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독경모음

관무량수경(한글) / 법준스님

淸潭 2010. 2. 1. 10:29

       

 

 

  한.글.관.무.량.수.경  

 

 

 

 

 

 
제五절 부처님의 권유와 경계(勸誡)



1. 三독(毒)을 경계함


부처님께서는 미륵보살과 천신과 인간 등 여러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극락세계의 성문과 보살들의 공덕과 지혜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으며 또한
극락세계는 한량없이 미묘하고 안락하며 청정하고 장엄하다. 
그 모든 것은 지금까지 말한 바와 같으니라.
그러니 어찌하여 중생들은 힘써 선을 닦고 이 크나큰 대도(大道)를 따라
높고 낮음과 귀하고 천함을 구별이 없이 평등하고 자유로운 보람을
구하지 않을 소냐?

모름지기 모든 중생들은 각자 부지런히 노력하고 정진하여
극락세계에 왕생하는 공덕을 닦을지니라.
그러면 반드시 생사의 험난한 바다를 뛰어넘어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으며,
지옥과 아귀와 축생 수라와 인간 등 五악취(惡趣)의 인연을 여의고
공덕이 한량없는 성불의 길에 오르게 되느니라.

참으로 극락세계에 가는 길이 쉽건마는 가는 사람은 없구나! 
저 아미타불의 정토인 극락세계는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으나,
아미타부처님의 원력을 의심 없이 믿기만 하면 자연히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될 터인데도, 어찌하여 세상 일을 뒤로 미루고
부지런히 수행하여 성불의 공덕을 구하지 않을 것인가!
극락세계에 태어나면 영원 불멸한 한량없는 수명을 얻고 
즐거움을 누리기 한이 없느니라.

2. 탐욕의 고통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마음이 저속하여 한시 바삐 닦아야 할 깨달음의 길은
뒤로 미루고, 하잘 것 없는 세상 사 일에 골몰하여 서로 다투느니라.
그들은 세상의 모진 죄악과 심난한 고통 속에서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생활에 허덕이고 있느니라.
그래서 그 신분이 귀하거나 천하거나 가난하거나 부자이거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두 한결같이 재물에만 눈이 어두워 애를 쓰고 있다.
돈이 많은 이나 없는 이나 그 시름 겪기는 마찬가지니라.

그리하여 항상 서둘고 걱정하고 괴로워하며,
얽히고 섥힌 욕심과 근심으로 항상 허둥거리며 쫓기는 듯하니
한시도 마음이 편할 사이가 없느니라.
그래서 논밭이 있는 이는 논밭 때문에 걱정하고,
집이 있는 이는 집 때문에 걱정하고,
소나 말  가축이나 노비 돈 옷.음식 등 세간살림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재산을 가진 사람은 그로 인해 걱정과 근심을 거듭하여
시름과 두려움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뜻밖에 홍수나 화재를 만나 물에 떠내러 보내고
불에 태우기도 하고 도적이나 원한이 있는 이를 만나거나
빚쟁이에게 빼앗기기도 한다.
그렇게 재물이 흩어지고 없어지면 괴롭고 분한 마음과 답답함에서 풀릴 날이
없으며, 졸아들고 닫힌 마음도 또한 헤어날 길이 없느니라.

그래도 몸과 마음이 멍들고 허물어져 목숨이 다하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지 않을 수 없건만,
그 모든 것 어느 하나도 저승길에 따라가는 것이 없음이라,
이러한 서글픔은 존귀한 사람 이나 부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찾아든다.
이와 같이 갖가지 근심과 두려움과 애타는 괴로움은 끝이 없으니,
마치 어두운 불길 속의 괴로움 같으니라.

그런데 가난하고 천한 사람은 항상 궁색하고 불만스러운 마음이 가득하니
논밭이 있으면 집을 가지려고 애를 쓰고 안달하며 괴로움에 빠지느니라
그래서 한가지가 있으면 재산이 다른 하나가 부족하고,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없어 항상 이것 저것을 다 가지려고 애를 쓰다가
어쩌다 그 모두를 다 가졌다 하더라도 오래 지니지 못하니
어느덧 없어지고 마느니라.
그래서 근심하고 괴로워하며 다시금 구하려고 찾아 헤매 이나
얻을 수 없으며 부질없이 마음만 태우고 몸도 마음도 지치고 피곤하여
안절 부절 못하느니라.

그래서 항상 근심과 괴로움이 끊이지 않고 마치 얼음을 안고
불을 품고 있는 것 같으니라.
그리고 그런 괴로움과 근심 때문에 몸을 상하고 목숨을 잃기도 하나니,
평소에 진리를 닦거나 공덕을 쌓지도 못한 채 목숨을 다하고
허무하게 홀로 돌아가게 되느니라.
그래서 악업에 이끌려 악도(惡道)에 태어날 수 밖에 없지만
그 선악의 길마저도 알지 못하고 가느니라.

3. 진심(瞋心)의 고통

그러니, 세상 사람들이여,
그대들은 부모나 자식간에 형제간에 부부와 가족.
일가 친척간에 서로 공경하고 사랑하며 결코 미워하고 질투하지 말라,
있고 없는 것을 서로 따져 탐내거나 인색하게 굴지 말며,
항상 상냥한 말과 부드럽고 화평한 얼굴로 상대하여
아예 다투지 말아야 하느니라.

혹시 다투어 분한 마음을 품게 되면 비록 그리 큰 원한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 쌓이고 미워하는 마음으로 인해 다음 세상에서는 큰 원수가 되고 마느니라.
어찌하여 그런가 하면
이 세상의 일이란 서로를 미워하고 괴롭혀도 그게 바로 드러나
크게 벌어지지는 않지마는,
서로 마음 속으로 독을 품고 노여움을 쌓고 분함을 맺어서 풀지 않으면
자연히 마음속 깊이 새겨지는 법이다.

그 마음이 자라서 사라지지 않는 것이니,
그래서 필경에는 다같이 한 세상에 태어나서 서로 앙갚음을 하느니라.
인간은 이 세상 애욕의 바다에서 홀로 태어나 홀로 죽어가는 것이다,
즐겁고 괴로운 어떤 곳에서도 자기가 지은 선악의 행위에 대한 과보는
스스로 받고 스스로 감당하는 것이니 그 누구도 대신할 수는 없느니라.

그래서 착한 일을 행한 사람은 몸을 바꿀 때 행복한 처소에 태어나고,
악한 일을 한 사람은 재앙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각각 달리 태어나  이미 자신의 업에 따라 정해진 곳으로
어김없이 나아가야 하느니라.

그래서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 태어나게 되면
이승에서 아무리 절친했던 사이 라도 서로 만나볼 수 없다.
이처럼 금생에 지은 선악의 행위와 내세에서 받는 즐거움과 괴로움의 과보는,
변함없는 자연의 도리이다.
각각 자신의 행한 소행에 따라 태어날 뿐이다.
그리하여 가는 길은 멀고 어두워 서로 오랜 이별을 하지 않을 수 없고,
또 가는 길이 서로 다르기 기에 다시 만날 기약이 없으니,
서글프고 아득하여 다시금 만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느니라.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어찌하여 덧없고 너절한 세상 일을 뒤로 미루지 않는가?
젊고 건강할 때에 힘을 다하여 선을 닦고 더욱 정진하여
생사의 고해를 벗어나려 하지 않는가?
어찌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진리의 대도를 구하려 하지 않는가?
도대체 이 세상에서 무엇을 기대하고
그 어떠한 즐거움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4. 우치(愚痴)의 고통

이처럼 세상 사람들은 선을 행해 편안함과 즐거움을 얻고
진리를 닦아 깨달음을 이루는 도리를 믿지 않고
사람이 죽으면 다시 태어난다는 것,
은혜를 베풀면 반드시 복을 받는다는 선악으로 인한
인과의 엄연한 사실을 믿지않는다.
그리고는 세상 일이란 그렇지가 않다고 그릇 생각을 하고
끝내 바른길을 믿으려 하지 않느니라.

그리고 이러한 그릇된 생각에 의지하여
더욱 이것을 옳다고 고집하고 우기는데,
늙은이나 젊은이나 믿는 이는 너무나 적고
그러기에 생사는 돌고 돌아 한시도 그칠 사이가 없느니라.

또한 이러한 사람은 마음이 어리석고 어두워 반항적이기 때문에
성인의 말씀을 믿지 않고 멀리 앞을 내다보는 슬기도 없다.
다만 각자의 쾌락에만 탐닉하여 마지않느니라.
그래서 애욕에 끄달려 도덕을 깨닫지 못하고,
항상 미움과 분노에 잠겨, 마치 이리와도 같이 오로지 처자 권속과
재물만을 아끼고 탐낼 뿐이니라.
그러기에 생사를 여의는 대도(大道)를 얻지 못하고 마침내 지옥이나
아귀, 축생의 三악도에 떨어져서 생사윤회(生死輪廻)가 끝이 없이 이어지니,
참으로 가련하고 불쌍하기 그지없느니라.

세상살이란, 어떤 때는 한 가족중의 자식 형제나 부부 간에도
누군가가 먼저 죽는 사람이 있으면 살아 남은 사람은 못내 슬퍼하고
잊지 못하고 애닲아 하느니라.
그래서 그 은혜와 사랑으로 마음이 얽매어 쓰라리고
그리운 심정은 가슴에 사무쳐, 날이 가고 달이 바뀌어도
맺힌 마음은 풀릴 길이 없느니라.

그러기에 참된 도리를 말해 일러주어도 그들의 마음은 열리지 않고,
먼저 가버린 사람과의 정리만을 생각하면서 마음은 혼미하고 답답하여
더욱 어리석은 미망(迷妄)에 사로잡히게 되느니라.
그래서 깊이 생각하여 헤아릴 아량이 없고,
마음을 돌이켜 오로지 불도에만 정진할 결단이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끝내 덧없고 너절한 세상 일을 단념하지 못하느니라.
그리하여 한세상 허둥지둥 헤매다가 죽음에 이르게 되나니,
이미 목숨이 다하면 진리의 길을 닦을 수도 없고 얻을 수도 없으니
참으로 어찌할 도리가 없느니라.

세상은 온통 혼탁하여 인심은 어리석고 어지러워
모두가 다 애욕만을 탐하고 있느니라.
인생의 길을 헤매는 사람은 수없이 많고 진리를 깨닫는 이는 지극히 드물다.
그러니 세상 일이란 부질없이 바쁘고 어지럽기 만해
서로 믿고 의지할 아무 것이 없느니라.
그리고 가난한 이나 부자, 지위가 높고 귀한 사람이나 천한 사람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다 마찬가지로 애쓰고 싸대며
그러다가 서로 이해가 맞지 않으면 원수같이 미워하는데,
그 사납고 표독한 마음은 마침내 불행한 재앙을
일으키게 되느니라.

이렇듯 천지의 바른 도리를 거스르고 인간의 참다운 본심을
따르지 않으니 그릇된 악업은 저절로 앞뒤를 다투어
거듭되고 그것이 쌓여 그 죄업의 결과만을 기다릴 뿐
다른 도리가 없느니라.
그래서 마치 그 수명이 다하기도 전에 죄업의 힘은 별안간
그의 목숨을 빼앗아 그를 악도(惡道)에 떨어뜨리고 마는 것이니,
몇 생을 거듭하며 모진 괴로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느니라.

그리고 그 사나운 가운데서 돌고 돌며 몇 천만 겁의
오랜 세월이 지나도 헤어 나올 기약은 없고
그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으니,
참으로 가련하고 불쌍한 일이 아닐 수 없도다."


 

  

 

-불교미술이야기-  

 

한글 관무량수경 / 독경 : 법준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