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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과 효는 다른 길이 아니다〔忠孝無他道篇〕

충과 효는 다른 길이 아니다〔忠孝無他道篇〕 용주유고 제5권 / 오언고시(五言古詩)충과 효는 다른 길이 아니다〔忠孝無他道篇〕 사람이 이 세상을 살면서 / 人生此世間충과 효는 다른 길이 아니라네 / 忠孝無他道충성을 다하다 죄에 저촉되면 / 竭忠或抵罪나의 늙은 어버이 근심케 하고 / 慼我高堂老효도하느라 충성을 다하지 못하면 / 爲孝不盡忠나라가 곧 뒤집힌다네 / 邦國仍傾倒물어보자, 벼슬하는 사람들아 / 借問仕宦子여기에서 장차 어찌할 것인가 / 於此將何以묵묵히 생각하니 충효의 근본은 / 默思忠孝本오직 은혜와 의리뿐일세 / 惟恩與義耳은혜를 마주하면 은혜를 지키고 / 當恩卽爲恩의리를 마주하면 의리를 지키지 / 當義卽爲義은혜와 의리가 서로 침범하지 않게 하는 것이 / 恩義不相敓바로 우리들의 일이라네 / 所以吾人事문헌에..

牧民心書 / 丁若鏞

牧民心書 / 丁若鏞(老年 有情)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이 없으되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털려고 들면 먼지없는 이 없고덮으려고 들면 못덮을 허물 없으되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그 눈 밖에 나기는 한순간이더라. 귀가 얇은 자는 그 입 또한 가랑잎처럼 가볍고귀가 두꺼운 자는 그 입 또한 바위처럼 무거운 법 생각이 깊은 자여! 그대는 남의 말을내 말처럼 하리라.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깊음은 사람을 감동케 하니 마음이 아름다운 자여 !그대 그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라.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한 것은필요없는 작은 것은 보지 말고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것이며,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은필요없는 작은 말은 듣지 말고필요한 큰 말..

마음 비우고 나를 찾자

마음 비우고 나를 찾자        -혜인스님- 사람이 한평생을 살아가는 동안마음먹은 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될까?인생이란 고난과 어긋남의 연속이라 해도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은욕망을 하나라도 더 채우기 위해언제나 마음이 조급하다. 생각은 머리 속에서 얽히고 설켜거미줄처럼 복잡하고평온한 마음을 거의 가지지 못한다.수많은 말과 행동으로 업을 짓고그 업은 다시 나의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은 사람의 굴레에서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아, 어찌 해야 좋은가높은 낭떠러지에서 떨어졌다고 느낄 때명상을 통해 다시 삶의 지평으로 올라올 수 있으니바로 그때 下心하라. 마음을 비우라그리고 명상하라 그러고도 남은 바람은조용히 기도하라 그렇게 一念三昧에 들어가라. 간절함은 삼매..

가훈〔庭誥〕/ 윤기(尹愭)

가훈〔庭誥〕/ 윤기(尹愭) 무명자집 문고 제3책 가훈〔庭誥〕 1.《서경(書經)》에 이런 말이 있다.“무익한 일을 하여 유익함을 해치지 말라.〔不作無益害有益〕”무익한 일을 하면 무익할 뿐만 아니라 그 폐단이 반드시 해로운 데에 이르므로 성현이 주의를 준 것이다. 그러나 이는 유리함과 불리함을 가지고 한 말이 아니다.요즘 사람들은 유리함과 불리함을 명확히 구분하여 한 마디 말, 한 가지 행동이라도 자기한테 유리하면 하고 불리하면 하지 않는다. 또 다른 사람이 남에게 충성하는 것을 보면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비아냥거리고 자기 자신을 위한 꾀가 약빠르지 않으면 허술한 사람이라고 비웃는다. 사람들이 이러한 태도를 서로 본받고 거울삼아서 이제는 풍속이 되어 버렸으니, 하찮은 것까지 세세히 따지며 이익을 꾀하는 세태..

가훈(家訓) / 윤기(尹愭)

가훈(家訓) / 윤기(尹愭)  무명자집 문고 제4책 가훈(家訓)1.권세가 대단하여 세상을 흔드는 것, 믿는 구석이 있어 교만한 것, 자기 분수에 안주하지 못하는 것, 오로지 남의 허물만 말하는 것, 이 중에 하나라도 있으면 반드시 망한다. 2.“덕으로 은덕을 갚고, 곧음으로 원수를 갚아야 한다.〔以德報德 以直報怨〕”는 공자의 말이 있다. 은인과 원수를 대할 때 반드시 이 말을 생각하여 혹시라도 어기지 말지어다. 3.내가 남에게 빌린 것이 있으면 반드시 기한에 맞추어 갚고, 남이 나에게 빌린 것이 있으면 기한을 어기더라도 독촉하지 말지어다. 4.세상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속셈을 지니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속셈이 있다는 사실은 모르니, 너무도 어리석다. 5.세상의 수많은 사단(事端)이 대체로 다 사람들..

내가 보살이면 남도 보살이다.

내가 보살이면 남도 보살이다.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들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내 마음이 가지 않는데 어찌 상대가 나를 받아 주겠는가. 마음이 상응하는 것은 물과 물을 섞는 것과 같다. 상대가 하찮아 보이고 못나 보이고 밉게 여겨질 때에는 ‘저것이 바로 내가 몰랐던 시절의, 못났던 시절의 내 모습이지!’ 하고 한생각을 돌려 보라. 무수한 세월, 육도를 윤회하는 과정에서 나라고 하여 어찌 고상한 길만 걸어왔겠는가. 온갖 모습을 다 해보았을 것이니 상대가 비록 하찮게 보인다 하여 ‘너는 아니다’라고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물에 물을 섞듯이 상대와 하나가 되려거든 먼저 내가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문을 열지 않고서는 상대가 내게로 올 수도 없고 하나가 될 수도 없다.  마음의 문을 열고..

酌酒與裴迪(작주 여배적)배적에게 술을 권하며 ― 王維(왕유·701∼761)

酌酒與裴迪(작주 여배적)배적에게 술을 권하며 ― 王維(왕유·701∼761) 酌酒與君 君自寬(작주여군군자관),그대에게 술 따르니 그대 마음 푸시게. 人情飜覆 似波瀾(인정번복사파란).사람 마음은 파도처럼 쉼 없이 뒤바뀐다네. 白首相知 猶按劍(백수상지유안검),백발 되도록 사귀었대도 칼을 빼들 수 있고, 朱門先達 笑彈冠(주문선달소탄관),출세한 선배가 갓 벼슬길에 나선 후배를 비웃기도 하지.  草色全經 細雨濕(초색전경세우습),초록 풀은 가랑비 덕분에 촉촉해지지만, 花枝欲動 春風寒(화지욕동춘풍한).꽃가지는 움트려는 순간 찬 봄바람에 시달리기도 한다네. 世事浮雲 何足問(세사부운하족문),세상사 뜬구름 같거늘 무얼 더 따지겠는가. 不如高臥 且加餐(불여고와차가찬).느긋하게 지내며 몸 보양하는 게 차라리 낫지.反俗(세상의 ..

새해 福

새해 福 사람들이 누리고자 하는 복락은 크게 다섯 가지다. 경제적으로 풍족해서 부족함이 없는 것, 이성과의 아름다운 사랑을 즐기는 것, 맛있는 음식을 먹고 건강하게 사는 것, 이름을 사방에 드날려 존경을 받는것,편안하게 잠자고 오래 사는것 등이다. 이를 오욕락(五慾樂) 이라 한다. 중국의 고전 尙書는 오래 사는 것, 물질적으로 풍족한 것, 편안하고 건강한 것, 덕을 좋아하여 행하는 것, 명대로 살다가 편안하게 죽는 것 등을 오복(五福 )으로 들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복이 누구에게나 다 쏟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재수 없는 사람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 는 말은 복이란 공평한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사람들은 이 불공평을 신불(神佛)에 의지해서 해결하려고 한다. 모든 종교에  공통으로 나타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