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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워 보이는 간격

淸潭 2007. 6. 19. 18:16


아름다워 보이는 간격 
사물이나 사람을 바라보는 데 있어 
가장 아름다워 보이는 간격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누군가 말하기를 
"어떤 대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데는 
반드시 일정한 거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마 이 말은 사진 작가들에게 
가장 실감나는 말일 것입니다. 
같은 피사체를 두고도 어떤 간격과 
어떤 각도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물이나 풍경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표현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학적인 용어로는 "미적(美的) 거리"라고 말합니다.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간격"이라는 뜻이지요. 
어쩌면 참 옳은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훌륭해 보이는 사람도,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사람도,
 가까이 있게 되면 
그의 허물이나 약점을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작고도 나쁜 습관들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 누구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느니 
그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느니... 쉽게 말합니다. 
모든 이들로부터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예절 바른 신사로 유명합니다. 
그의 흠잡을 데 없는 생활의 모습들은 
모든 이들에게 귀감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유독 그를 존경하지 않았던 단 한 사람이 
그의 시종장이었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던져주는 일화입니다. 
완벽해 보이는 삶 뒤켠에 자리잡은 어쩔 수 없는 
작은 단점들은 단지 인간의 연약함 때문입니다. 
서로 뜨겁게 사랑하던 한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을 하게 됩니다. 
적당한 간격을 두고 만남을 가질 때는 
서로의 아름다운 면만 보입니다. 
그러나 부부가 되어 좁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다 보면 
그야말로 아름다워 보일 수 있는 간격이 사라지고 맙니다. 
그 당연한 "간격 없음"이 처음에는
많은 갈등을 일으키게 되어 
환상이 깨졌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화해와 용납을 키워갈 때, 
그 간격은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메꾸어 집니다. 
아름다움으로 느끼게 하는 간격이란 
한낱 그 대상과 객관적인 관계 밖에는 유지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아름답게 보여지는 간격이라 할지라도 
그 간격을 없애고 서로 밀착될 때 
허물도 보이고 약점도 보이는 진통을 겪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이해가 무르익어질 때면 사랑이라는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그 간격은 채워지는 것입니다. 
간격이란 거리이고 
거리란 영원히 가까워 질 수 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로가 하나될 수 없는 한 
아무리 아름다워 보인다한들 
그 간격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 간격을 뛰어넘어 인내와 용납 끝에 오는 아름다움은 
그 전에 느끼던 아름다움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입니다 
-* 좋은글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