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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총동창회 "2018년 홍범도 흉상 교내 설치 `강행`된 것…

淸潭 2023. 8. 29. 16:11

육사총동창회 "2018년 홍범도 흉상 교내 설치 `강행`된 것…독립운동-공산당활동 별개"

한기호입력 2023. 8. 29. 13:42

총동창회 입장문 "육사가 정쟁 대상 돼 개탄…홍범도 소련군 편입 전력 등에 흉상 부적절 의견 많았다"
"육사 정체성, 6·25 구국선열 최우선…북한·중공·소련군 종사 인물에 생도 거수경례 안돼" 국방부에 힘실어

지난 2018년 3월 1일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에서 사관생도와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탄피 300kg을 녹여 제작됐으며 육사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 설치됐다.<연합뉴스 사진>

육군사관학교총동창회는 '독립전쟁영웅 5인'이란 이름으로 홍범도 장군을 포함해 흉상이 육사에 설치된 것부터가 "충분한 공감대 없이 강행"된 일이라고 29일 밝혔다. 5인 흉상 설치, 제막식은 전임 문재인 정부 출범 약 10달 뒤인 2018년 3·1절 이뤄졌다.

육사 총동창회는 29일 입장문을 내 "최근 육사 영내에 설치된 역사적 인물의 흉상 및 기타 조형물의 재배치를 검토하는 문제로 인해 육사가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음에 대해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육사가 정쟁 중심에 선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육사 동창회는 지금의 혼란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며 자중을 촉구하면서도 "홍범도 장군 흉상 설치가 충분한 공감대 없이 강행됐다"며 "지금까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역사적 평가가 상반되는 인물에 대한 조형물 배치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비판 배경으로 "2018년 육사 영내에 조형물 설치 시 홍범도 장군이 소련으로 넘어간 독립군 무장해제 과정에서 많은 독립군이 희생된 자유시 참변 재판위원으로 활동했고, 이후 소련군 편입 등의 행적이 밝혀져 흉상 배치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동창회는 "77년 역사와 전통 속에 육사는 수많은 애국지사와 국가유공자를 배출하였는바, 6·25 전쟁 등 국가 누란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한 선열들에 대한 선양과 보훈 활동이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했다. 전날(28일) 국방부가 입장문으로 "육사의 정체성'을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한 것이다.

당시 국방부는 육사가 북한 공산주의 위협에 맞서, 6·25 전쟁 중에도 재차 개교한 전통을 들어 "육사의 전통과 정체성, 사관생도 교육을 고려할 때 홍 장군의 흉상이 육사에, 더욱이 사관생도 교육의 상징적 건물인 충무관 중앙현관에 있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논란이 있어 왔다"고 밝혔다.

홍 장군의 행적에 관해선 "홍 장군이 1922년 코민테른(국제공산당)의 일원으로 활동했고 1927년에는 소련공산당에 입당했던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라며 "홍 장군의 독립운동은 업적대로 평가하되 소련공산당 활동에 동조한 사실은 달리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었다.

아울러 "더욱이 북한의 김일성이 '소련공산당'의 사주를 받고 불범 남침해 6·25전쟁을 자행한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2년 박정희 정부가 홍 장군의 항일무장투쟁과 독립운동 업적으로 건국훈장을 수여한 데 대해선 "폄훼하거나 부정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방부는 흉상 이전 계획이 지난해 학교종합발전계획을 마련해 교내 기념물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출발했다면서 "계획에 따라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장교양성이라는 학교의 정체성에 맞게 최적화된 교육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육사의 정체성에 부합하도록" 생도교육 방안을 세우겠다고 했다.

육사 동창회 역시 이날 "6·25전쟁을 일으키고 사주한 북한군, 중공군, 소련군 등에 종사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한 사실이 분명히 확인된 인물이 포함돼선 안된다"며 "이러한 인물의 흉상에 육사 생도들이 거수경례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육사는 교내 시설물 및 조형물 재배치 과정에서 정쟁의 대상 여부를 떠나 오로지 호국간성 양성이라는 육사의 정체성과 사관생도 교육 훈련의 목적에 부합되게 결정하길 바란다"며 "육사의 문제는 육사가 지혜롭게 조치하도록 성원하고 지켜볼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육사는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 설치돼 있는 5인 독립운동가(김좌진·지청천·이범석·홍범도 장군과 우당 이회영) 흉상의 독립기념관 이전을 추진 중이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홍 장군의 흉상만 옮길지, 5인 전부인지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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