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목사와 신도들이 절에 가서 108배를?
전직 교회 목사와 신도들이 석가탄신일을 맞아 기독교인들의 무례를 사죄하는 의미에서 법당에서 108배를 올리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예수동아리교회’ 목사 류상태(52)씨는 석가탄신일 다음날인 3일 오후 3시쯤 서울 수유동 화계사의 국제선원 건물 3층 법당에서 주일 예배를 열 계획이다. 예수동아리교회는 지난해 9월 인터넷 카페(http://cafe.daum.net/jsclubch)를 개설해 설립된 단체로, 일정한 예배당 없이 일요일마다 서울 종로구의 카페나 고궁 등지를 돌아다니며 예배를 보고 있다.
류씨는 “그간 기독교인들이 절에 불을 지르거나 불상에 빨간색 십자가를 그리는 등 불교에 수많은 무례를 저질렀다”며 “연대 책임을 지고 부처님께 사죄하는 뜻에서 이런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참회 예배인 만큼, 찬송과 성경봉독, 설교, 축도 등 기독교식 예배 절차는 생략한다. 대신 류씨를 비롯한 참석자가 108배만 올리기로 했다.
류씨는 “비록 종교의 외형은 다르지만, 부처님은 인류의 큰 스승”이라며 “이번 예배가 종교간 화합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화계사 총무 스님에게 한 달 전부터 공문을 보내 예배를 드려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며 “아직 교회 설립 초기라서 ‘법당 예배’에 참석할 신자들은 10여명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류씨는 서울 대광고 교목실장이었던 지난 2004년, 학교 측의 강제 종교 교육에 반발한 강의석(23·현 서울대 법대 재학중)군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직위해제 됐다. 이후 목사 자격을 반납한 류씨는 <한국 교회는 예수를 배반했다(2005)>, <당신들의 예수(2007)> 등의 책을 내며 한국 개신교단의 행태를 비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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