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웬 노래냐?"고 처음엔 말도 많았다. 생경한 법당 안 풍경에 불자들은 낯설어 했고 스님들은 민망했다. 이젠 찬불가 법회하면 그 이의 법명이 떠오른다. '노래하는 스님', '성악가 스님'으로 잘 알려진 정율 스님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명성이 높다. 고려사 회주인 현오 스님은 "노래로 사람의 마음을 쥐었다 풀었다 하는 것을 보니 모든 걸 다 얻었구나, 성불이 따로 있나?"고 탄식했다고 한다. 스님이 찬불가를 부르자 많은 하객들은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기립박수를 하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스님이 미국에 온 것은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의 봉축연합합창단을 지도하기 위해서였다. 수년 전 캐나다 토론토에서의 잊지 못할 기억 때문이다. 찬불가의 환희심에 감동한 불자들이 찬불가를 배우고 싶다고 많이 요청했다"면서 "기회가 오면 외국에 있는 불자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노래로 전달하자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북가주에서 처음 조직된 봉축법회 연합합창단을 지도해 달라는 전등사 보광 스님의 요청에 망설임없이 응한 것도 그때문이다. 지난 5월 능인선원 뉴욕지원 개원식 행사를 통해 '노래포교'의 진수를 선보인 정율 스님은 6월엔 뉴욕 불광선원에서 3주 연속 찬불가 강의를 했고 뉴저지 원적사에서는 칠월칠석날 찬불가 법회를 열어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한국 사찰 원각사(주지 정우 스님)에서 찬불가 법회를 열고 특별 법문과 함께 네 곡의 '음성공양'을 올려 깊은 감동을 주었다. 석달간의 하안거(夏安居)가 해제되는 날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150여명의 신도들은 물론, 하안거를 위해 한국서 온 원명 스님, 정묵 스님 등 여덟 분의 스님과 부주지 지광 스님도 눈을 지긋이 감고 깊은 묵상에 잠겼다. 찬불가에 얽힌 사연과 특별한 노랫말 덕분이기도 하다. 낯선 타국에서 온갖 고초를 겪으며 이민 생활을 한 불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길을 갑니다'와 한 눈 없는 어머니의 지고지순한 자식 사랑을 그린 '구름처럼 달처럼'을 부르자 고사리손의 아이부터 팔순의 할머니까지 청중들은 너나없이 굵은 눈물을 떨구었다. 여고 졸업 후 출가한 스님은 스님이 되면 노래를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범패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노래를 할 기회가 생겼다. 그 이를 알아보고 노래를 포교하는 길을 열어주고 공부도 할 수 있게 배려했다. 덕분에 원광대 음악교육학과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석사 학위까지 받을 수 있었다. 지난 3년 간 불교TV에서 '우리들의 찬불가 교실'을 진행하며 '영겁을 하루같이', '노래로 하는 기도' 등 두 개의 음반을 냈고 팬카페 회원만 60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를 누린 스님이지만 갖은 역경 속에서도 한국의 자부심과 불도의 염원을 안고 있는 이민 불자들을 더욱 보듬고 싶은 까닭이다. 다만 많은 사찰에서 제한된 찬불가만 부르는 까닭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수행자이자 전문음악인으로 활동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정율 스님은 찬불가의 대중화를 위해서 자신을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려 한다. 부처님의 말씀을 선율로 배우고자 하는 분들이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기꺼운 마음으로 음성 포교를 할 생각"이라는 정율 스님의 미소에서 솔처럼 맑은 다향이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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