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banya & 청담

[스크랩] 가야산의 유래

淸潭 2011. 5. 2. 15:05
 

가야산의 유래

 

우리나라의 두 가야산(伽倻山) 가운데 하나는 충남 서산군 운산면 용현리에 있다. 본래는 오늘날 인도의 가야시 이웃에 자리한 산 이름이다. 범어로는 가야실사인데, 이를 한자로 갈도시리사산(尸利沙山)으로 적었다. 산마루가 코끼리처럼 생겼다는 뜻에서 상두산(象頭山)으로 불렀다고도 한다. 그리고 부처님의 일생을 다룬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에는 가야를 상왕(象王)으로 적은 기록이 보인다.

어떻든 가야산은 궁극적으로 부처님을 상징한 불교의 성지가 틀림없다. 서산 가야산도 마찬가지여서 국보 제84호인 마애삼존불(磨崖三尊佛)이 일찍 자리를 잡았다. 이들 마애삼존불은 발가벗은 바위에 새긴 7세기 무렵의 불상이다. 백제의 불교문화가 한껏 난숙(爛熟)했던 시절의 미술이지만, 화려하다기보다는 이웃 풍토처럼 구수하다. 이는 바위를 모나지 않게 다룬 백제조각의 묘미이거니와, 원만한 백제의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아름답고도 고요한 마애불의 적조미(寂照美)가 오랫동안 깃든 이 땅은 중국에서 해로를 건너 태안반도로 들어와 부여로 가는 길목이다. 그러니까 가야산 계곡을 거쳐야 사비시대 백제의 옛 도성 부여에 닿는다. 〈택리지(擇里志)〉에서 말한 내포(內浦)땅은 바로 가야산 둘레의 10개 현을 아우른 지역이다. 며칠 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발굴조사에 들어간 상왕산(象王山) 보원사지(보원사지.사적 316호)도 가야산을 지척에 두었다.

이 일대 내포 지역은 불적이 곳곳에 널린 처처불소(處處佛所)의 땅이다. 그런데 마애삼존불이 주석한 청정법신같은 가야산을 뚫고 허물어 도로와 송전철탑을 세운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 때문에 가야산불교대책위가 조직되어 불교문화유산 훼손 반대운동에 나선 모양이다.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문헌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판에 자칫 백제불교사의 실체를 건드릴 위험성이 크다. 더구나 마애삼존불은 신라의 화엄사상과는 약간 궤를 달리한 법화사상의 수기(授記)로 해석하는 터이고 보면, 불교문화사를 증거할 뚜렷한 연표(年表)일 수도 있다. 황규호 논설위원


[불교신문 2321호/ 4월25일자]

출처 : 수덕사를 사랑하는 모임(수사모)
글쓴이 : bany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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