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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길로 오는 당신이 더 그립다

淸潭 2007. 3. 22. 19:58


 

 

        꿈길로 오는 당신이 더 그립다
                  * 이효녕  
        내가 잠들면 당신은 꿈으로 다가옵니다 
        먼 하늘이 내 지붕이듯 눈을 감으면 
        어둠의 미로를 떠돌다가 꿈길 잃을 것 같아    
        하얀 이불자락마다 사랑의 표시로  
        당신의 꿈길에 이정표 세워 놓습니다 
        꿈이라도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혼자의 기나 긴 밤이 외로워서가 아니고 
        기다리다 지친 마음의 앙금이 무거워 
        추억의 망사로 수 없이 걸러내어 
        가슴 위에 펼쳐 바싹 말려서 
        꿈길로 오는 발길 가볍게 하려는 
        내 마음 당신은 아직 모릅니다 
        내가 얼마나 그리워 하는지 
        꿈으로만 오는 당신은 모릅니다 
        어둠 넘실거리는 방에다 촛불 하나 켜놓고  
        숨 막히는 그리움 어쩌지 못하여 
        베개 위 이름을 숱하게 썼다 지우며    
        어두운 밤 고통의 몸부림에서 벗어나려 
        꿈에라도 만나려고 긴 잠이 듭니다  
        온종일 넘치는 그리움 안고 잠들면 
        날개 달린 천사로 훨훨 날아들어 
        잠결에 매달린 안개로 희미하다가 
        추억이 밝은 달이 되어 뜨는 밤이면 
        웃으며 다가오는 얼굴 더 선명하여  
        꿈이 깨어나도 기쁨이 철철 넘칩니다  
        내가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는지 
        멀어만 보이는 당신은 모릅니다 
        사이 좁히면 들리는 고운 숨결로 
        기다림 조각을 서로 짜 맞추지만   
        온종일 자란 그리움 마디에 맺힌 꿈      
        바람이 흔들면 놀라 눈을 뜹니다 
        밤마다 오던 꿈처럼 
        당신이 어느 날 내 곁으로 돌아와서 
        아늑한 보금자리 펼쳐 안기면 
        웃음으로 만난 사랑이 행복하기까지 
        내 얼마나 기다리며 꿈속에서 그리워했는지 
        어느 훗날 당신은 알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