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野談,傳說,說話,등 1095

작은 고추가 맵다

조주청의 사랑방 이야기 (108) 붓장수 지 생원은 환갑이 지났건만 아직도 한달이면 스무날은 손수 붓을 만들고, 열흘은 붓을 팔러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닌다. 겨울이면 강원도 영월로, 정선으로 돌아다니며 족제비, 담비, 수달피를 사냥꾼으로부터 사들였다. 담비 목털로 세필(細筆) 붓을 만들고 족제비 꼬리로 중필 붓을 만들었다. 강원도를 쏘다니고, 만든 붓을 팔려고 이곳저곳을 다닐 때 지 생원의 발이 되고 동무가 되는 것은 당나귀다. 지 생원은 오척 단신에 피골은 상접해 바람이 세차게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생김새다. 하지만 깡이 있어 남에게 지는 법이 없다. 평소 안면 있는 장돌뱅이가 “지 생원! 나무 잡아, 바람 불어”라고 농을 던지면, 지 생원은 당나귀를 가리키며 “내 친구 등 휘어질까봐 일부러 살을 뺐어...

한눈에 반하다

한눈에 반하다 단옷날 그네여왕 춘화그녀에게 한눈에 반했다는 씨름장사와 혼례를 치르고 첫날밤 펑펑 우는데…조주청의 사랑방이야기 (94) 한눈에 반하다 “지화자~ 지화자 좋다. 녹음방창(綠陰方暢)에 새울음 좋고 지화자~.” 기생 일곱이 뽑아내는 가락에 단오 분위기는 한껏 부풀어 올랐다. 가림막 아래 멍석을 깔고 사또와 육방관속, 고을 유지들은 술잔 돌리기에 여념이 없고 드넓은 아랑천 모래밭은 이골저골 열아홉마을에서 모인 남녀노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천변의 회나무 그넷줄은 노랑저고리 분홍치마를 매달아 올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씨름판의 함성은 천지를 뒤흔들었다. 기나긴 오월 햇살이 비스듬히 누울 즈음, 씨름판도 결판이 났고 그네도 여왕이 탄생했다. 오매골 노첨지의 셋째딸, 춘화는 올해도 그네 여왕이 되어 ..

삼신할미의 오판

삼신할미의 오판 정월 대보름날 저녁부녀자들 성화에 못이긴 삼신할미출산의 고통을 남편들에게 넘기는데… 설날에서 정월 대보름까지, 농사꾼들에게는 팔자가 늘어진 황금 기간이다. 박 서방은 매일 술이다. 정월 열이틀엔 이 서방 집에서 대낮부터 술을 마시다가 고개 너머 이웃 동네 오 서방 집에 가서 또 부어라 마셔라 하다 보니 짧은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내려앉았다. 그런데도 며칠 남지 않은 좋은 날이 아까워 낄낄 웃으며 술타령이 한창이었다. “아부지!” 그때 문밖에서 고함치는 목소리에 박 서방 술잔이 올라가다 딱 멈췄다. 열두살 먹은 박 서방의 맏아들이다. “와?” 방문을 열고 박 서방이 혀 꼬부라진 소리를 뱉었다. “오매가 얼라를 낳았심더.” “아들이가, 딸이가?” “딸입니더.” “그, 그까짓~ 딸 낳고서~ 수..

홍매 (사랑방 夜話)

죽마고우 이초시와 한진사…붉은 매화 핀 날 사돈 맺어이초시, 아들이 열병으로 세상 뜨자청상과부 며느리 친정으로 보내는데…  이 초시와 한 진사는 죽마고우다. 어릴 적부터 같은 서당에 다니며 둘도 없는 단짝이 돼 말다툼 한번 없이 형제처럼 친하게 지냈다. 어른이 돼서도 두사람의 우정은 관포지교에 못지않았다. 장가를 가서 이 초시는 아들 둘을 두고, 한 진사는 아들 하나 딸 셋을 두었다. 어느 날 이 초시는 하인을 보내 강 건너 사는 한 진사를 불렀다. 한 진사가 이 초시네 하인에게 물었다. “붉은 매화가 피었더냐?” 한 진사는 겨우내 잘 익은 감로주를 하인의 손에 들려 외나무다리를 건넜다. 이 초시 별채 앞에 서 있는 고매(古梅) 나무에 홍매화 꽃망울이 톡톡 터지기 시작했다. 두사람은 사랑방에 마주 앉아 ..

영종도 용궁사龍宮寺*

영종도 용궁사龍宮寺* 1그 옛날 영종도엔 고기잡이로 근근이 살아가는어부 하나 살고 있었네 어느 날 고기 잡기 위해늘어놓았던 그물 걷어 올리니 그물에 작은 옥玉돌부처가 올라 왔었네. 어부는 투덜거리며 고기 대신걸려나온 옥돌부처를 바다에 던져버렸네.그물을 다시 걷어 올릴 때마다 어찌된 일인지그 옥돌부처가 걸려 올라오는 게 아닌가, 이런 일반복되다보니 예삿일이 아닌 듯 생각되어 그 옥돌부처를 백운사로 가져왔고 그때부터 백운사 관음전에옥불을 모셨었는데 일제 때 도난당하고 현재는 후불탱화를 배경으로한 청동관음상이 봉안되어 있네.그 옥불에 얽힌 전설이 절 이름 조차도 백운사에서용궁사로 바꾸어 놓았다네.2용궁사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생명은 요사채 양쪽에서 있는 수령 천 삼백 여년 된 한 쌍의 느티나무**할배나무와 ..

계축년 설날〔又記故事〕/ 시(詩) / 윤기(尹愭)

名節 故事故事 = 옛 부터 전해오는 이야기 계축년 설날〔又記故事〕/ 시(詩) / 윤기(尹愭)무명자집 시고 제3책 옛 풍속 전해오며 태평시대 즐겼지 / 舊俗相傳樂太平잣나무잎 산초꽃 넣은 남미주와 / 栢葉椒花藍尾酒감황색에 푸른 빛 도는 가락엿 / 柑黃韭綠膠牙餳도부는 은번의 아름다움과 기교 다투며 / 桃符巧闘銀幡艶매예는 채승의 투명함을 유난히 질투하네 / 梅蘂偏猜彩勝明대궐 안 경연에 놓인 수준의 술을 / 經席獸尊丹鳳闕몇 사람이나 거머쥐었고 몇 사람이나 마셨나 / 幾人能奪幾人傾 [주-D001] 계축년 설날 : 평성 원(元) 운을 쓴 평기식 칠언율시이다. 설날의 고사를 시 전편에 가득 인용하여 설날의 전래 풍속과 대궐 안의 풍경을 담았다.[주-D002] 삼원(三元) : 예로부터 정월초하루 곧 설날을, 해〔年〕..

長恨歌

長恨歌漢皇重色思傾國 한 황제 사랑 그리워함에 나라는 기울어가네御宇多年求不得 오랜 세월 세상을 살펴도 구할 수 없구려.楊家有女初長成 양씨 가문에 갓 장성한 딸이 있었으나養在深閨人未識 깊숙한 규방에서 자라니 누구도 알지 못하나天生麗質難自棄 타고난 아름다움 그대로 묻힐 리 없어一朝選在君王側 하루아침 뽑혀 군왕 곁에 있도다.回眸一笑百媚生 눈웃음 한 번에 모든 애교가 나오니六宮粉黛無顔色 육궁에 단장한 미녀들의 안색을 가렸다오.春寒賜浴華淸池 봄 추위에 화청지에서 목욕함을 허락하여溫泉水滑洗凝脂 매끄러운 온천물에 기름진 때를 씻으니侍兒扶起嬌無力 시녀들 부축하여 일어나니 아름다움에 당할 힘이 없도다.始是新承恩澤時 그 때부터 황제 사랑 받기 시작하였네雲鬢花顔金步搖 구름같은 귀밑머리, 꽃 같은 얼굴, 흔들거리는 금장식芙蓉帳..

小 寒 (소한)

소한(小寒)은 절기상 한 해 중 가장 추운 시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소한 추위는 단순히 날씨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소한과 관련된 전설과 민속, 그리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소한의 유래소한(小寒)은 24 절기 중 스물세 번째 절기로, 양력으로는 매년 1월 5일 또는 6일경에 시작됩니다. 이 시기는 음력으로 보면 11월 말과 12월 초에 해당하며, 겨울 한파의 시작점으로 여겨집니다. 소한은 '작은 추위'를 뜻하지만 실제로는 본격적인 한겨울의 한파가 시작되는 시기로, 자연의 변화와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시기입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소한을 계절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삼았습니다. 농..

오늘은 소한(小寒)

오늘은 소한(小寒)  안녕하세요?을사년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오늘은 小寒 인데 아침부터 만은 눈이 내리는 주말 이네요.기온은 의외로 바람까지 살살부는 차가운 날씨 입니다.오늘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 24절기중 23번째 절기인 소한(小寒)에 대하여 간단하게 포스팅을 해 볼까 합니다.  >소한(小寒)은 24절기 중 하나로, 겨울철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중요한 절기입니다. 2025년 1월 5일이 바로 소한의 날로,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기후와 풍습, 음식 등에 큰 영향을 미치는바, 이번 글에서는 소한에 대해 다양한 측면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소한(小寒)의 의미(意味)소한(小寒)은 한자로 ‘작은 추위’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대개 겨울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절기이지만, 이 시기의 추위가..

風憐心

風憐心🔵풍연심(風憐心)🔴“바람은 마음을 부러워한다”는 뜻의 내용입니다.장자의 '추수'편에는 가장 아름다운 동물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옛날 전설의 동물 중에 발이 하나밖에 없는 기(夔)라는 동물이 있었습니다. 이 기(夔)라는 동물은 발이 하나밖에 없기에 발이 100여개나 되는 지네(蚿)를 몹시도 부러워하였습니다.그 지네에게도 가장 부러워하는 동물이있었는데, 바로 발이 없는뱀(蛇)이었습니다. 발이 없어도 잘 가는 뱀이 부러웠던 것입니다.이런 뱀도 움직이지 않고도 멀리 갈 수 있는 바람(風)을 부러워하였습니다. 그냥 가고 싶은 대로 어디론지 싱싱 불어 가는 바람이기에 말입니다.바람에게도 부러워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가만히 있어도 어디든 가는눈(目)을 부러워했습니다.눈에게도 부러워하는 것이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