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조절/당뇨 합병증

“당뇨 우울증은 뇌속 대사물질 변화 탓”

淸潭 2010. 8. 23. 16:41
당뇨 우울증은 뇌속 대사물질 변화 탓”
 
 

처음 규명..저명학술지에 논문

고혈당에 따른 뇌 속 대사물질의 변화가 우울증상을 일으키고, 인지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의대 정신과 류인균 교수팀은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우울증상과 인지기능 저하 등에 관련된 뇌의 생화학적 메커니즘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 `뇌기능 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 개발연구사업단'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논문은 정신과 분야 권위지인 `일반정신의학회지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4일자(한국시간)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뇨병 합병증으로 뇌졸중을 비롯한 뇌혈관 이상질환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런 혈관성 이상이 없는 당뇨 환자도 우울증상이나 인지기능저하가 생기는 데 대해서는 아직 그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당뇨 환자의 우울증상이나 인지기능 저하는 만성 질환에 대한 심리적 반응이라는 게 주요 견해였다.

그러나 최근 뇌 영상 기술이 발달하면서 뇌 속 대사물질의 미세한 변화가 이 같은 우울증상 및 인지기증 저하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추정이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에서 류 교수팀은 이런 추정이 어느 정도 사실임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제1형 당뇨병의 경우 뇌속 `글루타메이트(glutamate)'와 같은 중요 대사물질의 변화가 기억력과 작업수행을 하는 속도능력의 저하, 우울증상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류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123명의 제1형 당뇨병 환자와 38명의 건강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대사물질의 변화가 혈당 조절이 안되는 환자에서 더욱 두드러져 이 같은 연구결과를 뒷받침했다고 교수는 덧붙였다.

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 환자들의 인지 기능 저하와 우울증상이 우연 또는 심리적인 반응을 넘어, 고혈당이 뇌의 기능조차 변화시키는 합병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라며 "약물치료를 통해 혈당이 적절하게 잘 조절될 경우, 이런 중추신경계 합병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