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허득통(涵虛 得通)] 천척 실끈을 곧바로 드리우니
- 조선 禪僧 함허득통
유명한 시다. 조선전기 억불 (抑佛) 시대에도 아직껏 한국의 산중은 치열했다. 송나라가 몽골에 의해 무너지자 그때까지 콸콸 소리내던 당.송의 선맥은 한반도로 옮겨진다. 그런 시절의 위쪽에 함허득통 (涵虛得通. 1376 ~ 1433) 이 있다.
한 물결 일어나매 만 물결 따른다는 것, 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온다는 것은 그것이 선 (禪) 이기 전에 아주 풍부한 흉금의 율동을 낳는다.
긴 전통사회에서는 시 한편의 생명도 도중에 싫증나지 않으며 그 수명이 길다. 달 밝은 밤의 그 으슬으슬하고 가득한 공 (空)!
(1998.7.27 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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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원문
千尺絲綸直下水
一派纔動萬派隨
夜靜水寒魚不食
滿船空載月明歸
천척 실끈을 곧바로 드리우니
한 물결 일어나매 만 물결이 따르네
깊은 밤 찬 물고기 아니 물어
빈 배에 달빛 싣고 그저 돌아오느니
松皮飯 / 涵虛得通
拏雲踞石老靑山 (나운거석노청산)
物盡飄零獨耐寒 (물진표령독내한)
知爾碎形和世味 (지이쇄형화세미)
使人緣味學淸寒 (사인연미학청한)
구름 붙잡고 바위 기대어 청산에서 늙으며
만물이 흩날릴 때 홀로 추위 견디는구나
알고보니 제 몸 부수어 세상맛에 섞여서
사인들에게 그 맛으로 청한의 가르침 주고있네
*松皮飯 송피반 소나무의 속껍질을 말려 갈아 섞은 밥
[출처] [함허득통(涵虛 得通)] 천척 실끈을 곧바로 드리우니|작성자 여름개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