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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C'로 노벨상 받은 박사도 결국 암으로 사망

淸潭 2007. 10. 13. 13:55

'비타민C'로 노벨상 받은 박사도 결국 암으로 사망

 

비타민C가 감기나 암 예방에 좋다는 얘기가 주목을 받은 데에는 노벨 화학상을 받은 미국의 과학자 라이너스 폴링(Linus C. Pauling) 박사의 역할이 크다. 그는 하루에 비타민C를 1000㎎ 이상 먹은 사람의 45%가 감기에 덜 걸린다는 책을 1970년에 내놓았다. 그후 다량의 비타민C가 암과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책을 냈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도 하루에 1만2000㎎을 먹는데 감기 증상이 나타나면 4만㎎까지도 먹는다고 밝혔다.

그의 책은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 이 이론을 확인하는 임상실험이 16개가 넘는 의료기관에서 진행됐다. 그 결과 비타민C를 다량 복용하면 감기에 덜 걸린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일부 실험에서 감기 증상이 조금 가볍게 지나가는 경향이 있는 것처럼 나타났으나 이 효과도 실제로는 비타민C에 의한 것이라고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비타민C와 가짜 약을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임상실험을 했는데, 실험 결과에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심리 효과였던 셈이다.

폴링 박사는 또 1976년에 하루 1만㎎의 비타민C를 복용한 말기암 환자 100명의 수명이 복용하지 않은 비교 그룹에 비해 3~4배 연장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 국립암센터(NCI)가 “이 연구는 환자를 선정하는 방법 자체가 틀렸으므로 의미가 없다”고 확인했다. 폴링 박사는 수십 년 동안 비타민C를 다량 복용했음에도 그와 그의 부인 아바는 1994년과 1981년에 각각 암으로 사망했다.


[이재담·울산의대 인문사회의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