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독경모음

신부님이 번역한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淸潭 2007. 11. 26. 17:48

 

정호경 신부님께서 번역하신 반야심경이랍니다.

읽고 또 읽어도 좋습니다.

출력해서 벽에 붙여 놓고 읽고 또 읽어 보십시다. 

 

 

가자 가자 함께 가자 깨달음의 저 언덕으로

1.
여기, 깨달음을 살고자 하는
한 생명이 있습니다

그는
깊은 깨달음의 저 언덕을 향해
줄기차게 가다가
어느날, 홀연히
'한 소식'을 듣습니다.

그는 분명히 보았고
그리하여
훨훨 날게 되었습니다.

온갖 보이는 것이든
보는 마음이든
결코 저 혼자 있는 게 아니라

끝없는 인연으로 더불어 계심을
꿰뚫어 보고
그들과 하나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
그는 말합니다.
지혜를 찾아 헤매는 그대여 !

온갖 '보이는 것'들을
우상 숭배하지 마십시오

그것들은 본래 '따로 있지도 않은'
허깨비이기 때문입니다.
'따로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교리에도 얽매이지 마십시오.
그것 역시
보이는 것의 참모습을
만나는 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입니다.

'보는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방 그대가 느끼는 것을
절대적이라 여기지 마십시오
시방 그대가 생각하는 것을
절대적이라 여기지 마십시오
시방 그대가 행동하는 것을
절대적이라 여기지 마십시오
시방 그대의 마음과 정신을
절대적이라 여기지 마십시오

보는 마음 역시
'따로 있지도 않은' 허깨비일 뿐이며,
'따로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교리 숭배 또한
크게 잘못 보는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온갖 보이는 것과 보는 마음
하늘과 땅과 사람
어제와 오늘과 내일

언제나 어디서나 무엇이나
이 모두 끊임없는 인연으로
더불어 있기 때문입니다.

3.
그는 말합니다
지혜를 찾아 헤메는 그대여 !

천지 만물의 모습은
본래 빈 것입니다.

그러기에 천지만물은
빈 마음 빈 몸들이 만나
서로의 빈자리로 들어가
인연으로 하나되어 왔고
하나되고 있으며
하나되어 갑니다.

그러므로 천지만물은
이렇게 그침없이
생명을 이어오고 이어가니
태어남도 죽음도 없습니다.

바닷물과 하나로 사는 파도가
어찌 태어남과 죽음이 있으며
그것을 두려워하겠습니까 !

4.
깨끗함과 더러움
거룩함과 속됨
귀함과 천함
부와 가난
위와 아래
좌익과 우익
크다와 작다

이 모든 것들은
마음속에서 만들어낸
우상일 뿐입니다

천지만물은
끝없는 인연으로 맺어져
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음으로 이것이 있습니다.
이것도 소중하고
저것도 소중합니다.
저혼자 으쓱댈 이유도 없고
저 혼자 기죽을 이유도 없습니다.

초승달이 보름달이 되고
보름달이 초승달이 되어도
달은 늘거나 줄지도 않는
그냥 달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천지만물은
더럽지도 않으며
깨끗하지도 않습니다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습니다

똥창지가 꽉 찬 사람일수록
똥이 더럽다 하고
똥창지가 텅 빈사람일수록
똥을 좋아합니다
똥 안에도 우주가 있습니다.


5.
이런 까닭에
보이는 것이든 보는 마음이든
모두 빈 것일 뿐,
서로 주고 받지 않고는
저 혼자 있을 수 없습니다.

느낌과 생각과 행동과 정신
그리고 이들의 상대들
그들 각자는
서로 주고받으면서
더불어 있습니다

눈. 귀. 코. 혀. 몸. 신경
이들의 상대인
색깔. 소리. 냄새. 맛. 촉감. 신경의 상대
그리고 이들을 인식하는
마음과 정신작용

이들 모두는
저 혼자 따로따로 있을 수 없고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더불어 키우고 더불어 살리며
끊임없이 흘러갑니다.

이를 깨달은 생명은
삶의 덧없음도 알고
삶의 존엄도 앎니다

살아야 할 때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죽어야 할 때는
어떤 두려움도 이겨내며
웃으면서 죽어갑니다.

그리고
늘 감사합니다


6.
괴로움은
어리석음과 욕심에서 비롯되지만,
깨달은 생명에게는
어리석음도 사라지고 . . . .
늙음과 죽음도 사라지고
그 고달픈 굴레도 사라졌습니다.

영원한 어제를 등에 업고
영원한 내일을 잉태한
오늘을 사는데
어리석음이 어찌 있을 수 있으며. . . .
늙음과 죽음 또한 무슨 대수입니까 !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모든것이
우리의 부모, 우리의 자식이 아닙니까 !

어리석음이 욕심을 낳고
욕심이 괴로움을 낳습니다
이를 깡그리 없애 버리는 길은
그침없는 인연을 깨달아 사는
지혜이지만,
깨달은 생명에게는
그 위대한 지혜의 길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제 그런 지혜를
쓸 일도 없거니와
그 지혜 역시
깨달음에 이르는 방편일 뿐
도대체 그 허깨비에 얽매일 까닭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바랄 것도 챙길 것도 없고
마음이 밝은 거울처럼
깨끗하기 때문입니다

7.
그러므로
깨달음을 더불어 사는 생명(보살)은
'깨달음의 저 언덕'에
벌써 닿았기 때문에
그 무엇에도
얽매이거나 사로잡히지 않고
온전히 자유롭게 되었습니다

얽매임과 사로잡힘이 전혀 없으니
두려움인들 남아 있겠습니까 !
망상과 괴로움도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헤맬 일도
깨달을 일도 없이
완전한 자유
완전한 평화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늘
괴로워 하는 뭇 생명들과 함께
걸어갑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부처들도
영원한 인연의 나라
'깨달음의 저 언덕'에 닿았기에
가장 소중하고도 참된
깨달음을 살고 계시는 것입니다

8.
이런 까닭에
'깨달음의 저 언덕'에 이르는 길을
아는 것
인연과 비움의 신비를 깨달아
사는 것

이것이 바로
거룩한 '말씀'이요
빛나는 '말씀'이며
다시 없는 '말씀'입니다

모든 괴로움을
뿌리째 없애 버리는
참되고도 참된
'비나리' 입니다

그러니 내 어찌
'깨달음의 저 언덕'비나리를
노래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왔구나 ! 왔구나 !
'깨달음의 이 언덕'에
다 함께 왔구나 !
더불어 훨훨 날게 되었구나 !
새 부처님들 만세 !
얼씨구 좋다 ! 지화자 좋 -- 다 ! "

'아제(가테) ! 아제(가테)! 바라아제 (파라가테) !

바라승아제(파라삼가테)! 보리 사바하(보디 스바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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