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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

淸潭 2007. 4. 5. 18:07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 ♧ 
        그것은 끝없는 내 안의 담금질 
        꽃은 질 때가 더 아름답다는 
        순종의 미처럼 
        곧 떨어질 듯 아름다운 자태를 놓지 않는 노을은 
        구름에 몸을 살짝 숨겼을 때 더 아름다워 
        비내리는 날에도 한 번도 
        구름을 탓하는 법이 없다 
        우아하게 나이 든다는 것 
        그것은 끝없이 내 안의 샘물을 길어올려 
        우리들의 갈라진 손마디에 수분이 되어주는 일 
        빈 두레박은 소리나지 않게 내려 
        내 안의 꿈틀거리는 불씨를 
        조용히 피워내는 불쏘시개가 되는 일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욕망의 가지를 
        피를 토하는 아픔으로 잘라내는 일 
        혈관의 동파에도 안으로 조용히 수습하여 
        갈라진 우리들의 마른 강물에 
        봄비가 되어주는 일 
        그리하여 너 혹은 나의 처진 어깨를 펴 주고 
        가끔은 나를 버려 우리를 사랑하는 일이다 
        추하지 않게 주름을 보태어가는 일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낸 날들이 
        다만 슬펐을 뿐 
        - 좋은 글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