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최초 '총무원장 선거 보이콧' 사태..후보 3인 '공동 사퇴'(종합)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입력 2018.09.26. 11:28 수정 2018.09.26. 11:59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선거가 오는 28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선거에 출마한 원행 스님을 제외한 혜총·정우·일면스님이 후보직 공동 사퇴를 선언했다. 이번 공동 사태는 조계종단 최초의 선거 보이콧 사태다.
기호 1번 혜총스님과 기호 3번 정우스님, 기호 4번 일면스님은 26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선거 운동이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후보직을 공동 사퇴한다"고 밝혔다.
혜총스님은 "특정 후보에 몰표를 주는 선거는 불교가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는 수모를 겪게 될 것"이라며 "종단은 아직도 박정희·전두환 정권에서나 일어날 체육관 선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호 1번 혜총스님은 현재 부산 감로사 주지로 총무원 포교원장, 해인승가대학 총동문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혜총 스님은 제34대, 35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다.
그는 "원행 스님은 훌륭한 분이지만 설정스님을 총무원장으로 모신 분"이라며 "종단과 나라를 위한다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스님은 "악법도 법이지만 현재 선거 풍토에선 출마가 의미가 없다"며 "제도권인 종앙종회가 모 후보를 지지하기로 암묵적 지령을 내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기호 3번 정우스님은 현재 구룡사 회주로 총무원 총무부장, 통도사 주지, 제9~12대 중앙종회의원, 군종특별교구장 등을 역임했다.
4번을 배정받은 일면 스님은 목 건강이 좋지 않아서 따로 발언하지 않았다. 그는 현재 원로회의 의원, 학교법인 광동학원 이사장,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또 호계원장과 교육원장, 동국대학교 이사장, 군종특별교구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종단의 지지를 받는 후보로 지목된 기호 2번 원행스님은 현 중앙종회 의장과 지구촌공생회, 나눔의 집 상임이사를 맡고 있으며 중앙승가대학교 총장, 제11~13대와 16대 중앙종회의원, 중앙승가대학교 총동문회 회장, 금산사 주지, 본사주지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다.
다음은 공동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제36대 총무원장후보를 사퇴하면서
존경하는 종정예하, 원로대종사, 그리고 제방의 수행납자와 사부 대중 여러분,
지금 온 국민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전쟁 없는 나라, 평화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그러나, 종단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일부 스님들의 도덕성 문제로 인해 청정한 수행공동체의 정체성이 무너지고 국민과 종도로부터 신뢰를 잃는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저희들은 비승가적인 선거문화의 고리를 끊고 국민과 종도로부터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며 미래불교의 희망을 열기 위한 원력으로 이번 선거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둬운 종단 기득권세력들의 불합리한 상황들을 목도하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권만 있으면 불교는 안중에도 없는 기존 정치세력 앞에 종단변화를 염원하는 저희들의 노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통감하였습니다.
만약 이번 제 36대 총무원장 선거가 현재대로 진행된다면 종단파행은 물론이거나와 종단은 특정세력의 사유물이 되어 불일은 빛을 잃고 법륜은 멈추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희들은 이처럼 불합리한 선거제도를 바로잡고자 이번 제36대 총무원장 후보를 사퇴하기로 결의하였습니다.
저희 후보들이 사퇴하는 깊은 뜻을 널리 양해하여 주시기 바라며, 특히 지금까지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사부대중에게 깊은 감사와 참회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선거문화가 개선되고, 일부 기득권 세력들의 적폐가 청산되어서, 여법한 종단으로 거듭나기를 사부대중과 함께 간절히 염원합니다.
불기 2562(2018)년 9월26일
제36대 총무원장 후보
기호 1번 혜총·기호3번 정우·기호4번 일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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