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내 언제 무신하여 - 황진이(黃眞伊)

淸潭 2009. 11. 11. 10:56

출처;음악정원

글쓴이;사맛디

 



    - 시조의 향기 -



        - 내 언제 무신하여
        - 황진이(黃眞伊) 내 언제 무신하여 님을 언제 속였관데 월침삼경(月沈三更)에 온 뜻이 전혀 없네 추풍에 지는 잎 소리야 낸들 어이하리요 제가 언제 님을 한번이라도 속인 일이 있기에, 신의가 없다하십니까. 달도 다 기운 한밤중에 님께서 찾어온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그리고 가을바람에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야 낸들 어떻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이 시조는 서화담(徐花潭)의 노래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만중운산에 어느 님 오리오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긘가 하노라/ 에 화답한 것이라고 한다. 비록 스승과 제자의 사이지만 이성으로서의 애정을 은근히 느끼게 된 것은 진이나 화담이나 다름이 없었으리라. 다만 그것을 순수한 애정으로 승화시킨 데에 화담의 고매한 덕성과 진이의 반짝이는 총명이 조화를 이루었던 것이다.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귄가"하는 화담의 은근한 연정을 넌지시 받아서, "가을 바람에 지는 잎 소리인데, 그것을 낸들 어떻게 하겠습니까"라는 구절은 체념하는 듯하면서도 속으로는 더욱 간절한 애정을 담고 있다. 요즘 같으면 은근하게 기다리는게 속에 천불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서라도 됐냐? 됐다..카믄 될인데.. 아뭏든, 옛날에는 사랑도 이렇게 멋있게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