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책 속의 향기

괴물 같은 내 짝궁, 바꿔주세요!

淸潭 2007. 3. 31. 09:35
괴물 같은 내 짝궁, 바꿔주세요!

아침에 일어난 은지는 괜히 머리도 아프고 열도 나는 것 같다. 사실 이는 꾀병을 부려서라도 학교에 가기 싫은 은지의 속마음이다.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짝궁 민준이 때문이다.

“내 짝궁 민준이는 책상에 금을 그어 놓고 ’넘어오지 마’ 하고 나를 째려봐. 지우개 가루가 조금만 떨어져도 의자를 꽝 차.”

일본의 그림책 작가 다케다 미호의 ’짝꿍 바꿔주세요’(웅진주니어)는 어느 교실에서나 벌어질 법한 짝궁 간의 갈등과 아이들의 심리를 재미있게 묘사한 작품이다.

수학시간에 손가락으로 덧셈 계산을 하는 걸 보고 선생님에게 이르고 체육시간에는 줄넘기가 서툴다며 “줄넘기도- 못한대요-, 못한대요!”라고 놀리기 일쑤인 민준이가 은지 눈에는 괴물처럼 보인다.

거기다 어제 종례 시간에는 민준이와 싸우기까지 했다. 은지가 아끼는 분홍 연필을 민준이가 부러뜨려서 민준이 얼굴에 지우개를 던진 것. “오늘 학교에 가면 날 때릴 거야. 학교 가기 싫다.”

하지만 민준이도 전날 일이 미안했던 모양이다. 교문 앞에서 기다리다 은지가 나타나자 테이프로 곱게 붙인 연필을 내밀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다. “집에 갈 때 덧셈 가르쳐 줄까?” “흥! 또 못 살게 굴거잖아.”

속마음은 친해지고 싶지만 마음 표현에 서툴러서 짝꿍에게 장난을 거는 아이들의 심리를 잘 짚어낸 책이다. 은지를 괴롭히는 민준이를 괴물처럼 표현하다 마지막 사과하는 부분에서는 평범한 남자아이로 그려낸 삽화도 웃음을 준다. 고단샤출판문화상 그림책상 수상작.

고향옥 옮김. 28쪽. 8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