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寺에 울타리가 무슨 소용”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 | |||
입력: 2007년 07월 26일 17:37:34 | |||
불지종가(佛之宗家)이자 국지대찰(國之大刹)을 표방하는 경남 양산 통도사. 지난 3월 원명(圓明)스님을 방장으로 모신데 이어, 지난달 29일 정우(頂宇·55)스님이 주지로 취임하면서 통도사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주지 취임 한달을 맞은 정우스님은 “누구나 기쁜 마음으로 편하게 통도사를 찾을 수 있는 온국민의 도량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통도사의 대중 품에서 같이 호흡하는 하루하루가 설레고 즐겁다”고 말했다. “원융살림(모든 이치가 완전히 하나되어 구별이 없다는 뜻의 불교용어)을 위해 스님들의 뜻을 모으는 중입니다. 통도사의 뛰어난 수행력과 화합하는 승가의 힘을 회복해 법(法)이 살아있는 수행공동체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통도사는 불·법·승 삼보 중 불보사찰로 불린다. 신라 선덕여왕 15년(646) 자장율사가 통도사를 창건하면서 금강계단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5대 총림의 하나로 1984년 영축총림을 열었다. 그런 통도사가 방장 월하스님 입적 후 3년 넘게 방장을 추대하지 못하는 내홍과 혼란을 겪었다. 주지 또한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올해 들어 방장스님과 주지스님의 취임으로 모처럼 화합과 안정을 되찾았다.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고 사람들을 원망할 일도 아닙니다. 원인은 자신에게 있는 겁니다. 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은 어느 시인이 틈만 나면 자신의 작품에 대해 변명하는 것을 보고 미당 서정주 선생이 ‘아무개 시인은 영생해야겠더라’고 했다고 합니다.” 65년 통도사에서 출가한 정우스님은 불교계에서 ‘도심 포교’에 성공한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85년 서울 양재동에 통도사 서울포교당인 구룡사를 세워 도심 대사찰로 성장시켰다. 일산 여래사, 미국 LA 선연사 등 국내외에 개설한 포교당만도 22곳에 이른다. 그는 구룡사를 세우기 전에 조계종 총무원의 사회국장과 교무국장 등을 지냈고, 1990년대에는 종단의 중앙종회 의원을 4차례나 역임했다. 그가 재적승 1000명이 넘는 대찰의 살림을 꾸리는 데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런 남다른 이력 때문이다. 지난 12일 열린 주지 진산식(취임식)에는 도심포교의 ‘거물’답게 대형버스 40여대가 몰리는 등 1만여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해 통도사를 가득 메웠다. 그는 주지 진산식에서 소년소녀가장을 위한 장학금 3000만원, 독거노인 등을 위한 10㎏짜리 쌀 4000포를 경상남도 교육감과 양산시장 등에게 전달했다. 20일에는 경남도를 방문, 저소득 독거노인 등 어려운 계층을 돕기 위해 2000만원 상당의 농협상품권을 기탁했다. 정우스님은 주지에 취임하자마자 발빠르게 통도사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먼저 그동안 특별한 날을 제외하곤 문을 닫아걸었던 금강계단의 ‘출입금지’ 팻말을 치웠다. 지금은 누구나 부처님 진신사리 탑이 있는 금강계단에 들어가 자유롭게 참배할 수 있다. 주지실 등 곳곳에 있던 ‘외부인 출입금지’ 팻말도 모두 없앴다. 탐방객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철대문도 하나 둘 뜯어내고 나무문으로 교체 중이다. 경내지 산림과 하천을 보호하기 위해 수십년간 쳐놓았던 철조망도 상당부분 철거했고, 꼭 필요한 곳에는 눈에 거슬리지 않는 녹색 울타리를 치고 있다. “철조망, 철대문, 울타리, 바리케이드 같은 것들은 산사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음료·커피 등을 파는 자동판매기도 없애고 전통차를 무료로 제공하는 내방객 쉼터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사찰을 더 깊이 알 수 있도록 중국어·일어·영어 안내 서비스도 제공할 생각입니다.” 정우스님은 일반적인 포교 외에도 문화를 통한 포교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1987년 양재동 구룡사에서 극단 ‘신시’를 창단했다. 신시뮤지컬컴퍼니로 이름을 바꿔 현재 국내 대표적인 극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산 여래사는 뮤지컬 전용극장 ‘신시씨어터’를 운영중이다. 그뿐 아니라 불교텔레비전의 전무와 사장을 지냈고, 도서출판 일주문과 월간 ‘붓다’를 발행하고 있다. “설법전에서 사물놀이같은 전통문화마당을 자주 마련해 통도사를 문화가 살아 숨쉬는 사찰로 만들 겁니다. 통도사는 가까이에 부산과 울산 등 대도시가 있어 문화를 일구는 데도 좋은 환경입니다. 머지 않아 젊어진 통도사의 법음과 산사의 진한 향기를 누릴 수 있을 겁니다.” 〈통도사(양산)|김석종 선임기자·사진 이상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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