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유명건축물

"시장 이름은 거론하면서…" 푸대접받는 건축가

淸潭 2010. 11. 16. 17:54

"시장 이름은 거론하면서…" 푸대접받는 건축가

 

 


 

 

최근 서울 남산공원에 세워진 안중근 의사 기념관.

준공 기념식 때 건축가 김선현 씨도 초대를 받았지만, 축사에서조차 언급되지 않는 등 건축가가 설 자린 없었습니다.

[김선현/건축가(안중근 의사 기념관 설계) : 그 때 느꼈던 감정은 3년 6개월에 걸쳐서 저희가 했었던 창작의 과정에 대해 인정받지 못했다라는 분노와 수치심이 가장 컸습니다.]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설계한 건축가 류춘수 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류춘수/건축가(상암월드컵 경기장 설계) : 기념 축사를 얘기할 때 서울시장 이름까지 구체적으로 거명하면서 축구협회 회장, 심지어 건설회사 사장 이름까지도 거명하면서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설계자 이름은 얘기 안하더라고.]

심지어 건축가 모르게 준공식이 열리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김용미/건축가(한성백제박물관 설계) : 준공기념 수건을 받았기 때문에 나는 나도 안부르고 준공식을 했나보다 했지. 그런 일이 비일비재해서 기분이 나쁘죠. 왜냐하면 그거 만드는 사람은 정말 심혈을 기울이잖아요.]

서울 인사동 전통문화거리도 건축가가 소외되긴 마찬가지.

서울 인사동 거리는 매년 수만명의 외국인이 찾을 정도로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가 됐지만 거리 입구에 세워진 준공 기념 표석엔 이 거리를 설계한 건축가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참다못한 건축가 이동우 씨는 이같은 현실에 낙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시에 건축가의 이름을 명시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동우/건축가(인사동 전통문화거리 설계) : 실질적으로 디자인했던 분들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 서울시에 그런 부분들 이건 예의범절에 대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런 부분들에 대한 얘기를 좀 드렸고.]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말은 많이하지만 실제 건축 현장에서 이같은 일이 반복되자 보다못한 건축가들은 홈페이지에 비난을 쏟아 냈습니다.

언제부턴가 건축물만 있고 건축가의 자린 없다는 주장입니다.

선진국만큼 대접받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건축가들은 건축가와 건축 문화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라도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