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빈 바랑

삼재팔난을 소멸하는 길

淸潭 2013. 2. 24. 15:37
삼재팔난을 소멸하는 길
2013.02.18 16:16 입력 발행호수 : 1183 호 / 발행일 : 2013-02-20

우연한 기회로 이번 입춘을 서울시내에 있는 사형님 절에서 지내게 되었다. 마침 삼재팔난 소멸을 위한 3일간의 특별 기도기간 중이셨다. 며칠 전 겨울방학 하던 날 상기된 얼굴의 한 학인스님이 매우 신나는 표정으로 방학 인사를 하며 툭 던진 한마디. “스님, 삼재 든 거 아세요?”


평소 별 관심 없이 지내던 터라 나는 어린 스님의 말이 대견하고 신기해서 그런 걸 어떻게 아느냐고 했더니 올 계사년에는 무슨 무슨 띠에 해당된 사람이 삼재라고 설명까지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용케도 삼재 소멸기도에 우연히 동참하게 된 것이다. 고맙고 고마운 일이다. 하여 이번 기회에 삼재와 팔난이 무엇인지 그것이 진정 소멸해야 할 재앙이라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신중히 생각해 보기로 한 것이다. 삼재 기도의 유래나 역사에 관해 필자는 사실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단지 우리 불교 신앙의 정서상 민속적인 입장까지 아우르는 신앙 형태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삼재(三災)란 흔히 세간에서 하늘, 땅,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재앙을 의미한다. 즉 중생삶속의 모든 재난을 말 하는 것이다. 그러한 재앙이 들어오는 해, 머물러 있는 해, 물러가는 해를 3년 단위로 해서 12년 동안에 3년은 반드시 삼재가 들어 있는 해가된다.


9년을 주기로 들어온 이 삼재는 3년 동안 머무르게 되는데 동갑이면 모두 같이 삼재를 겪게 되며 그 첫째 해가 들 삼재, 둘째 해가 눌 삼재, 셋째 해가 날 삼재가 되어 재난의 정도까지 정해졌다. 그런데 올 계사년에는 첫 번째 해인 들 삼재가 되는 해이므로 매우 겁내고 조심하는 풍습이 생긴 것이다. 필자는 매우 겁나는 들 삼재 해에 삼재 이야기를 하면서 문득 재미있고 고맙다는 생각을 하였다. 지혜로운 우리의 선조들이 농경시대를 자연과 순환하며 살아가는 열두 절기 중 적어도 새해가 시작되는 입춘 즈음에는 한번쯤 자신을 되돌아보며 살피는 시간으로 정한 것이 아닐까? 그러니 입춘절에 삼재소멸 기도를 하기로 한 것이다.


삼재는 그 종류를 나열 해보면 앞에 언급한 것 외에도 연장이나 무기의 재난 곧 전쟁 같은 재앙을 의미하는 도병재(刀兵災), 전염병 등의 재난인 역려재(疫災), 굶주림의 재난을 뜻하는 기근재(飢饉災) 등이 있으며 흔히 대삼재(大三災)라 하여 화재(火災), 수재(水災), 풍재(風災)를 말한다. 이를 불교에서는 신, 구, 의 삼업(三業)으로 인하여 생기는 재앙이라 가르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 이상을 요구하는 마음이 곧 욕심(貪), 노여움(瞋), 어리석음(癡)이다. 이것이 자신을 파멸시키는 줄 모르니 이 어리석은 마음이 재앙의 근원이 되므로 이를 삼독심이라 한다. 결국 탐, 진, 치 삼독으로 인하여 신, 구, 의 삼업이 쌓이고 삼업으로 인하여 언젠가는 재앙을 불러오게 되는 원리이다.


팔난은 부모의 병환, 부부·자녀의 질병, 형제간의 불화, 예기치 않은 실물, 도적, 이성간의 문제, 투쟁시비, 구설관재 등의 근심을 말하는데 인생살이에서 발생하는 소소 재난들이다. 불교적 입장에서 진정 삼재를 풀고 팔난을 해결하는 것은 그 사람의 업 인즉, 행위에 달려있다. 행위에 따라 재난에 해당할 수도 있고 무관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가 평소에 어떤 행위를 했는가에 따라 들 삼재 띠에 걸려 있어도 삼재를 겪지 않을 수 있고 그 반대로 해당되지 않는 띠라도 그의 행위에 따라서 재난을 당하게 되는 것은 명백한 일이다. 따라서 더 큰 불교적 관점에서 본다면 개인에게는 개인의 운이 있고 나라에는 나라의 운(國運)이 있으며 지구의 운, 우주의 운이 있어 성, 주, 괴, 공(成住壞空)의 법칙에 의해 순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진 스님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삼라만상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항상 같을 수 없는 순환의 법칙, 무상(無常)이라는 불변의 진리 그 자체다. 화두같은 질문에서 시작된 삼재 풀이로 내안의 탐, 진, 치와 내 밖의 화재, 수재, 풍재가 일시에 소멸되어 계사년 국운이 더욱 번창하길 기원한다.

운문사 주지 일진 스님 03777par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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