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매화를 노래하며 / 매화니(梅花尼),詠梅花

淸潭 2017. 3. 14. 08:08
한시의 산책




          - 매화를 노래하며
          - 매화니(梅花尼),詠梅花 終日尋春不見春 芒鞋踏破嶺頭雲 종일심춘불견춘 망혜답파영두운 歸來笑撚梅花嗅 春在枝頭已十分 귀래소연매화후 춘재지두이십분 종일토록 봄 찾아도 봄이라곤 보지 못해 고갯마루 구름 속을 짚신 신고 헤매다가 돌어와서 웃으면서 매화 향기 따라가니 가지 끝에 이미 온통 봄이 와 있더이다 * 벌써 남녘의 섬진강 가에서는 매화 소식이 전해온다. 매화는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겨울의 끝자락에 피는 한매(寒梅)를 높이 치지만, 한매는 우리나라에서는 분재로나 가꾸었을 뿐이고 자연산으로 대하는 것은 거의가 봄에 피는 춘매(春梅)이다. 이 시의 작자는 원(元)나라 때 사람인데 다른 인적 사항은 전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니(尼)" 자를 쓴 것으로 보아 여승(女僧)으로 추측된다. 봄을 기다리는 여심(女心)은 조급한 마음에 하루종일 봄의 징조를 찾아보았지만 아직은 쌀쌀한 늦추위 뿐 그 기미를 찾을 수 없다. 짚신을 신은 채로 구름 낀 높은 산마루까지도 걸어가 본다. 그러나 산골짝에 잔설(殘雪)이나 보일뿐 봄 기운을 볼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 지친 다리를 끌고 집(혹은 절)에 돌아와 보니 문득 매화 향이 전해온다. 기쁜 마음에 웃으면서 그 향내를 따라가 보니 그토록 찾아헤매던 봄은 바로 뜰 안의 매화나무 끝에 벌써 와 있지 않은가. 유학적(儒學的) 사고가 몸에 밴 문사(文士)들 같으면 매화를 읊을 때, 으레 추위를 이기는 절조(節操)라든지 깨끗하고 고고한 자태를 언급하는 법이다. 이 시에서는 순전히 봄 소식하고만 연관지은 것 같지만, 지은이가 스님이다보니 역시 단순한 봄 노래만은 아니다. 봄은 바로 "도(道)" 또는 "진리(眞理)"의 상징으로도 볼 수 있다. 불교식으로는 "깨달음"이라고 해도 되겠다. 그토록 정진(精進)하면서 추구하는 깨달음이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일상의 가까운 곳에 있다는 "오도(悟道)"의 노래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원래 한매(寒梅)는 성긴 가지에 몇 송이씩 피는 것을 귀하게 여긴다. 그러나 산자락을 온통 뒤덮은 수만 그루의 매화가 난만(爛漫)하게 핀 모습도 참으로 장관이리라 생각되어진다. 오래 전부터 섬진강 매화밭을 찾아가 보고 싶었는데 여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언젠가 될 지는 몰라도 한 번은 꼭 그곳에 가보고 싶다. 그 때가 내년이 될 지 아니면 내후년이 될 지 .. * 명상음악 `산사의 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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