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否定' 역사왜곡 책, 美 학자들에게 뿌린 일본
[日 이노구치 참의원 배포] 위안부를 성노예로 불렀다며 美를 '일본의 敵'으로 규정
조선일보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입력 2015.11.24. 03:08 수정 2015.11.24. 08:48
'일본군 강제 동원 위안부'를 전면 부정하는 내용의 서적이 미국 등의 일부 교수와 전문가 그룹에 광범위하게 배포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워싱턴 DC의 한 외교 소식통은 22일 "워싱턴 DC를 포함한 미국 전역과 일부 유럽 국가, 호주 등에 있는 아시아 전공 교수나 학자들에게 위안부 문제가 조작됐다는 내용이 담긴 서적 2권이 배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테사 모리스-스즈키 호주국립대 교수는 지난달 말 외교 전문지인 '디플로맷'에 '일본의 역사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실태를 폭로했다. 그는 "일본 자민당의 유력 인사가 세계 각국의 학자, 언론인, 정치인에게 원치 않은 책을 최근 보내왔다"며 "한국인 위안부가 돈 때문에 거짓 증거를 제시했다는 내용의 '역사전쟁(History Wars·사진)'과 일본 제국주의는 선했다는 주장이 담긴 '극복하기! 왜 한국은 일본 때리기를 중단해야 하느냐'는 책이었다"고 말했다. '역사전쟁'은 대표적인 일본의 우익 언론인 산케이신문사에서 발간했고, '극복하기'는 한국 출생으로 일본에 귀화해 한국 때리기에 앞장선 오선화 다쿠쇼쿠(拓殖)대 교수가 쓴 책이다. 산케이신문은 우익을 대변한 이 책에서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다는 증거가 없는데도 1993년 고노 담화가 나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 책은 특히 '성 노예(sex slaves)'라는 용어를 공식으로 사용하는 미국을 '일본의 적(enemy of Japan)'으로까지 규정했다. 오선화는 "서구의 제국주의는 야만적이고 착취적이었지만, 일본은 한반도를 무력으로 점령하지도 않았고, 언론의 자유까지 보장하는 등 선한 제국주의였다"고 주장했다.
모리스-스즈키 교수는 "이 책들을 일본의 우익 조직이 배포하는 거라면 모르지만, 집권당의 실력자 정치인이 나선 것은 다른 차원"이라며 "그는 무명의 개인에 의해 일본 관련 역사가 왜곡됐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을 바꾸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책을 배포하면서 서한을 첨부한 인물은 대표적인 우익 인사인 이노구치 구니코 일본 참의원으로 알려졌다.
올 초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역사학자들이 일본의 역사 왜곡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데 공헌한 알렉시스 더든 미 코네티컷대 교수는 "일본 측에서 이 책을 나에게는 8권이나 보내왔다"며 "미국, 호주, 일본,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지의 동료 학자들에게 계속 보내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더든 교수는 "공공외교라는 이름하에 이런 식으로 서적을 배포하는 것은 전 세계가 우려하는 증오 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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