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꼼수 이긴 대반전, 스포츠 가치 빛낸 한국
출처 OSEN 입력 2015.11.20 06:01
[OSEN=고유라 기자] 19일 도쿄돔의 밤은 한국 야구팬들에게 어떤 반전 영화보다 통쾌했다.
한국은 지난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SBC 프리미어 12'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9회 이대호의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앞세워 4-3 뒤집기 승리에 성공했다. 지난 8일 개막전에서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의 호투에 0-5 로 졌던 한국은 이날 다시 만난 오타니가 내려간 뒤 일본 불펜을 공략해 귀신같은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처음부터 일본에 의해, 일본을 위해 만들어진 대회였던 프리미어 12에서 이제 일본의 역할은 결승전 구장 대여국이 됐다. 20일 미국과 멕시코전의 패자와 3-4위전을 놓고 다투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다. 일본이 이번 대회 초대 우승을 위해 했던 많은 꼼수는 한국에 오히려 득으로 돌아왔다.
일본은 8일 개막전에서 오타니를 등판시킨 뒤 아껴뒀다가 가장 껄끄러운 상대인 한국과 다시 만나는 준결승전에 꺼내놓았다. 160km를 던지는 '괴물' 오타니는 또 한국의 발목을 잡는 듯 했다. 그러나 두 번 똑같은 방법으로 지지 않은 한국이었다. 개막전에서는 오타니가 내려간 뒤에도 무기력했다면 준결승전에서는 그 이후를 준비할 줄 알았다.
한국의 '독기'를 한껏 끌어올린 것도 일본이었다. 한국에서 출발해 삿포로돔, 대만, 그리고 다시 도쿄돔으로 이어지는 일정 속에 지쳐간 한국 대표팀이었지만 그 만큼 복수심은 끓어올랐다. 일본은 멋대로 준결승전 일정을 바꿨고 18일 도쿄돔 공식훈련 일정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배정해놓았다. 자신들의 경기 외 다른 경기 진행은 '불통(不通)'의 연속이었다.
선수들의 분노를 일으킨 사건은 언론에서도 일어났다. 대만에서 일본으로 향한 비행기 좌석 중 비지니스 클래스는 양국에 똑같이 12장씩 배분됐다. 일본 선수들은 자비로 모두 비지니스 클래스 업그레이드를 받았지만 일본 언론은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이코노미를 탔다. '헝그리 정신'이 생겼을 수 있다"며 한국 선수들을 자극했다.
경기 전 온갖 꼼수로도 모자라 경기 좌선심에 일본 심판을 배정하고 결승전 선발을 미리 공개하는 등 자만의 끝을 보여준 일본에 통쾌한 승리로 되갚아준 한국이었다. 결국 어떤 꼼수도 땀의 힘을 이길 수 없다는 진짜 '스포츠맨십'의 승리가 19일 도쿄돔에서 일어났다. 한국 선수단은 일본의 꼼수대로 하루 먼저 준결승전을 치른 덕에 하루 쉬고 21일 결승전에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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