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 사물을 노래함(有物吟) _ 서경덕(徐敬德, 1489-1546)
사물은 오고 오고 다함없이 다시 오니
겨우 다 왔나 하면 또 다시 좇아오네.
오고 와서 본래 절로 비롯됨이 없나니
묻노라 너는 처음 어디에서 온 것인고.
有物來來不盡來 來纔盡處又從來
유물래래불진래 래재진처우종래
來來本自來無始 爲問君初何所來
래래본자래무시 위문군초하소래
☞ 스물여덟 자 중에서 ‘래(來)’ 자만 아홉 번 썼다.
천지만물은 끊임없이 생성하고 소멸한다.
그 시작과 끝은 어디인가? 원래 아무것도 없던 태초, 비롯함조차 없던 ‘무시(無始)’의 시간은 언제인가?
우리는 그 생성소멸의 쳇바퀴 속을 떠가는 거품일 뿐이다. 하지만 우
리는 가슴 속에 도를 품어 그 알지 못할 태초의 지점을 향한 그리움을 간직한다.
/ 정민 평역 <우리 한시 삼백수 7언절구 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