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준의 〈농사 노래〉는 12장 잡체(雜體)로 되어 있는데, 《금양잡록(衿陽雜錄)》에 실린 강희맹(姜希孟)의 〈농사 노래〉는 14장으로 되어 있다. 신경준은 강희맹이 지은 시의 제목을 그대로 차용하였으나 차운한 것은 아니다.
[주-D002] 시월 …… 내렸네 :
삼번설(三番雪)은 납일(臘日) 전에 세 번 눈이 내리는 것으로, 삼백(三白)이라고 한다. 이때 세 차례 눈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주-D003] 벽려(薜荔) :
노박덩굴과에 속한 상록 활엽 덩굴나무인데, 옛날에 은자(隱者)들이 흔히 이것으로 옷을 지어 입었다. 전하여 은자나 고사(高士)의 처소를 가리키기도 한다. 《초사(楚辭)》 〈구가(九歌) 산귀(山鬼)〉에 “벽려로 옷을 해 입고 여라의 띠를 둘렀도다.[被薜荔兮帶女蘿.]” 하였다.
[주-D004] 내 기장이 …… 번성하리 :
《시경》 〈초자(楚茨)〉에 나온다.
[주-D005] 백목(白木) :
다듬기만 하고 칠하지 않은 나무를 가리킨다.
[주-D006] 옹주(雍州)의 상상전(上上田) :
옹주는 중국의 옛 행정 구역으로 구주(九州) 중의 한 곳이다. 《서경》 〈우공(禹貢)〉에 “옹주의 토질은 황색 땅이어서 그 밭은 다른 주가 미칠 바가 아니다.[雍州之土, 黃壤, 故其田, 非他州所及.]” 하였다. 상상전은 최상급의 토지를 말한다. 토지의 질에 따라 차등적으로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토지를 상ㆍ중ㆍ하로 나누고, 각각을 다시 상ㆍ중ㆍ하로 나누어 모두 9등급을 두었다.
[주-D007] 오후(五侯) :
부귀와 권세가 막강한 사람을 비유한 말로 쓰인다. 한 원제(漢元帝)의 후비인 왕 왕후(王王后)의 오라비 왕담(王譚)ㆍ왕상(王商)ㆍ왕립(王立)ㆍ왕근(王根)ㆍ왕봉(王逢)이 성제(成帝)가 즉위하자마자 동시에 후에 봉해져 권력을 독점하였다. 당시 사람들이 이들을 오후라 불렀다. 《漢書 卷98 元后傳》
[주-D008] 동짓달엔 바람이 차갑고 :
《시경》 〈빈풍(豳風) 칠월(七月)〉에 “일양(一陽)의 날에 바람이 차갑고, 이양(二陽)의 날에 날이 차니, 베옷도 없고 갈옷도 없으면, 어떻게 해를 마치리오.[一之日觱發, 二之日栗烈, 無衣無褐, 何以卒歲?]”라는 말이 나오는데, 일양의 날은 동짓달이고, 이양의 날은 섣달이다.
[주-D009] 아내〔細君〕 :
원래 제후(諸侯)의 부인을 뜻하였는데, 동방삭(東方朔)이 자신의 처를 세군이라고 해학적으로 표현한 뒤로 아내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한 무제(漢武帝)가 관원들에게 하사한 고기를 동방삭이 허락도 받지 않고 칼로 잘라 집으로 가져가자, 무제가 자책(自責)하도록 명하였다. 이에 동방삭이 “삭아 삭아, 하사를 받고 조서도 기다리지 않았으니, 이 얼마나 무례한가. 칼을 뽑아 고기를 잘랐으니, 이 얼마나 씩씩한가. 베어 가되 많이 가져가지 않았으니, 이 얼마나 청렴한가. 돌아가서 세군에게 주었으니, 이 얼마나 인자한가.[朔來朔來! 受賜不待詔, 何無禮也? 拔劍割肉, 壹何壯也? 割之不多, 又何廉也? 歸遺細君, 又何仁也?]”라고 하자, 무제가 그만 웃고 말았다는 고사가 전하는데, 여기에서 온 말이다. 《漢書 卷65 東方朔傳》
[주-D010] 창랑(滄浪)의 …… 알겠는가 :
세상의 청탁(淸濁)을 돌아보지 않고 농사지으며 자족하는 삶을 살겠다는 뜻이다. ‘창랑의 물이 맑다’는 구절은 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辭)〉에 나온다. 어부가 굴원을 만나서 세상과 갈등을 빚지 말고 어울려 살도록 충고했는데도 굴원이 받아들이려 하지 않자, 빙긋이 웃고서 뱃전을 두드리며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으면 되지.[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라고 노래하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떠나갔다는 내용이다.
[주-D011] 장생 음식들 :
원문의 찬옥(餐玉)은 도가(道家)에서 불로장생(不老長生)하기 위해 옥가루를 복용하는 것을 말한다. 두보(杜甫)의 시에 “주머니 속의 옥 먹는 법을 시험하지 못했으니, 내일 아침엔 장차 남전산으로 들어가리라.[未試囊中飧玉法, 明朝且入藍田山.]” 하였다. 《杜少陵詩集 卷3 去矣行》 사기(飼綺)는 기름진 음식을 뜻한다.
[주-D012] 강구(康衢) :
사통팔달(四通八達)로 뚫린 큰 거리이다. 요(堯) 임금이 천하는 잘 다스려지는지, 백성들은 자신을 임금으로 모시기를 원하는지 알고 싶어서 미복(微服) 차림으로 강구에 나갔더니, 노인이 〈격양가(擊壤歌)〉를 불렀다고 한다. 《列子 仲尼》
[주-D013] 자리는 …… 없이 :
공자와 묵자가 도를 행하고 자신의 뜻을 펴기 위해 동분서주하느라고 한곳에 머물러 있을 틈이 없었다는 뜻이다. 《고금사문유취》 별집 권20 〈빈희(賓戲)〉에 “공자의 자리는 따뜻할 시간이 없고, 묵자의 굴뚝은 그을릴 틈이 없다.[孔席不煖, 墨突不黔.]”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