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 18215

입암(立巖)에서 13수를 읊다 / 장현광(張顯光)

입암(立巖)에서 13수를 읊다 / 장현광(張顯光) 여헌선생문집 제1권 / 시(詩)입암(立巖)에서 13수를 읊다. ○ 입암촌(立巖村) 외로운 마을 바위 밑에 있으니 / 孤村巖底在작은 집이지만 본성 기를 수 있네 / 小齋性足頤늙어서 갈 만한 곳 없으니 / 老矣無可往이제부터 변함 없는 저 바위 배우리라 / 從今學不移 ○ 만욱재(晩勖齋) 말로에 인간사 하도 많으니 / 末路人事茂그 누가 일찍부터 노력할 줄 알까 / 誰從早時勖이는 실로 늙은이의 고민이라 / 此固耄翁悶부디 힘써 미치지 못할 듯이 하여야지 / 勉修如不及 ○ 사사헌(四事軒) 강절의 이때의 뜻 / 康節此時意산중 사람의 입에 회자되네 / 膾炙山人口비록 세상 일 관여치 않으나 / 雖不關世務가난한 가운데에 절로 부유함이 있다오 / 自有貧中富 ○ 수약료(守約寮)..

글,문학/漢詩 2025.05.24

의고(擬古) 6수 / 신흠(申欽)

의고(擬古) 6수 / 신흠(申欽)상촌선생집 제6권 / 시(詩)○오언고시(五言古詩) 1백18수 부상의 오색 누에고치로써 / 扶桑五色繭무녀가 찬란하게 베를 짜되 / 燦爛婺女襄금박으로 응룡의 서린 모양 넣고 / 金泥蟠應龍밝게 구장을 모두 갖추어서 / 昭哉備九章재단하여 조일포을 만드노니 / 裁爲朝日袍이 제도가 황제에게서 비롯됐거늘 / 此制肇軒皇나양이 장보를 해괴하게 여겨 / 裸壤駭章甫큰길 가에 내다 버리도다 / 棄捐衢路傍 이(二)모사는 시든 풀을 수놓고 / 蝥絲繡凋草개똥벌레는 성긴 장막에 엉기며 / 宵行點踈幌북두성 자루는 이미 서쪽으로 둘렀고 / 招搖已西柄은하는 희미하게 남쪽으로 쳐들었으며 / 星漢迷南仰초승달은 높은 봉우리에 걸려있고 / 初月掛高岫옷깃 적시는 이슬은 시원도 한데 / 濡襟零露爽덧없는 인생 근심과 ..

글,문학/漢詩 2025.05.22

임하 십영(林下十詠) / 석주 권필

임하 십영(林下十詠) / 석주 권필석주집 제7권 / 칠언절구(七言絶句) 이른 봄 숲의 나무 담담히 고고하고 맑은데 / 早春林木澹孤淸무수한 산새들은 오르내리며 울어대누나 / 無數山禽下上鳴어젯밤에 무단히 남쪽 시내에 비 내리니 / 昨夜無端南澗雨시냇가에 다소의 풀싹이 돋아났도다 / 澗邊多少草芽生위는 조춘(早春)이다. 성근 울타리 낮고 낮은 두세 집 / 疎籬短短兩三家물은 지당 가득해 개구리 소리에 개 짖는다 / 水滿池溏吠亂蛙산객이 꿈 깨니 산새가 지저귀는 소리 / 山客夢回山鳥語새벽바람은 벽도화 재촉해 피우는구나 / 曉風催發碧桃花위는 모춘(暮春)이다. 봄이 저물어 가도 비가 아니 오니 / 春事闌殘雨不來들판 논엔 물이 없어 누른 먼지 이누나 / 野田無水起黃埃늙은 농부 새벽에 문을 열고 나와 / 老農淸曉開門出산 아래..

글,문학/漢詩 2025.05.20

의고 25수〔擬古 二十五首〕/ 이민구(李敏求)

의고 25수〔擬古 二十五首〕 / 이민구(李敏求)동주집 별집 제1권 / 시(詩) 1사방 산들 어찌나 푸른지 / 四山何靑靑능수버들도 많고 버들도 많아라 / 多檉復多柳지팡이 짚고 가다가 노곤하여 / 杖策行遂疲앉아 쉰 지도 오래라네 / 宴坐亦已久나쁜 나무가 그늘 만들어도 / 惡木固敷陰사람들은 그 아래로 달려가지만 / 衆人所奔走지사는 진실로 고심하여 / 志士良苦心반드시 계수나무 숲에서 쉬는 법인데 / 必憩桂林藪계수나무 숲에 풍상이 일찍 내렸으니 / 桂林風霜早안타깝다 그대여 말세를 만났어라 / 惜君時易後말세라 다시 말하지 마라 / 後時勿復道길이 곧은 지조 지키기 바라노라 / 永願保貞守 2위의 있는 봉황이 아홉 새끼 데리고 / 威鳳將九子곤산 숲에서 사는데 / 棲息崑丘樹낭간은 오래도록 맺히지 않고 / 琅玕久未結예천에는..

글,문학/漢詩 2025.05.20

유선사11수 〔遊仙詞 十一首〕/ 정두경(鄭斗卿)

유선사11수 〔遊仙詞 十一首〕/ 정두경(鄭斗卿)동명집 제7권 / 오언고시(五言古詩) 40수 대량으로 들어오는 저 흰 구름은 / 白雲入大梁창오산의 산속에서 생겨 나오네 / 出自蒼梧山신선께선 흰 구름의 속에 있으며 / 仙人白雲裡하늘과 땅 사이 굽어 내려다보네 / 俯視天地間명예 이익 좇느라고 급급한 자들 / 汲汲名利輩수레와 말 타고 서로 오고 가누나 / 車馬相往還누런 고니 사해 밖을 훨훨 날거니 / 黃鵠絶四海땅 벌레가 어찌 능히 따라잡으랴 / 壤虫焉能攀 가을 산에 하얀 이슬 맺혀 있거니 / 秋山有白露찬 이슬이 사람들의 옷을 적시네 / 露冷沾人衣선인께서 하늘나라 올라간 뒤로 / 仙人上賓天천년 만에 한 번씩만 내려오누나 / 千載一來歸내 묻노니 그는 어떤 사람이런가 / 借問此何人정영위란 사람 바로 그 아니겠나 / ..

글,문학/漢詩 2025.05.20

우곡잡영(愚谷雜詠) 절구 이십 수 / 정경세(鄭經世)

우곡잡영(愚谷雜詠) 절구 이십 수 / 정경세(鄭經世) 복집 제1권 / 시(詩)우곡잡영(愚谷雜詠) 절구 이십 수 병오년(1606, 선조39) 서실(書室)성현께선 가셨으나 책은 남아 있으니 / 聖賢往矣書猶在마음 쏟아 이해하면 공효 바로 드러나리 / 窮到心融卽見功이 속에 들어앉아 부지런히 힘 쏟으며 / 好向此中勤着力윤편이 환공 보고 비웃은 걸 혐의 말라 / 莫嫌輪扁笑桓公 계정(溪亭)만 골짜기 바람과 물 속에 홀로 살아가매 / 萬壑風泉獨掩扃긴긴 해에 계정에는 찾아오는 사람 없네 / 日長無客到溪亭늙어가매 뜻 나른해 책을 놓고 나가보니 / 晩來意倦抛書出눈 안 가득 신록이라 뜰 안 온통 푸르르네 / 潑眼新陰綠滿庭 회원대(懷遠臺)천척 높은 바위 위서 옥거문고 끌어안고 / 巖臺千尺抱瑤琴날 저물어 어둑토록 황우 음악 노래..

글,문학/漢詩 2025.05.19

영물십절(詠物十絶) / 안정복(安鼎福)

영물십절(詠物十絶) / 안정복(安鼎福) 순암선생문집 제1권 / 시(詩)영물십절(詠物十絶) 병서 내가 한가한 생활 중 무료하여 언제나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는 계절을 만나면 벌레들을 관찰하곤 하는데, 비록 지각없이 꿈틀대는 미물이긴 하지만 취하여 경계삼을 만한 점이 있기에 드디어 절구 열 수를 읊어 좌우명을 대신한다. 붉은 해가 불덩이 같건만 / 赫日方如火매미는 계속 울고만 있네 / 蟬鳴猶不已누가 알랴 저 푸른잎 사이에 / 誰知綠葉間그렇게 시원한 곳 있는 줄을 / 有此淸涼地이상은 매미 장마지면 피할 줄도 알고 / 居能避雨潦나와서는 임금 위해 죽기도 하지 / 出而死長上그 이름 틀리지 않고 / 命名固不爽의(蟻)는 의(義)의 뜻을 취한 것이니, 군신(君臣)의 의리를 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슬기 또한 가상도 ..

글,문학/漢詩 2025.05.17

신도팔경(新都八景) / 권근(權近)

신도팔경(新都八景) / 권근(權近) 양촌선생문집 제8권 / 시류(詩類) - 신도팔경(新都八景)시류(詩類) - 신도팔경(新都八景) 삼봉(三峯) 정공 도전(鄭公道傳)의 시운(詩韻)을 차한다. 무산일단운(巫山一段雲)의 체로 짓는다. [주-D001] 신도팔경(新都八景) : 신도 곧 지금의 서울인 한양(漢陽)의 팔경이다.[주-D002] 무산일단운(巫山一段雲) : 사조(詞調) 또는 악부(樂部)의 이름. 본문의 시체(詩體)가 ‘무산일단운’의 체로 지은 것이라는 뜻이다.…………………………………………………… 1.기전산하(畿甸山河) 겹친 멧부리는 경기에 둘러 있고 / 疊嶂環畿甸긴 강은 서울 가에 띠를 둘렀네 / 長江帶國城아름답다 좋은 형세 절로 이루었으니 / 美哉形勝自天成이야말로 참말 서울 터로다 / 眞箇是王京사방 길은..

글,문학/漢詩 2025.05.17

스물두 번 ‘상’자를 노래하여

스물두 번 ‘상’자를 노래하여 여암유고 제1권 / 시(詩) / 신경준(申景濬스물두 번 ‘상’자를 노래하여 벗 이씨에게 부치다〔二十二相字歌 寄李友〕 서로 그리워한 지 어느덧 십 년인데 / 相思已十載서로 이별한 지 또 삼 일이라 / 相別又三日서로 그리워했으나 서로 만나기 어렵더니 / 相思難相逢서로 만나자마자 쉬이 서로 이별하네 / 相逢易相別서로 이별하는 고통을 문득 깨달으니 / 頓覺相別苦서로 그리워하던 날이 불현듯 생각나네 / 却憶相思日서로 그리워함이 서로 절절하지 않았다면 / 相思不相切서로 만남이 어찌 서로 기쁘겠는가 / 相逢何相悅서로 만남이 서로 기쁘지 않았다면 / 相逢不相悅서로 이별함이 어찌 서로 괴롭겠는가 / 何相苦相別서로 이별하는 고통을 괴로워 말고 / 莫苦相別苦서로 그리워함이 절절하길 바랄 뿐이네..

글,문학/漢詩 2025.05.17

술을 마시다[飮酒] 20수 / 신흠(申欽)

술을 마시다[飮酒] 20수 / 신흠(申欽)상촌선생집 제21권 / 화도시(和陶詩)○오언(五言) 처음에 오길 어디에서 왔으며 / 初來自何所이미 떠났는데 어디로 갔는가 / 旣去亦何之온 것도 한 때이고 / 來也亦一時간 것도 한 때이지 / 去也亦一時나면 죽는 것 당연한 일이어서 / 生死固有常그 옛날부터 모두 그래 왔었지 / 曠古皆若玆내 옛날에 그 사실 깨닫고 / 我昔觀實際가슴 속에 아무런 집착도 없었는데 / 胸中了滯疑어찌하여 이 늙은이 죽자 / 如何此翁沒이리도 슬퍼 견디기 어려울까 / 深哀苦難持 기이(其二)전해 듣기에 추포 그 영감의 / 傳聞秋浦翁외지에 있던 영구가 고향으로 갔다는데 / 旅櫬歸故山나의 표본이 이미 죽고 없으니 / 吾質旣已亡입이 있은들 뉘와 더불어 말할까 / 有口誰與言생각나네 서로 이별하던 그 시절..

글,문학/漢詩 2025.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