.'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27일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사편찬위원회에 건의문을 보냈다. '교과서에 기업·기업인에 대해 공정하게 써달라'는 내용이었다.
현행 교과서는 한국 경제 발전 과정에서 대외 의존도 심화, 농촌 피폐, 산업 불균형 등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전경련의 입장이다.
전경련은 "6·25 직후의 최빈국 수준에서 불과 60년 만에 세계 15위권의 경제 규모를 이룩한 '유례없는 성공'이라는 점을 교과서에 실어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이 위대한 성취였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건의문에서 '현행 교과서는 대기업이 정부의 특혜로 성장했고, 정경유착 등 부정적 측면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며 '대기업의 공과(功過)에 대해 공정하게 써야 한다'고 했다. 대기업이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고용과 소득을 창출해 경제 발전과 국가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점을 교과서에 써달라는 것이다.
기업뿐 아니라 기업인이 한국 경제 발전에 기여한 부분도 교과서에 균형 있게 써달라고 요청했다. 전경련은 "전태일 분신사건이 경제 발전 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중요한 사건이라면 한국의 기업인들이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새로운 산업을 일으킨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라며 "학생들이 근로자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기업가 정신을 배우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기업을 일으키는 꿈을 가질 수 있도록 경제 발전에 기업인이 기여한 부분의 서술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일부 한국사 교과서는 한국이 수출과 자유무역, 세계화로 인해 혜택보다 피해를 더 많이 본 것처럼 써서 대외 개방과 세계화에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전경련은 "'WTO(세계무역기구)가 농민을 죽인다'며 WTO 각료회의에 나가 시위를 벌이다 자살한 농민운동가의 사례를 소개한 교과서도 있다"며 "이런 사례를 통해 어떤 교육효과를 내려는 것인지, 어떤 세계관과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려는 것인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참고자료'를 발간해 다음달 1일부터 한국사 담당 교사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