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漢詩 / 李奎報(125수)
夜霽(야제)밤에 개어-李奎報1
娟娟天上月(연연천상월)예쁘고 예쁜 하늘 위에 달
相見間何濶(상견간하활)서로 본지가 얼마나 됐나
好在佳人面(호재가인면)잘 있었는지 고운이 얼굴
令我心大豁(령아심대활)나로 하여금 맘 활짝 펴게
池上詠月(지상영월)못 위에 달을 노래해-李奎報2
天上群仙會(천상군선회)하늘나라에 뭇 신선 모임
姮娥欲點粧(항아욕점장)항아 달 선녀 살펴 꾸미려
却嫌塵掩鏡(각혐진엄경)어째 싫으니 티끌 거울이
下洗碧流長(하세벽류장)내려와 씻어 푸른 흐름에
炤井戱作(소정희작)비친 우물을 놀려 지어-李奎報3
不對靑銅久(부대청동구)아니 마주해 거울은 오래
吾顔莫記誰(오안막기수)내 얼굴 새김 누군지 없어
偶來方炤井(우래방소정)뜻밖에 와 딱 우물에 비쳐
似昔稍相知(사석초상지)언젠가 조금 서로 안 듯해
重憶吳德全(중억오덕전)오덕전이 자꾸 생각나※德全 吳世才(1133∼1193)-李奎報4
不見吳季重(불견오계중)보이지 않아 덕전 오계중
于今四五年(우금사오년)오늘에까지 네다섯 해가
欲飛身欠翼(욕비신흠익)날고 싶은데 날개 빠진 몸
相憶眼成泉(상억안성천)그려 생각해 눈은 샘이 돼
謝人惠扇1(사인혜선1)고마운 사람 부채 베풀어-李奎報5
交情淡若水(교정담약수)사귀는 정이 물처럼 묽어
團扇皎如霜(단선교여상)동그란 부채 서린 듯 하얘
不夜月長滿(불야월장만)밤이 아닌데 달 오래 둥글
先秋風自涼(선추풍자량)가을에 앞서 바람이 서늘
謝人惠扇2(사인혜선2)고마운 사람 부채 베풀어-李奎報6
君心眞似氷(군심진사빙)그대 마음은 참 얼음 같아
相對洗煩鬱(상대세번울)서로 마주해 답답함 씻어
更贈一襟秋(갱증일금추)다시 보태니 한 자락 가을
留爲雙手月(유위쌍수월)남기게 하니 두 손에 달을
雪中訪友人不遇(설중방우인불우)눈 속에 벗을 찾아 만나지 못해-李奎報7
雪色白於紙(설색백어지)눈 빛깔 희니 종이보다도
擧鞭書姓字(거편서성자)채찍을 들어 성 이름 썼지※李春卿
莫敎風掃地(막교풍소지)바람아 마라 땅을 쓸지는
好待主人至(호대주인지)잘 기다려서 임자 이르길
詠厠中鷄冠花(영측중계관화)뒷간 맨드라미를 읊어-李奎報8
鷄已化花艶(계이화화염)닭 이미 바꿔 꽃으로 곱게
云何在溷中(운하재혼중)어찌해 있나 더러움 속에어지러울혼
尙餘前習在(상여전습재)여태껏 남아 앞날 익힘이
有意啄蛆蟲(유의탁저충)뜻 있어 쪼아 구더기 벌레구더기저
詠桐(영동)오동나무를 읊어-李奎報9
漠漠陰成幄(막막음성악)널따란 그늘 장막을 이뤄휘장악
飄飄葉散圭(표표엽산규)날리는 잎새 흩어지는 홀
本因高鳳植(본인고봉식)본디 심음은 높은 봉황새
空有衆禽棲(공유중금서)괜스레 있어 뭇 새 깃들어
卽事(즉사)즉사-李奎報10
靜戶風開幔(정호풍개만)문 가만 열려 바람에 장막
乾坤寂寞中(건곤적막중)하늘땅 쓸쓸 고요 가운데
屋烏啼孝子(옥오제효자)지붕 까마귀 울어 효자라※反哺報恩
簷鷰舞佳人(첨연무가인)처마에 제비 춤추는 미인
絶句杜韻(절구두운)두보의 운으로 절구를-李奎報11
曲塢花迷眼(곡오화미안)꼬불 둑에 꽃 어지러운 눈
深園草沒腰(심원초몰요)깊은 동산 풀 빠트린 허리
霞殘餘綺散(하잔여기산)노을이 남겨 흩어진 비단
雨急亂珠跳(우급난주도)비는 세차서 마구 뛴 구슬
邊山路上(변산로상)변산에 길 위에서-李奎報12
旌旗光客路(정기광객로)깃발은 빛나 나그네 길에
鼓角壯人心(고각장인심)북에다 피리 사람 맘 씩씩
野鼠跳藏竹(야서도장죽)들쥐가 뛰어 대숲에 숨어
驚麕走覓林(경균주멱림)놀란 노루는 뛰어 숲 찾아노루균
石竹花(석죽화)패랭이꽃-李奎報13
節肖此君高(절초차군고)올곧음 닮음 이 군자 높아
花開兒女艶(화개아여염)꽃 피니 곱기 아이 아낙에
飄零不耐秋(표령불내추)나부껴 날려 가을 못 견뎌
爲竹能無濫(위죽능무람)대 이름 넣어 넘침이 없어瀲
謝友人送酒(사우인송주)벗이 술을 보내와 고마워하며-李奎報14
邇來杯酒乾(이래배주건)요즈음 술잔 술마저 말라
是我一家旱(시아일가한)이것이 우리 온 집안 가뭄
感子餉芳醪(감자향방료)그대 고마워 좋은 술 보내막걸리료
快如時雨灌(쾌여시우관)기쁘게 물대 때맞춘 비로물댈관
群蟲詠1(蟾)(군충영1 섬)여러 벌레를 읊어 두꺼비-李奎報15
痱磊形可憎(비뢰형가증)우둘투둘한 꼴은 밉기만중풍비 돌무더기뢰
爬자行亦澁(파자행역삽)엉금엉금해 걸음도 싫어긁을파 떫을삽獻者-犬
群蟲且莫輕(군충차막경)뭇 벌레 또한 가볍게 마라
解向月宮入(해향월궁입)쳐다봐 알아 월궁에 들어
群蟲詠2(蛙)(군충영2 와)여러 벌레를 읊어 개구리-李奎報16
無怒亦無瞋(무노역무진)성냄이 없어 눈 부릅 안 떠부릅뜰진
皤然長逬腹(파연장병복)배 볼록 오래 불룩한 배에솟아날병
兩部爾莫誇(양부이막과)두 부분 너는 자랑 말아라
人將焚牡菊(인장분모국)어찌 불살라 모란 국화를
群蟲詠3(鼠)(군충영3 서)여러 벌레를 읊어 쥐-李奎報17
眼如劈豆角(안여벽두각)눈이란 같기 쪼갠 콩 한쪽
伺暗狂蹂蹈(사암광유도)어둠을 엿봐 미친 발 밟아엿볼사 밟을유
任爾穿我墉(임이천아용)너희 멋대로 내 담을 뚫어담용
滔滔皆大盜(도도개대도)채우고 채워 다들 큰 도둑
群蟲詠4(蝸)(군충영4 와)여러 벌레를 읊어 달팽이-李奎報18
見人頻縮角(견인빈축각)사람 보이면 뿔 자주 쫄아
有屋解藏身(유옥해장신)집 있어 몸은 나오고 감춰
莫敎蠻觸戰(막교만촉전)싸우게 마라 만씨 촉씨로※蝸角之爭 蠻觸之爭
千里血成津(천리혈성진)천 리가 피에 나루를 이뤄
群蟲詠5(蟻)(군충영5 의)여러 벌레를 읊어 개미-李奎報19
穴竅珠中度(혈규주중도)구멍 뚫어서 구슬 속 지나구멍규
隨輪磨上奔(수륜마상분)바퀴 따르고 맷돌 위 달려
誰知槐樹下(수지괴수하)누가 알아서 느티나무 밑※南柯一夢
別占一乾神(별점일건신)따로 차지한 한 하늘땅이
群蟲詠6(蛛)(군충영6 주)여러 벌레를 읊어 거미-李奎報20
緣簷懸縠網(연첨현곡망)처마에 매어 그물을 달아주름비단곡
罥壁作錢窠(견벽작전과)벽에다 얽어 소굴을 지어얽을견 보금자리과
好趁穿針日(호진천침일)잘도 좇아서 침 꽂는 날이좇을진 뚫을천
來栖乞巧瓜(내서걸교과)와서 깃들어 달리길 빌며깃들일서 빌걸
群蟲詠7(蠅)(군충영7 승)여러 벌레를 읊어 파리-李奎報21
疾爾誤鳴鷄(질이오명계)너희 미우니 닭 잘못 울어
畏爾點白玉(외이점백옥)두려운 너희 흰 옥 점찍어
驅之又不去(구지우불거)몰아 세워도 떠나지 않아
宜見王思逐(의견왕사축)마땅히 되지 왕사 내쫓아※삼국 시대 魏나라 王思
群蟲詠8(蠶)(군충영8 잠)여러 벌레를 읊어 누에-李奎報22
吐絲工騁巧(토사공빙교)실을 토하니 대단한 재주달릴빙
作繭反逢煎(작견반봉전)고치 만들어 삶겨짐 맞아고치견
似詰還似癡(사힐환사치)따져 물은 듯 되레 멍한 듯물을힐
吾於汝獨憐(오어여독련)내 너를 혼자 가엾게 여겨
北山雜題1(북산잡제1)북산에서-李奎報23
欲試山人心(욕시산인심)해보려 했네 산사람 마음
入門先醉奰(입문선취비)문 들어 먼저 술 취해 성내성낼비
了不見喜慍(료불견희온)끝나 안보여 기쁨 성냄은
始覺眞高士(시각진고사)비로소 알아 참 높은 선비
北山雜題2(북산잡제2)북산에서-李奎報24
高嶺不敢上(고령불감상)높은 고개는 어째 못 올라
不是憚躋攀(불시탄제반)이 아니 꺼려 잡고 오름을꺼릴탄 오를제
恐將山中眼(공장산중안)두려움 이제 산에 사는 눈
乍復望人寰(사복망인환)잠깐 되돌려 세상 볼까봐
北山雜題3(북산잡제3)북산에서-李奎報25
山花發幽谷(산화발유곡)산에 꽃 피네 깊은 골짝에
欲報山中春(욕보산중춘)알리고 싶어 산 속에 봄을
何曾管開落(하증관개락)어찌 일찍이 피고 짐 맡아
多是定中人(다시정중인)많이도 이리 놓아둔 세상
北山雜題4(북산잡제4)북산에서-李奎報26
山人不浪出(산인불랑출)산사람 않아 나다니지를
古徑蒼苔沒(고경창태몰)오랜 길 묻혀 푸른 이끼에
應恐紅塵人(응공홍진인)맞아 두려움 세상 사람은
欺我綠蘿月(기아록라월)나를 속이니 푸른 넝쿨 달
久病(구병)오래 앓아-李奎報27
一嬰沈瘵度三秋(일영침채도삼추)한 두름 깊이 앓아 지난 세 가을앓을채
臥腐公家俸祿優(와부공가봉록우)누워 썩혀 나라 집 녹봉 넉넉해
乞退欲休君不頷(걸퇴욕휴군불함)물림 빌어 쉬려해 임금 말 않아턱함
天將使我大休休(천장사아대휴휴)하늘 이제 날 시켜 크게 쉬게 해
游魚(유어)노는 물고기-李奎報28
圉圉紅鱗沒復浮(어어홍린몰부부)나른해 붉은 고기 잠겨 다시 떠
人言得意好優遊(인언득의호우유)사람 말해 뜻 얻어 마음껏 놀아
細思片隙無閑暇(세사편극무한가)가만 생각 조각 틈 느긋함 없어틈극
漁父方歸鷺更謀(어부방귀로갱모)어부가 돌아가면 물새 또 노려해오라기로
七月三日作(칠월삼일작)칠월 삼일에 짓다-李奎報29
雨久却愁天腐爛(우구각수천부란)오랜 비 되레 시름 하늘 썩으랴
風狂猶恐嶽飛騰(풍광유공악비등)바람 세차 두려워 산 날아 뜰까
深泥沒脛街成海(심니몰경가성해)깊은 진흙 발 빠져 거리가 바다정강이경
尙有敲門一箇僧(상유고문일개승)여태껏 문 두드려 스님 한 분이
雲上人將還山乞詩(운상인장환산걸시)
운 스님이 산으로 돌아가며 시를 빌어-李奎報30
空門本絶去來想(공문본절거래상)불가에 본디 끊어 오고감 생각※過去未來
臨別何須更黯然(림별하수갱암연)떠남 닥쳐 어찌 꼭 새삼 슬프랴
莫恐紅塵隨白足(막공홍진수백족)두려워마 붉은 땅 흰 발 따를까
洗廻還有出山泉(세회환유출산천)씻겨 돎 되레 있어 산 샘물 솟아
代農夫吟二首1(대농부음이수1)농부를 대신해 읊은 노래-李奎報31
帶雨鋤禾伏畝中(대우서화복무중)비 맞아 김매느라 이랑 엎드려
形容醜黑豈人容(형용추흑기인용)꼬락서니 나빠서 어찌 사람 꼴
王孫公子休輕侮(왕손공자휴경모)왕손에 공자님들 그만 깔봐야
富貴豪奢出自儂(부귀호사출자농)부함 귀함 호사함 내게서 나와
代農夫吟二首2(대농부음이수2)농부를 대신해 읊은 노래-李奎報32
新穀靑靑猶在畝(신곡청청유재무)새 나락 푸릇푸릇 아직도 밭에
縣胥官吏已徵租(현서관리이징조)현 아전 벼슬아치 벌써 세 거둬
力耕富國關吾輩(역경부국관오배)힘 갈이 부자 나라 우리에 매여
何苦相侵剝及膚(하고상침박급부)어찌 괴롬 서로 쳐 살마저 벗겨
石菖蒲(석창포)돌 창포-李奎報33
露珠偏上翠尖垂(로주편상취첨수)이슬구슬 위 한쪽 푸른 끝 달려
愛箇玲瓏未墮時(애개령롱미타시)낱낱 아껴 옥 아롱 아니 떨어져떨어질타
賴有彈渦餘海暈(뢰유탄와여해훈)힘입은 탄환구멍 바닷가 남아소용돌이와 무리훈
老虯盤穩秘鬚髭(노규반온비수자)늙은 규룡 서리어 수염을 숨겨코밑수염자
石榴花(석류화)석류화-李奎報34
例憑土肉得繁枝(례빙토육득번지)기대온 흙이 살져 가지 많이 나
厭見群紅婀娜姿(염견군홍아나자)보기 싫은 뭇 붉음 아리딴 맵시아리따울아나
賴爾花中獨安石(뢰이화중독안석)네 힘에 꽃 가운데 혼자 돌 느긋
鐵腸如我尙開眉(철장여아상개미)쇠 마음 나 같은지 높여 눈살펴
瑞祥花(서상화)서상화-李奎報35
外家鍾慶氣如春(외가종경기여춘)외갓집 겹경사에 봄 같은 기운
華屋尋常燕賀賓(화옥심상연하빈)화려한 집 늘 찾기 잔치손님이
一朶好花嬌欲語(일타호화교욕어)한 떨기 좋은 꽃은 예뻐 말하려
又將何瑞報於人(우장하서보어인)게다가 무슨 좋음 주인께 알려
菊花(국화)국화꽃-李奎報36
霜奔秋來遍放花(상분추래편방화)서리 냉큼 가을 와 두루 피운 꽃
飽看野岸與山家(포간야안여산가)실컷 봐 들 언덕에 산에 집 함께
石盆硬滑應難穩(석분경활응난온)돌 화분 굳어 미끌 마주 안 편해
一朶寒香尙足誇(일타한향상족과)한 떨기 차가운 향 자랑할 만해
四季花(사계화)사철 꽃-李奎報37
伴開春艶旋隨風(반개춘염선수풍)맞춰 피워 봄 곱게 돌아 바람에
欲配秋香夢又空(욕배추향몽우공)짝 지으려 가을 향 꿈 다시 비어
閱遍群芳無可偶(열편군방무가우)두루 살펴 뭇 꽃을 짝할 게 없어
依依獨到雪中紅(의의독도설중홍)아련히 혼자 닿아 눈 속에 붉어
朴丞家盆竹(박승가분죽)박승상 집의 대나무화분-李奎報38
欲試君賢豈一端(욕시군현기일단)해보려 그대 어짊 어찌 한 끝이
悍根又耐石盆寒(한근우내석분한)굳센 뿌리 또 견뎌 돌 화분 추위
箇中尙有湘江意(개중상유상강의)낱낱 속 외려 있어 소상강의 뜻※瀟湘斑竹
直作攙天玉槊看(직작참천옥삭간)곧바로 하늘 찔러 옥의 창 보여찌를참 창삭
月夜聞子規(월야문자규)달밤에 소쩍새 울음을 듣고-李奎報39
寂寞殘宵月似波(적막잔소월사파)고요 쓸쓸 남은 밤 달빛 물결쳐
空山啼遍奈明何(공산제편내명하)빈산에 울어 온통 밝아 어떻게
十年痛哭窮途淚(십년통곡궁도루)십 년을 슬피 우니 길 다해 눈물
與爾朱脣血孰多(여이주순혈숙다)너 함께 붉은 입술 피 익어 짙어
宿沙平津(숙사평진)사평진에 묵으며-李奎報40
遊女冶容多效妓(유녀야용다효기)논다니로 얼굴 꾸밈 거의 기생이
居民祝髮半爲僧(거민축발반위승)사는 백성 머리 깎아 반은 중이라
江喧如識潮聲漲(강훤여지조성창)강은 시끌 알리는 듯 물 밀림 소리
地熱那堪瘴氣蒸(지열나감장기증)땅이 더워 어찌 견뎌 독기로 쪄서
贈文長老(증문장로)문장로에게 주며-李奎報41
暫趨十二街中路(잠추십이가중로)잠깐 달려 열두 거리 거리 속 길에
長憶三千里外山(장억삼천리외산)오래 그려 먼 삼천 리 먼 바깥 산이
莫學閑雲空返岫(막학한운공반수)배우지마 느긋 구름 헛돌린 산굴
好將膏雨澤人間(호장고우택인간)잘 되기를 기름진 비 세상 베풀어
書文長老月傾扇(서문장로월경선)문 장로의 월경선 부채에 쓰다-李奎報42
浮雲斜蹙手中橫(부운사축수중횡)뜬구름 비껴 질러 손 안에 놓여대지를축
金粉微含雪暈輕(금분미함설훈경)금가루 살짝 담겨 눈 무리 엷어무리훈
相得共工觸山後(상득공공촉산후)서로 다퉈 공공이 산을 받은 뒤※共工과 顓頊
天低西北月輪傾(천저서북월륜경)하늘 낮은 서북쪽 달 둥긂 기웃
次韻文長老未開金錢花(차운문장로미개금전화)
문 장로의 금전화 피지 않아 운을 빌어-李奎報43
早夏移根用意栽(조하이근용의재)초여름 옮긴 뿌리 마음 써 가꿔
尙含檀口待誰開(상함단구대수개)외려 품어 닫은 입 뉘 오면 피려
千金欲買嬌顔笑(천금욕매교안소)천금에 사려했지 예쁜 낯 웃음
自負錢多不肯廻(자부전다불긍회)스스로 져 돈 많아 안 옳아 돌려
聞江南賊起(문강남적기)강남에서 도적이 일어남을 듣고-李奎報44
自聞群犬吠高聲(자문군견폐고성)저들 들어 무리 개 짖어 아우성
匣劍無端白日鳴(갑검무단백일명)갑 속의 칼 무던히 한낮에 울어
闕下牽來應有士(궐하견래응유사)대궐 아래 끌어올 장사 있을 터
官家何惜一長纓(관가하석일장영)관가는 어찌 아껴 긴 끈 하나를
遊天和寺飮茶(유천화사음다)천화사에 가서 차를 마시며-李奎報45
一筇穿破綠苔錢(일공천파록태전)한 지팡이 뚫어 깨 푸른 이끼 돈
驚起溪邊彩鴨眠(경기계변채압면)놀라 벌떡 시냇가 자던 빛 오리
賴有點茶三昧手(뢰유점차삼매수)힘입어 차 끓이는 오롯한 솜씨※三昧境
半甌雪液洗煩煎(반구설액세번전)반 사발 눈의 진액 씻겨내 달여사발구
詠春雪得二絶1(영춘설득이절1)봄눈을 읊어-李奎報46
似怯陽和落細微(사겁양화락세미)무서운 듯 볕 따셔 녹아 슬며시
我言何必怯春爲(아언하필겁춘위)내 말이 어떻게 꼭 봄을 겁낼까
春光尙早花開晩(춘광상조화개만)봄날 빛 아직 일러 꽃 피기 늦어
未害將花補此時(미해장화보차시)아니 끼쳐 꽃 피움 이 때 도우려
詠春雪得二絶2(영춘설득이절2)봄눈을 읊어-李奎報47
梅發遲遲已罪春(매발지지이죄춘)매화 피움 늦춰서 봄 이미 허물
喜渠先放玉花新(희거선방옥화신)기쁘게 먼저 피워 옥의 꽃 깔끔
梅花開後方交代(매화개후방교대)매화꽃 피운 뒤로 이제 바꿔가
莫遣園英有曠辰(막견원영유광신)하겐마라 꽃동산 휑한 날로는
戱題法師津(희제법사진)법사진을 놀려 짓다-李奎報48
淵源未靜多渾濁(연원미정다혼탁)물 나는 샘 아니 가만 많이도 흐려
風浪頻興似怒瞋(풍랑빈흥사노진)바람물결 자주 일어 성난 듯 부릅부릅뜰진
畢竟難看心湛處(필경난간심담처)마침내는 보지 못해 마음 즐길 곳즐길담
何人呼作法師津(하인호작법사진)어떤 사람 지어 불러 법사나루라나루진
萬頃縣路上(만경현로상)만경현의 길에서-李奎報49
長川界斷橫來燒(장천계단횡래소)긴 시내 땅을 끊어 태움 걸쳐와사를소
深谷留號怒暢風(심곡류호노창풍)깊은 골 울부짖어 바람 화풀이
嵐瘴熏人辦何事(람장훈인판하사)나쁜 기운 사람 쪄 무슨 일 힘써연기낄훈 힘쓸판
無端釀作老蒼翁(무단양작로창옹)까닭 없이 빚어내 늙은 늙은이빚을양
江上曉雨(강상효우)강 위에 새벽 비가-李奎報50
江岸人歸白鷺飛(강안인귀백로비)강 언덕 사람 가고 해오락 날아
漁翁日暮得魚歸(어옹일모득어귀)어부는 해 저물어 고기 잡아가
輕雲薄薄那成雨(경운박박나성우)엷은 구름 희끗해 어찌 비 올까
海氣于天偶作霖(해기우천우작림)바다기운 하늘에 뜻밖 장마 져장마림
戱友人製冠(희우인제관)벗이 갓 만드는 것을 놀리며-李奎報51
新模特地傳椰子(신모특지전야자)새론 보기 튀는 땅 야자 갓 알려야자나무야
古樣何曾問竹皮(고양하증문죽피)오랜 틀 어찌 일찍 대 껍질 물어
手熟不生針線迹(수숙불생침선적)솜씨 익어 안 보여 바늘 꿰맨 데
知君眞箇老冠師(지군진개로관사)그대 알아 참으로 익힌 갓장이
溪上偶作(계상우작)시내에서-李奎報52
朅來溪上弄淸波(걸래계상롱청파)가고 와 시내 위에 맑은 물결과갈걸
影舞形搖幻怪多(영무형요환괴다)그림자 춤 몸 흔들 홀려 꽤 달라
忽憶蘇郞臨潁水(홀억소랑림영수)문득 생각 소동파 영수에 가서
鬚眉散作百東坡(수미산작백동파)수염눈썹 흩어져 온갖 소동파
九日無聊有作(구일무료유작)중양절에 기댈 데 없어-李奎報53
寒花依舊滿籬黃(한화의구만리황)차운 꽃 옛 그대로 울 가득 노랑울타리리
白露叢邊空嗅香(백로총변공후향)흰 이슬 떨기 가에 괜히 향 맡아맡을후
未把一杯酬勝景(미파일배수승경)아니 잡은 잔 하나 빼난 볕 갚음갚을수
重陽到我不重陽(중양도아불중양)중양절 내게 와야 아닌 중양절
山中春雨(산중춘우)산속의 봄비-李奎報54
雨聲偏與睡相宜(우성편여수상의)빗소리 치우쳐 줘 잠자기 마땅
一榻蕭蕭日暮時(일탑소소일모시)걸상 하나 쓸쓸히 해 저물녘에
無限人間有年喜(무한인간유년희)끝없는 사람세상 어떤 해 기뻐
山僧獨詑菜苗滋(산승독이채묘자)산에 스님 제 자랑 자란 채소 모자랑할이
寒食日待人不知(한식일대인부지)한식날 기다리니 남들은 몰라-李奎報55
百五佳辰人不來(백오가신인불래)동지 백오 좋은 날 사람 아니 와※冬至 105일 뒤
鞦韆影外夕陽迴(추천영외석양회)맨 그네 그림자 밖 저녁볕 돌아그네추천
杏餳麥酪渾閑事(행당맥락혼한사)은행 강정 보리 즙 다 느긋한 일엿당 진한유즙락
只對梨花飮一杯(지대리화음일배)마주하니 배꽃만 마신 술 한 잔
憶吳德全(억오덕전)오덕전을 생각하며※德全 吳世才(1133∼1193)-李奎報56
心將萬里長雲遠(심장만리장운원)마음은 만 리라도 긴 구름 멀어
淚逐空庭窓雨零(루축공정창우령)눈물 쫓아 빈 뜰에 창에 비 내려
一別君來誰與語(일별군래수여어)떠난 그대 쭉 오며 뉘 함께 말을
眼中無復舊時靑(안중무복구시청)눈 가운데 못 돌려 옛날 젊을 때※靑春 靑眼
戱路上醉臥僧(희로상취와승)길 위에 취해 누운 중을 놀려-李奎報
莫笑上人中聖人(막소상인중성인)웃지 마소 스님에 성스런 사람
醍醐與酒味同醇(제호여주미동순)제호 죽 술 더불어 맛 같은 술맛제호호
始知糟麴神麤猛(시지조국신추맹)처음 안 술지게미 신 거칢 너무누룩국 거칠추
解倒金剛三味身(해도금강삼매신)쓰러트려 금강을 삼매의 몸을새57벽매
楊貴妃(양귀비)양귀비-李奎報58
未必楊妃色絶奇(미필양비색절기)아니 꼭 양귀비라 얼굴 빼어나
只緣誤國作嬌姿(지연오국작교자)맺혀서 나라 망칠 예쁜 맵시를
君看貞觀太平日(군간정관태평일)그대 보라 당 태종 다스려진 날※貞觀의 治
宮掖那無一美姬(궁액나무일미희)궁 끼고 어찌 없어 고운이 하나겨드랑액
草堂詠雨1(초당영우1)초당에서 비를 읊어-李奎報89
洒空初似飄絲細(쇄공초사표사세)하늘 뿌려 처음엔 가는 실 날려
緣霤還如掛索脩(연류환여괘삭수)맺은 낙수 도리어 뻗힌 줄 걸려낙숫물류
頃刻庭前波瀲灩(경각정전파렴염)잠깐 사이 뜰 앞에 물결 출렁여넘칠렴 물출렁일염
兒童聚葉學浮舟(아동취엽학부주)아이는 잎을 모아 배 띄움 해봐
草堂詠雨2(초당영우2)초당에서 비를 읊어-李奎報60
風狂紙障濕(풍광지장습)바람 몰아쳐 종이 막 적셔
地潤土牆崩(지윤토장붕)땅이 젖으니 흙 담 무너져무너질붕
硯滴何須涸(연적하수학)벼루에 연적 어찌 꼭 말려물마를학
簷端送臂承(첨단송비승)처마 끝으로 팔 뻗어 받혀팔비
江上待舟(강상대주)강에서 배를 기다리며-李奎報61
朝日初昇宿霧收(조일초승숙무수)아침 해 처음 올라 밤안개 거둬
促鞭行到漢江頭(촉편행도한강두)서둔 채찍 이르니 한강 머리에
天王不返憑誰問(천왕불반빙수문)하늘임금 안 옴을 뉘에게 물어
沙鳥閑飛水自流(사조한비수자류)모래 새 느긋 날아 물 절로 흘러
與鄕黨二三子遊馬巖(여향당이삼자유마암)
고향사람 두세 사람과 말바위에 가서-李奎報62
雙馬權奇出水涯(쌍마권기출수애)두 마리 말 잘 달려 물 나온 물가
縣名從此得黃驪(현명종차득황려)고을이름 이부터 황려라 얻어가라말려
詩人好古煩徵詰(시인호고번징힐)시 하는 이 옛 좋아 찾아 캐물어물을힐
來往漁翁豈自知(래왕어옹기자지)오가며 고기잡이 어찌 알아져
尋山迷路(심산미로)산을 찾아 길을 잃어-李奎報63
暮尋山舍昧西東(모심산사매서동)저물어 산사 찾아 어딘지 몰라새벽매
行墮荒榛暗莽中(행타황진암망중)떨어져 거친 덤불 어둔 풀밭 속개암나무진
失路忽逢樵徑在(실로홀봉초경재)길 잃어 문득 만나 좁다란 산길
再三珍重採薪翁(재삼진중채신옹)거듭해 귀히 여겨 섶 캐는 노인
戱贈美人(희증미인)미인에게 놀리려 주다-李奎報64
曉窓呵鏡照凝酥(효창가경조응소)새벽 창 웃는 거울 비친 뽀얀 낯꾸짖을가 연유수
兩朶烏雲滿把梳(양타오운만파소)두 떨기 까만 구름 잡은 빗 가득늘어질타 빗소
時世粧成紅不暈(시세장성홍불훈)이제 세상 꾸며진 붉음 안 빛나무리훈
千金一笑肯廻無(천금일소긍회무)천금의 한번 웃음 돌아옴 없어
村家1(촌가1)시골집-李奎報65
斷煙橫處響村舂(단연횡처향촌용)끊긴 연기 걸친 곳 방아 울린 집찧을용
深巷無垣刺樹重(심항무원자수중)깊은 골목 담 없이 가시나무 겹
萬馬布山牛散野(만마포산우산야)많은 말 산에 깔려 소는 들 흩여
望中渾是太平容(망중혼시태평용)바램 속에 이 온통 태평한 얼굴
村家2(촌가2)시골집-李奎報66
曉寒霜重織聲催(효한상중직성최)새벽 추위 서리 겹친 베 짜는 소리
日暮煙昏樵唱廻(일모연혼초창회)해 저물어 연기 어둑 나무꾼 노래
野老那知重九日(야로나지중구일)들 늙은이 어찌 알아 구월 중양절
偶逢黃菊泛濃醅(우봉황국범농배)뜻밖 만난 노란 국화 띄워 짙은 술거르지않은술배
村家3(촌가3)시골집-李奎報67
山梨葉赤野桑黃(산리엽적야상황)산 배나무 잎 붉어 들뽕나무 누른데
一路風廻間稻香(일로풍회간도향)뻗은 길 바람 돌아 사이엔 나락향기
沒井聲中人響屐(몰정성중인향극)숨은 우물 소리 속 사람 울린 나막신나막신극
柴門不鎖月鋪霜(시문불쇄월포상)사립문 아니 닫아 달빛 펼쳐 서리에펼포
夏日卽事1(하일즉사1)여름날에-李奎報68
簾幕深深樹影迴(렴막심심수영회)발을 쳐 깊고 깊은 나무 그림자
幽人睡熟鼾成雷(유인수숙한성뢰)그윽한 이 잠 익혀 코골이 우레코골한
日斜庭院無人到(일사정원무인도)해는 비껴 뜨락에 사람 아니 와
唯有風扉自闔開(유유풍비자합개)오직이 바람 문짝 저 닫고 열고
夏日卽事2(하일즉사2)여름날에※七夕雨(칠석우)칠석날에 내리는 비-李奎報69
輕衫小簟臥風欞(경삼소점와풍령)가벼운 옷 삿자리 바람 창 누워격자창령
夢覺啼鸎三雨聲(몽교제앵삼우성)꿈 깨니 울어 꾀꼴 서너 빗소리꾀꼬리앵
密葉翳花春後在(밀엽예화춘후재)빽빽한 잎 가린 꽃 봄 지나 있어일산예
薄雲漏日雨中明(박운루일우중명)엷은 구름 스민 해 빗속에 밝아샐루
春曉醉眠尹學錄韻(춘효취면윤학록운)
봄날 새벽 취해 자다가 윤학록의 운으로-李奎報70
睡鄕偏與醉鄕隣(수향편여취향린)잠잔 마을 더불어 취한 곳 이웃
兩地歸來只一身(양지귀래지일신)두 곳에서 돌아와 다만 한 몸이
九十日春都是夢(구십일춘도시몽)아흔 날의 봄이란 모두 꿈이나
夢中還作夢中人(몽중환작몽중인)꿈속에 되레 지어 꿈속의 사람
列子御風(열자어풍)열자는 바람을 부려-李奎報71
從來道境尙遺身(종래도경상유신)예부터 도의 경지 몸 버림 높여
何必乘虛始自神(하필승허시자신)어찌 꼭 하늘 올라 비로소 신선
若向風頭尋禦寇(약향풍두심어구)바라는 바람머리 열자를 찾아막을어 도둑구
滿空飛鳥亦眞人(만공비조역진인)하늘 가득 나는 새 또한 진인이
子猷訪戴(자유방대)완자유가 대안도를 찾아가다-李奎報72
訪人情味雪溪中(방인정미설계중)사람 찾아 정든 맛 눈 덮인 시내
若便相逢一笑空(약편상봉일소공)쏠리면 서로 만나 괜한 한 웃음
莫道興闌廻棹去(막도흥란회도거)말마라 흥이 막혀 노 저어 떠나
造門直返意無窮(조문직반의무궁)꾸민 문 바로 돌려 뜻함 끝없어
延福亭(연복정)연복정-李奎報53
複道渾成碧草蕪(복도혼성벽초무)씌운 겹 길 온통 나 거친 푸른 풀
笙歌散盡鳥相呼(생가산진조상호)생황노래 다 흩여 새 서로 불러
箇中殷鑑分明甚(개중은감분명심)낱낱 속 거울삼아 뚜렷함 너무
莫遣遺基掃地無(막견유기소지무)보냄 마라 남은 터 없애 쓸지를
南中逢故人(남중봉고인)남중에서 오랜 벗을 만나-李奎報74
到處相逢新進易(도처상봉신진이)닿는 곳 서로 만나 새사람 쉬워
他鄕得見故人難(타향득견고인난)딴 땅에서 만나기 옛 벗 어려워
別來華皓添多少(별래화호첨다소)떠나와 흰머리 빛 보탬 얼마나
互將衰鬚仔細看(호장쇠수자세간)서로 보자 센 수염 살펴도 보자
過奇相林園(과기상림원)재상 기홍수의 숲 동산을 지나며-李奎報75
金Ꟃ零落歸何處(금차영락귀하처)금비녀 미인 흩여 어디를 갔나
珠履繽紡記昔年(주리빈방기석년)구슬 신 꾸밈 자아 지난날 생각
我亦常時居客後(아역상시거객후)내 또한 늘 언제나 살다가는 손
白頭今過淚如泉(백두금과루여천)흰머리 이제 지나 샘처럼 눈물
詠鷄(영계)닭을 읊어-李奎報76
出海日猶遠(출해일유원)바다서 솟아 해 외려 멀어
乾坤尙未明(건곤상미명)하늘과 땅은 아직 안 밝아
沈酣萬眼睡(침감만안수)빠져 즐기니 모든 눈 잠자즐길감
驚破一聲鳴(경파일성명)놀라서 깨니 한 소리 울려
索食呼雌共(색식호자공)먹이 찾으면 암컷을 불러
誇雄遇敵爭(과웅우적쟁)수컷을 뽐내 적 만나 싸워
吾憐五德備(오련오덕비)우린 알아줘 오덕을 갖춰※五德: 智 信 仁 勇 嚴
莫與黍同烹(막여서동팽)더불어 마라 기장과 삶아
思家(사가)집 생각-李奎報77
雁信方三到(안신방삼도)편지는 이제 세 번 다다라
蟾輪已五虧(섬륜이오휴)달 둥긂 이미 다섯 기울어두꺼비섬
荒蘺殘露菊(황리잔로국)거친 울타리 이슬 쓴 국화
寒樹爛霜梨(한수란상리)차가운 나무 서리 맞은 배문드러질란
最憶鴉頭女(최억아두녀)가장 그리운 까만 머리 딸갈까마귀아
還懷犀角兒(환회서각아)도리어 품어 뻐드렁 아들무소서
城東一區宅(성동일구택)성안 동쪽에 한 땅에 집이
誰肯葺茅茨(수긍집모자)누가 기꺼이 띠 지붕 잇나지붕일집(기울즙)
孔巖江上吟(공암강상음)공암강 위에서-李奎報78
浴殘飛倦鳥(욕잔비권조)멱 감아 나빠 날기 지친 새
耕罷臥閑牛(경파와한우)밭갈이 마쳐 느긋 누운 소
複嶺山中郭(복령산중곽)겹겹의 고개 산속의 성곽
奔舟水上郵(분주수상우)달리는 배는 물 위의 역말
爲憐江上景(위련강상경)어여삐 여겨 강 위의 경치
潛到荻洲濱(잠도적주빈)몰래 이르니 갈대밭 물가물억새적 물가빈
太守不汝詰(태수불여힐)태수는 너를 꾸짖지 않아
漁翁好下緡(어옹호하민)고기 잡는 이 낚시해 좋아낚싯줄민
美人怨(미인원)아름다운 이의 탓함-李奎報79
腸斷啼鶯春(장단제앵춘)울음 애끊는 봄날 꾀꼬리
落花紅簇地(락화홍족지)꽃은 떨어져 붉음 덮인 땅조릿대족
香衾曉枕孤(향금효침고)향 이불 새벽 외론 잠자리이불금
玉臉雙流淚(옥검쌍류루)옥의 뺨 눈물 두 줄기 흘러뺨검
郞信薄如雲(낭신박여운)님을 믿음이 엷은 구름이
妾情撓似水(첩정요사수)내 마음 술렁 물과 같아서어지러울요
長日度與誰(장일도여수)기나긴 날을 뉘와 함께해
皺却愁眉翠(추각수미취)주름 물리쳐 시름의 눈썹주름추
沙平江泛舟(사평강범주)사평강에 배 띄우고-李奎報80
江遠天低襯(강원천저친)강이 아득해 하늘밑 붙어속옷친
舟行岸趂移(주행안진이)배 가는 언덕 좇아 옮겨가좇을진
薄雲橫似素(박운횡사소)엷은 구름은 걸친 흰 비단
疏雨散如絲(소우산여사)성글은 비는 흩여 실처럼
灘險水流疾(탄험수류질)여울 아슬 해 물 흐름 빨라
峰多山盡遲(봉다산진지)봉우리 많아 산 다해 느릿
沈吟費翹首(침음비교수)빠져 흥얼대 쓰여 뺀 고개꼬리긴깃털교
正是望鄕時(정시망향시)바로 이렇게 고향 바랄 때
喜雨(희우)반가운 비-李奎報81
人皆新有田(인개신유전)사람들 모두 새로 밭 일궈
得雨抃不止(득우변부지)비에 손뼉 쳐 아니 멈추지손뼉칠변
我無一畝地(아무일무지)내게는 없어 한 이랑 땅이
爲國誠自喜(위국성자희)나라를 위해 참 절로 기뻐
國廩如有餘(국름여유여)나라 곳간은 남음 있는 듯곳집름
吾食何時匱(오식하시궤)내 먹을 것도 언제 다하랴함궤
願天賜澤周(원천사택주)하늘에 바래 두루 적심 줘줄사
先自公田始(선자공전시)먼저 비롯해 나라 밭부터
過洛東江上疏(과낙동강상소)낙동강을 지나며 글을 올림-李奎報82
百轉靑山裏(백전청산리)백번을 돌아 푸른 산속을
閑行過洛東(한행과낙동)느긋이 가니 낙동강 지나
草深猶有露(초심유유로)풀이 깊어서 외려 이슬이
松靜自無風(송정자무풍)솔은 고요해 바람도 없어
秋水鴨頭江(추수압두강)가을 강물에 오리머리 강
曉露猩血紅(효로성혈홍)새벽이슬에 성성이 피 꽃
誰知倦遊客(수지권유객)누가 알리오 쉬며 가는 손
四海一詩翁(사해일시옹)온 세상 한낱 시 하는 사람
又用東度坡韻(우용동도파운)또 동파의 운을 써서-李奎報83
道人愛深居(도인애심거)도인은 아껴 깊이 숨어삶
隱几形似木(은궤형사목)안석에 숨겨 꼴이 나문 듯
靜坐不出門(정좌불출문)가만히 앉아 문을 안 나서
有如凍鼈縮(유여동별축)얼어 있는지 자라 움츠림자라별
跫然聞足音(공연문족음)발자국 같이 들린 발소리발자국소리공
一笑響空谷(일소향공곡)한 번 웃으니 빈 골짝 울려
玆遊豈偶然(자유기우연)이에서 놀아 어찌 뜻밖이
宿債負幽獨(숙채부유독)묵은 빚을 져 그윽이 홀로빚채
又贈尹公(우증윤공)또 윤공에게 주다-李奎報84
蔡門初倒屣(채문초도사)채옹은 문에 거꾸로 신을신사 ※蔡邕 王粲
闕里孰摩墻(궐리숙마장)궐리에 누구 담을 문질러※孔子
筆海怒濤迅(필해노도신)글 바다 성나 물결 빠르고빠를신
醉鄕歸路長(취향귀로장)취한 마을엔 갈 길이 멀어
鵝黃空酌酒(아황공작주)노란 아황주 괜히 마신 술거위아 따를작
鷄舌早含香(계설조함향)말린 계설향 일찍 품은 향※丁香
何日同簪管(하일동잠관)어느 날이면 함께 벼슬해비녀잠
賡吟殿閣涼(갱음전각량)이어 읊으니 집이 서늘해이을갱
矮松(왜송)다복솔-李奎報85
爲草希芝蘭(위초희지란)풀이 되어선 지초 난초요
爲鳥慕鸞凰(위조모란황)새가 된다면 난새 봉황새
憐汝矮且小(련여왜차소)가여운 너는 키 짧고 작아키작을왜
意若大而長(의약대이장)뜻함은 같기 크고도 멀어
雖生瓦縫間(수생와봉간)비록 생겨나 기와 인 사이꿰맬봉
尙學松蒼蒼(상학송창창)오히려 배워 소나무 푸름
若更觀爾性(약갱관이성)어쩌면 다시 네 바탕 살펴
當須待嚴霜(당수대엄상)꼭 기다려야 엄한 서리를
詠筆管(영필관)붓을 읊어-李奎報86
憶爾抽碧玉(억이추벽옥)너를 생각해 푸른 옥 뽑아
孤直挺寒林(고직정한림)외로움 곧아 찬 숲에 빼나뺄정
風霜苦不死(풍상고불사)바람서리에 괴롬 안 꺾여
反見鋒刃侵(반견봉인침)도리어 보인 칼날 끝 베임
誰將獨夫手(수장독부수)누가 할 건지 홀아비 손에
刳出比干心(고출비간심)도려내 꺼내 비간의 심장가를고 ※紂王의 叔父
爲汝欲雪憤(위여욕설분)너를 위하여 화를 삭이려
當書直言箴(당서직언잠)마땅히 써야 지킬 곧은 말
詠忘(영망)잊음을 읊어-李奎報87
世人皆忘我(세인개망아)세상사람 다 나를 잊으니
四海一身孤(사해일신고)온 누리에서 외론 몸 하나
豈唯世忘我(기유세망아)어찌 세상만 나를 잊을까
兄弟亦忘予(형제역망여)형제마저도 나를 잊겠지
今日婦忘我(금일부망아)오늘날에는 아내 날 잊고
明日吾忘吾(명일오망오)밝을 날이면 내가 날 잊어
却後天地內(각후천지내)아서라 뒤에 하늘땅 안에
了無親與疏(료무친여소)마쳐 없으니 가까움과 멂 /없음을 깨쳐
九品寺(구품사)구품사에서-李奎報88
山險馬頻蹶(산험마빈궐)산이 아슬 해 말 자꾸 움칠넘어질궐
路長人易疲(노장인이피)길은 멀어서 사람 쉬 지쳐
驚鼯時入草(경오시입초)놀란 다람쥐 풀 섶에 숨어날다람쥐오
宿鳥已安枝(숙조이안지)묵을 새 이미 둥지에 느긋
虛閣秋來早(허각추래조)텅 빈 절집엔 가을 일찍 와
危峰月上遲(위봉월상지)깎인 봉우리 달 더디 올라
僧閑無一事(승한무일사)스님 느긋해 아무 일 없어
除却點茶時(제각점다시)떨쳐 물리쳐 차를 우릴 때
聞琴次韻陳學正澕(문금차운진학정화)거문고를 들으며 진학정화의 운으로-李奎報89
人笒幸暗合(인금행암합)사람 거문고 운 좋게 붙어첨대금
絃手穩相仰(현수온상앙)줄과 손 반겨 서로 우러러
寓古心逾淡(우고심유담)예에 머물러 마음 더 묽어넘을유
通仙骨欲輕(통선골욕경)신선에 뚫려 뼈도 가벼워
淸於嵓溜落(청어암류락)맑게 떨어져 바위 물방울바위암
幽却谷風生(유각곡풍생)그윽이 불어 골짝에 바람
聽罷月微側(청파월미측)들림이 그쳐 달 살짝 기웃
冷然洗我情(냉연세아정)썰렁하게도 내 마음 씻어
草堂端居和子美新賃草屋韻1(초당단거화자미신임초옥운1)
초당에 살며 두보의 시에 화운하다-李奎報90
杜門無客到(두문무객도)문 걸어 닫아 오는 손 없어※杜門不出
煮茗與僧期(자명여승기)차를 다리니 스님 함께해삶을자 차싹명
荷耒且學圃(하뢰차학포)쟁기 짐 지니 밭일 배우려쟁기뢰 밭포
歸田當有時(귀전당유시)들에 돌아가 마땅 때 있어
貧甘老去早(빈감로거조)가난을 달게 늙어 감 일찍
閑厭日斜遲(한염일사지)느긋함 싫어 해 기움 더뎌
漸欲成衰病(점욕성쇠병)차츰 되려나 여위어 아파
疎慵不啻玆(소용불시자)뜸해 게을러 이 뿐이 아냐뿐시
草堂端居和子美新賃草屋韻2(초당단거화자미신임초옥운)
초당에 살며 두보의 시에 화운하다-李奎報91
寓興撫桐孫(우흥무동손)흥에 겨워서 거문고 만져
虛心對竹君(허심대죽군)마음이 비어 대를 마주해
林深鴉哺子(림심아포자)숲은 깊어서 까마귀 먹여먹을포
幽靜鳥呼群(유정조호군)그윽 고요해 새 무리 불러
坐石吟移日(좌석음이일)바위에 앉아 읊어 해가 가
開窓臥送雲(개창와송운)창 열고 누워 구름을 보내
塵喧卽咫尺(진훤즉지척)세상 시끄러 나아간 곁은
閉戶不曾聞(폐호부증문)문을 닫으니 일찍 안 들려
草堂端居和子美新賃草屋韻3(초당단거화자미신임초옥운3)
초당에 살며 두보의 시에 화운하다-李奎報92
漸漸階苔紫(점점계태자)조금씩 섬돌 이끼 짙어져
茸茸徑草靑(용용경초청)수북이 길엔 풀이 푸르러무성할용
殘生浮似夢(잔생부사몽)남겨진 삶은 꿈 같이 떠서
破屋豁於亭(파옥활어정)부셔진 집은 정자로 뚫려뚫린골활
不省室囊倒(불성실낭도)집을 안 살펴 주머니 비어주머니낭
猶嫌一日醒(유혐일일성)오히려 싫어 하루라 술 깨싫어할혐
詩成誰復愛(시성수부애)시를 지으니 뉘 다시 아껴
自寫枕頭屛(자사침두병)스스로 베껴 베개 위 병풍
草堂端居和子美新賃草屋韻4(초당단거화자미신임초옥운4)
초당에 살며 두보의 시에 화운하다-李奎報93
心已知焦穀(심이지초곡)마음 이미 안 불에 탄 곡식그을릴초
人誰射毒沙(인수사독사)남들 뉘 쏘아 독 있는 모래
老於詩境界(노어시경계)늙어가면서 시 하는 곳에
謀却酒生涯(모각주생애)꾀함 물리쳐 술에서 살아
黙笑觀時變(묵소관시변)잠자코 웃어 때 바뀜 보며
閒吟感物華(한음감물화)느긋이 읊어 온갖 빛 느껴
在家堪作佛(재가감작불)집에 있어서 부처가 다돼
靈運已忘家(령운이망가)사령운 이미 집을 잊어서
江行(강행)강을 가면서-李奎報94
路轉長川遠(로전장천원)길을 돌아서 긴 시내 멀어
雲低曠野平(운저광야평)구름 아래로 휑한 들 넓어
天寒征雁苦(천한정안고)날씨 차가워 기러기 애써칠정
沙漲宿鷗驚(사창숙구경)모래 물 불어 갈매기 놀라불을창
鬼火林間碧(귀화림간벽)도깨비불에 숲 사이 파래
漁燈雨外明(어등우외명)고기잡이 등 비 너머 밝혀
歸舟夜未泊(귀주야미박)돌아가는 배 밤에 안 대어배댈박
鴉軋櫓猶鳴(아알로유명)까만 삐거덕 노 외려 울려삐걱거릴알 방패로
偶龍嚴寺(寓용엄사)용엄사에 살면서-李奎報95
羈紲不到處(기설부도처)세상 얽매임 닿지 못한 곳굴레기 고삐설
白雲僧自閑(백운승자한)흰 구름 스님 절로 느긋해
煙光愁暮樹(연광수모수)연기 빛 시름 저묾의 나무
松色護秋山(송색호추산)소나무 빛깔 가을 산 지켜
落日寒蟬噪(낙일한선조)지는 해 쌀쌀 매미 울어대매미선 떠들썩할조
長天倦鳥還(장천권조환)먼 하늘 지쳐 새는 돌아와
病中深畏客(병중심외객)앓아 깊어서 손님 두려워
白晝鎖松關(백주쇄송관)한낮에 닫힌 소나무 빗장
犬灘(견탄)개여울-李奎報96
淸曉發龍浦(청효발룡포)맑은 날 새벽 용포를 떠나개포
黃昏泊犬灘(황혼박견탄)어스름 저녁 배 댄 개여울
黠雲欺落日(힐운기락일)나쁜 구름이 지는 해 속여약을힐
狼石捍狂瀾(랑석한광란)흩어진 돌에 빠른 물 막혀이리랑 막을한 물결란
水國秋先冷(수국추선랭)물의 나라라 가을 앞 썰렁
船亭夜更寒(선정야갱한)배에 정자는 밤엔 더 추워
江山眞勝畵(강산진승화)강산은 정말 빼어난 그림
莫作畵圖看(막작화도간)짓지를 마라 보려는 그림
醉遊下寧寺(취유하녕사)취하여 놀아 절을 내려와-李奎報97
偶到湖邊寺(우도호변사)뜻밖에 닿아 호숫가 절에
淸風散酒醺(청풍산주훈)맑은 바람이 술기운 흩어취할훈
野荒偏引燒(야황편인소)들은 거칠어 쏠려 불 끌고사를소
江暗易生雲(강암이생운)강은 어둑해 쉬 구름 일어
碧嶺侵沙斷(벽령침사단)푸른 고개는 모래에 끊겨
奔流夾岸分(분류협안분)치달려 흘러 낀 언덕 나눠
孤舟何處泊(고주하처박)외로운 배를 어디에 대나
漁笛晚來聞(어적만래문)어부의 피리 저녁에 들려
秋送金先輩登第還鄕(추송김선배등제환향)
가을에 김선배가 등과하여 귀향함에 보내며-李奎報98
射策登高第(사책등고제)꾀함 맞아서 과거에 올라
騰裝返故鄕(등장반고향)오른 꾸밈에 고향 돌아가
春同鶯出谷(춘동앵출곡)봄 같이 꾀꼴 골짝을 나와
秋趁雁隨陽(추진안수양)가을 좇아서 기러기 따라
落日秋行色(락일추행색)떨어지는 해 가을 가는 빛
孤煙慚別腸(고연참별장)외로운 연기 헤짐 부끄러부끄러울참
明年會相見(명년회상견)이듬해 모여 서로 봐야지
好去莫霑裝(호거막점장)좋게 떠나야 옷 적심 마오젖을점
蓼花白鷺(요화백로)여뀌 꽃 해오라기-李奎報99
前灘富魚蝦(전탄부어하)앞 여울 많은 물고기 새우
有意劈波入(유의벽파입)뜻 있어 갈라 물결에 들어쪼갤벽
見人忽驚起(견인홀경기)사람 봐 흠칫 놀라 일어나
蓼岸還飛集(료안환비집)여뀌 꽃 언덕 날아가 앉아
翅頸待人歸(시경대인귀)목 날개 움찔 사람 가기를날개시
細雨毛衣濕(세우모의습)가랑비에도 털옷이 젖어
心猶在灘魚(심유재탄어)마음 오히려 여울 고기에
人道忘機立(인도망기립)사람들 말해 멍히 서 있어
敵意(적의)적대시하는 뜻-李奎報 100
獨坐自彈琴(독좌자탄금)저 혼자 앉아 거문고를 타
獨吟頻擧酒(독음빈거주)홀로 읊으며 자주 술 들어
旣不負吾身(기불부오신)이미 못 가눠 내 몸마저도
又不負吾口(우불부오구)또한 안 덮어 내 입까지도
何須待知音(하수대지음)어찌 꼭 바래 날 알아줄 이
亦莫須飮友(역막수음우)또 바램마라 함께 마실 벗
敵意則爲歡(적의즉위환)미워하는 뜻 기뻐함 위해
此言吾必取(차언오필취)이리 말함은 내 꼭 얻어야
甘露寺(감로사)감로사에서-李奎報101
金碧樓臺似(금벽루대사)금빛 옥빛이 누대와 같아
環遶水重圍(환요수중위)둥글게 둘러 물 겹겹 감싸두를요
炤日添秋露(소일첨추로)밝은 해 보태 가을 이슬에밝을소
干雲散夕霏(간운산석비)다가온 구름 저녁 놀 흩어눈펄펄내릴비
偶成文字去(우성문자거)뜻밖에 이룬 글자 떠나가※기러기
自作畫圖飛(자작화도비)저절로 지은 그림이 날아※해오라기
不起江加鏡(불기강가경)물결 안 일어 강은 거울이
路上行人對(로상행인대)길 위를 걸어 걷는 이 마주
甘露寺(감로사)감로사에서-李奎報102
金碧樓臺似翥翬(금벽루대사저휘)금빛옥빛 누대는 훨훨 나는 듯날아오를저 훨훨날휘
靑山環遶水重圍(청산환요수중위)푸른 산 둥글 둘러 물 겹겹 감싸두를요
霜華炤日添秋露(상화소일첨추로)서리 비친 밝은 해 가을이슬 더밝을소
海氣干雲散夕霏(해기간운산석비)바다기운 구름 쳐 저녁 놀 흩어눈펄펄내릴비
鴻雁偶成文字去(홍안우성문자거)기러기 뜻밖 이룬 글자 떠나가
鷺鶿自作畫圖飛(로자자작화도비)물새들 절로 지은 그림이 날아가마우지자 ※黑白
微風不起江加鏡(미풍불기강가경)실바람 일지 않아 강은 거울이
路上行人對影歸(로상행인대영귀)길 위를 걷는 이는 그림자도 가
鸚鵡(앵무)앵무새-李奎報103
衿披藍綠觜丹砂(금피람록자단사)옷 걸침 쪽빛 푸름 털뿔은 붉어털뿔자
都爲能言見罻羅(도위능언견위라)모두 하니 말을 해 그물 걸리지그물위
嬌姹小兒圓舌澁(교차소아원설삽)예쁘장 작은아이 혀 놀림 꺼려자랑할차 떫을삽
玲瓏處女惠容多(영롱처녀혜용다)아롱다롱 아가씨 꾸밈새 한껏옥소리령롱
慣聞人語傳聲巧(관문인어전성교)익히 들은 남의 말 잘 옮긴 소리버릇관
新學宮詞道字訛(신학궁사도자와)새로 배운 궁궐 말 글자 잘못 말그릇될와
牢鎖玉籠無計出(뢰쇄옥롱무계출)우리 갇혀 옥 조롱 벗을 꾀 없어우리뢰 대그릇롱
隴山歸夢漸蹉跎(롱산귀몽점차타)고개 산 돌아갈 꿈 차츰 어긋나넘어질차 헛디딜타
賀文長老得寺(하문장로득사)문 장로 절을 얻어 축하하며-李奎報104
公道如今尙不隳(공도여금상불휴)공도는 이제처럼 여태 안 깨져무너뜨릴휴
名藍還到一淸羸(명람환도일청리)이름난 절 오게 돼 한 맑은 스님여윌리 ※伽藍
老龍得瀨方專穴(로룡득뢰방전혈)늙은 용 여울 얻어 막 오롯 들어여울뢰
瘦鳳尋梧始占枝(수봉심오시점지)여윈 봉 오동 찾아 첫 앉은 가지
山水風流眞勝地(산수풍류진승지)산에 물 바람 흘러 정말 빼난 땅
鶯花時節是歸期(앵화시절시귀기)꾀꼬리 꽃 철일 때 돌아가는 때
我今懽抃先來賀(아금환변선래하)내 이제 기뻐 손뼉 먼저 와 축하기뻐할환 손뼉칠변
不爲吾師也爲時(불위오사야위시)안 위해 우리 스님 어쩜 때 위해
訪覺月師(방각월사)각월 스님을 찾아-李奎報105
步步行隨入谷雲(보보행수입곡운)걷고 걸어 따라가 골짝 든 구름
自然幽洞辟紅塵(자연유동벽홍진)절로 그리 깊은 골 세상을 멀리
已將蚊雀觀鍾釜(이장문작관종부)이미 해 모기 참새 잔 가마 살펴가마부
曾把螟蛉戲搢紳(증파명령희진신)일찍 잡은 애벌레 꽂아 매 놀아잠자리령 꽂을진
俯仰歸來推幻化(부앙귀래추환화)위아래 봐 돌아와 홀려서 옮아
死生得喪任天鈞(사생득상임천균)죽고 삶 얻고 잃어 하늘에 맡겨죽을상 서른근균
多師雪裏猶賖酒(다사설리유사주)많은 스님 눈 속에 외려 술 사와외상으로살사
借與山中一日春(차여산중일일춘)빌려준 산 가운데 하루의 봄날
兒三百飮酒(아삼백음주)아들 삼백이 술을 마셔-李奎報106
汝今乳齒已傾觴(여금유치이경상)네가 이제 젖니에 벌써 잔 기웃기울경
心恐年來必腐腸(심공년래필부장)두려운 맘 앞으로 꼭 창자 썩어썩을부
莫學乃翁長醉倒(막학내옹장취도)배우지마 이 아비 늘 취해 비틀넘어질도
一生人道太顚狂(일생인도태전광)한 삶에 남들 말이 너무나 미쳐꼭대기전
一生誤身全是酒(일생오신전시주)한 살이 그릇된 몸 워낙 이 술이
汝今好飮又何哉(여금호음우하재)너 이제 좋아 마셔 또 어찌할꼬
命名三百吾方悔(명명삼백오방회)이름 붙여 삼백이 내 막 뉘우쳐
恐爾日傾三百杯(공이일경삼백배)아마 너 날 기울여 삼백 잔 할까
江上偶吟(강상우음)강 위에서-李奎報107
滾滾長江流向東(곤곤장강류향동)흘러흘러 긴 강은 흘러 동으로흐를곤
古今來往亦何窮(고금래왕역하궁)옛 이제 오고가니 또 어찌 다해
商船截破寒濤碧(상선절파한도벽)장삿배 끊고 부숴 찬 물결 푸름끊을절
漁笛吹殘落照紅(어적취잔락조홍)고기피리 불리어 지는 빛 붉어
鷺格斗高菰岸上(로격두고고안상)해오라기 별 높이 부추 언덕 위향초고
雁謀都寄稻畦中(안모도기도휴중)기러기 꾀 다 붙어 논두렁 속에밭두둑휴
嚴陵舊迹無人繼(엄릉구적무인계)엄자릉 옛날 자취 잇는 이 없어
終抱煙波作釣翁(종포연파작조옹)끝내 안겨 안개 결 낚시 늙은이
犬浦偶吟(견포우음)견포에서-李奎報108
無端馬上換星霜(무단마상환성상)까닭 없이 말 위서 해가 바뀌고
望闕思家倍感傷(망궐사가배감상)대궐 바래 집 생각 아픔만 더해
紅日落時天杳杳(홍일락시천묘묘)붉은 해 떨어질 때 하늘 어두워어두울묘
白雲缺處水蒼蒼(백운결처수창창)흰 구름 모자란 곳 물이 푸르러
雨晴草色連空綠(우청초색련공록)비 개어 풀 빛깔은 하늘 이은 빛
風暖梅花度嶺香(풍난매화도령향)바람 따뜻 매화꽃 재 넘은 내음
薄宦江涯良悒悒(박환강애량읍읍)엷은 벼슬 강 물가 정말 착잡해벼슬환 근심할읍
春光何況攪離腸(춘광하황교리장)봄날 빛 어이 그리 속을 휘젓나어지러울교
三月又到保安縣江上課木(삼월우도보안현강상과목)
삼월에 보안현 강에 이르러 나무를 매겨 올리며-李奎報109
一春三過此江頭(일춘삼과차강두)봄 한철 세 번 지나 이 강 머리를
王事何曾怨未休(왕사하증원미휴)임금 일 어찌 일찍 못 쉬어 탓해
萬里壯濤奔白馬(만리장도분백마)만 리 거센 큰 물결 흰말이 달려
千年古木臥蒼虯(천년고목와창규)천년을 묵은 나무 푸른 용 누워규룡규
海風吹落蠻村笛(해풍취락만촌적)바다바람 불려 져 어촌의 피리
沙月來迎浦客舟(사월래영포객주)모래 달 오며 맞아 갯가 찾는 배
擁去騶童應怪我(옹거추동응괴아)안고 가 말잡이 애 으레 날 몰라말먹이는사람추
每逢佳景立遲留(매봉가경립지류)좋은 경치 만나선 더디 서 머뭇
再入臨陂郡(재입림피군)다시 임피군에 들어가며-李奎報110
古縣依然接水湄(고현의연접수미)옛 고을 그렇듯이 물가에 닿아물가미
前驅紅旆拂林歸(전구홍패불림귀)앞 몰이 붉은 깃발 숲을 스쳐가기패
往來雌有鶯相識(왕래자유앵상식)오가니 암컷 있어 꾀꼬리 알아
衰病那堪馬似飛(쇠병나감마사비)늙어 병 어찌 견뎌 날듯 한 말이
客舍新除垂柳路(객사신제수류로)객사에 새로 닦은 버들 드린 길
人家半掩映花扉(인가반엄영화비)사람 집 반쯤 닫혀 꽃 어린 사립
參軍孤瘦難堪見(참군고수난감견)참군에 외론 여윔 보니 못 견뎌
士女可須聚作圍(사녀가수취작위)선비 아낙 꼭 옳아 모여 둘러서
題浦口小村(제포구소촌)포구의 작은 마을-李奎報111
流水聲中朝復暮(류수성중조부모)물 흐름 소리 속에 아침 또 저녁
海村籬落苦蕭條(해촌리락고소조)바다마을 울 흩여 괴로움 쓸쓸
湖淸巧印當心月(호청교인당심월)호수 맑아 꼭 찍어 마음 달 맞아
浦濶貪呑入口潮(포활탐탄입구조)포구 넓어 폭 삼켜 밀물을 들여
古石浪舂平作礪(고석랑용평작려)오랜 돌 물결 찧어 너른 숫돌이거친숫돌려
壞船苔沒臥成橋(괴선태몰와성교)깨진 배 이끼 덮여 누워 다리로
江山萬景吟難狀(강산만경음난상)강산에 모든 볕발 읊어 못 그려
須倩丹靑畫筆描(수천단청화필묘)꼭 빌어 붉음 푸름 붓이라 그려예쁠천
寄吳德全(기오덕전)오덕전에게-李奎報112
海山東去路悠悠(해산동거로유유)바다 산 동쪽 떠나 길은 아득해
一落天涯故倦遊(일락천애고권유)한 떨어진 하늘 끝 가다가 지쳐
黃稻日肥鷄鶩喜(황도일비계목희)누른 벼 날로 살쪄 닭오리 반겨집오리목
碧梧秋老鳳凰愁(벽오추로봉황수)벽오동 가을 시듦 봉황새 시름
煙波不返遊吳棹(연파불반유오도)안개물결 아니 와 오 배로 놀아노도
雪月期浮訪剡舟(설월기부방섬주)눈의 달에 띄우려 섬 배로 찾아땅이름섬
聖代未應終見棄(성대미응종견기)태평성대 안 맞아 끝내 버려져
莫辭垂白釣淸流(막사수백조청류)물림 마 흰머리에 맑은 물 낚시
又用東度坡詩韻贈之(우용동도파시운증지)동도파 시의 운으로 지어주다-李奎報113
鮎魚緣竹一何遲(점어연죽일하지)메기로 대에 묶임 이 어찌 더뎌메기점 ※緣木求魚
慙愧頭銜似昔時(참괴두함사석시)부끄러 머리 이름 옛 때와 같아재갈함
只爲別來長飽戀(지위별래장포련)다만 하니 따로 와 오래 배불려
故應相見更多姿(고응상견갱다자)맞아서 서로 보니 또 많은 맵시
詩敎雪暈微侵鬢(시교설훈미침빈)시가 시킨 눈 무리 살짝 든 머리
酒放春紅半蘸肌(주방춘홍반잠기)술에 내친 봄 붉음 반쯤 담근 살담글잠
我亦參禪老居士(아역참선로거사)내 또한 선에 드는 늙어 머문 이
祖師林下舊橫枝(조사림하구횡지)처음스님 숲 아래 옛 걸친 가지
景福寺路上作(경복사로상작)경복사 길 위에서-李奎報114
一路脩脩繞碧山(일로수수요벽산)길 하나 쭉쭉 뻗어 푸른 산 둘러
觸松紗帽紸梢端(촉송사모주초단)솔에 닿은 깁 모자 가지 끝 걸려댈주
渴窺深井難抔飮(갈규심정난부음)목말라 깊은 우물 움켜 못 마셔움킬부
行過幽花試折看(행과유화시절간)지나가며 그윽 꽃 꺾어도 보네
蜻蜓點過淸溝上(청정점과청구상)잠자리 흩여 지나 맑은 도랑 위봇도랑구
蜇蝪遁藏碧草中(철탕둔장벽초중)도마뱀 숨어 감춰 푸른 풀 속에쏠철 땅거미탕
山路何須僧導去(산로하수승도거)산길에 어찌해 꼭 스님 끌어 가
磬聲敲處認鴦宮(경성고처인앙궁)경쇠소리 치는 곳 알아 원앙 궁두드릴고
渡臨津(도임진)임진강을 건너며-李奎報115
扁舟駕浪疾於飛(편주가랑질어비)얕은 배 물결 타니 날기보다 더
水氣凄涼逼客衣(수기처량핍객의)물 기운 싸늘 썰렁 길손 옷에 다닥칠핍
綠岸有時雙鷺立(록안유시쌍로립)푸른 언덕 때로는 백로 나란 서
碧天何處一帆歸(벽천하처일범귀)파란 하늘 어디로 돛배 하나 가
山含紅日低村樹(산함홍일저촌수)산 머금은 붉은 해 마을 나무 밑
風卷銀濤碎釣磯(풍권은도쇄조기)바람 말아 은물결 낚시터를 쳐
初出東門尙怊悵(초출동문상초창)처음 나와 동문엘 외려 슬퍼 해
渡江無奈益依依(도강무내익의의)강 건너기 어쩌나 더욱 못내 해
又贈金君(우증금군)또 김군에게 주며-李奎報116
珍重金君愛客心(진중김군애객심)보배 같이 김군은 손님 맘 아껴
見來長共酒杯深(견래장공주배심)오면 봐 오래 함께 술잔 깊어가
霜秋少睡先鷄起(상추소수선계기)서리가을 잠 적어 닭 앞서 깨어
露曉多情伴鶴吟(로효다정반학음)이슬새벽 겨운 정 학 벗해 읊어
俊拔子應三耳湧(준발자응삼이용)잘빠진 그대 으레 귀 셋이 솟아샘솟을용
衰遲我已二毛侵(쇠지아이이모침)늙음 더뎌 내 벌써 다른 털 들어
相逢話舊翻悽悵(상봉화구번처창)서로 만나 옛 얘기 슬픔 엎치락
挑盡靑燈淚濕襟(도진청등루습금)심지 다해 푸른 등 눈물 젖은 옷
八月二日(팔월이일)팔월이일-李奎報117
食罷禪房暫啜茶(식파선방잠철다)밥 다 먹은 절 방서 잠깐 차 마셔마실철
半山紅日已西斜(반산홍일이서사)산 중턱에 붉은 해 이미 서쪽엘
坐呼階畔馴人鶴(좌호계반순인학)앉아 불러 뜰 두둑 사람 따른 학
臥聽門前警盜鵝(와청문전경도아)누워 들어 문 앞에 도둑 놀랠 새거위아
萬柳影中南北路(만류영중남북로)많은 버들 그늘 속 남북으로 길
一溪聲外兩三家(일계성외량삼가)한 시내 물소리 밖 두어 채 집이
卒然得句聊題壁(졸연득구료제벽)마침내 시구 얻어 벽에다 쓰니※猝然
寄語闍梨莫羃紗(기어도리막멱사)말 붙여 큰스님께 깁 덮지 마오망루도 덮을멱
開國寺池上作(개국사지상작)개국사 연못에서 짓다-李奎報118
尋僧散步樹陰中(심승산보수음중)스님 찾아 거닐어 나무 그늘 속
遇勝留連曲沼東(우승류련곡소동)빼남 만나 남겨져 굽은 못 동쪽
點水蜻蜓綃翼綠(점수청정초익록)물을 찍는 잠자리 얇은 날개에
浴波꜒鶒繡毛紅(욕파계칙수모홍)물결 멱 물새들새 수논 털 붉어비오리계 뜸부기칙
仙人掌重蓮承露(선인장중련승로)신선은 손바닥 둘 연잎 위 이슬
宮女腰輕柳帶風(궁녀요경류대풍)궁녀는 허리 간들 버들 띠 바람
出戲游魚休避去(출희유어휴피거)놀러 나온 물고기 아니 벗어나
蹲池不必是漁翁(준지불필시어옹)웅크린 못 꼭 아니 고기 잡는 이웅크릴준
和宿天壽寺(화숙천수사)천수사에 묵으며 답하다-李奎報119
百花相倚鬪輕盈(백화상의투경영)온갖 꽃 서로 기대 다퉈 살짝 차
準擬同君醉太平(준의동군취태평)견줘 봐 그대 함께 취해 태평해헤아릴의
嘉節無端揮淚別(가절무단휘루별)좋은 철 까닭 없이 눈물로 헤져
亂山何處皺眉行(난산하처추미행)어지런 산 어디로 주름져 가나주름추
玉川文字五十卷(옥천문자오십권)옥천 노동 문자는 오십 권의 글※盧仝
魯望生涯三十楹(노망생애삼십영)육귀몽 노망 삶은 삼십 칸의 집※陸龜蒙
曾是少年爲客處(증시소년위객처)일찍이 젊은 나이 나그네 된 곳
逢人問我舊姓名(봉인문아구성명)사람 만나 날 물어 옛 성과 이름
梅花(매화)매화-李奎報120
庾嶺侵寒拆凍脣(유령침한탁동순)유령 재 추위 들어 언 입술 터져곳집유 열탁
不將紅粉損天眞(부장홍분손천진)않으려 붉은 가루 하늘 참 덜어
莫敎驚落羌兒笛(막교경락강아적)하겐 마 놀람 떨침 오랑캐 피리
好待來隨驛使塵(호대래수역사진)잘 기다려 오면서 역 사자 먼지
帶雪更粧千點雪(대설갱장천점설)두른 눈 다시 꾸며 천 송이 눈꽃
先春偸作一番春(선춘투작일번춘)봄 앞서 훔쳐 지어 한바탕 봄을훔칠투
玉肌尙有淸香在(옥기상유청향재)옥 살결 여태 있어 맑은 향 지녀
竊藥姮娥月裏身(절약항아월이신)약을 훔친 항아로 달 가운데 몸
和子美成都草堂韻1(화자미성도초당운1)두보의 성도초당 운에 답하며-李奎報121
嬾惰無心賦兩鄕(란타무심부량향)게을러 마음 없어 두 고을 읊기게으를란타
況堪著論效王符(황감저론효왕부)하물며 지어 논해 왕부 본받아※後漢 王符 潛夫論
緬思潘閬三峯好(면사반랑삼봉호)생각 골똘 반랑의 삼봉도 좋아가는실면 솟을대문랑
且任陳蕃一室蕪(차임진번일실무)잠깐 맡겨 진번의 한 칸 집 거칢우거질번
小塢移花邀客看(소오이화요객간)작은 둑에 옮긴 꽃 손님 맞아 봐둑오 맞을요
比隣有酒遣兒沽(비린유주견아고)이웃 나란 술 있어 아이 보내 사팔고
何煩點檢人間事(하번점검인간사)어찌 괴롬 밝혀내 세상살이 일
出處悲歡命矣夫(출처비환명의부)나선 곳 기쁨 슬픔 해야 할 일이
和子美成都草堂韻2(화자미성도초당운2)두보의 성도초당 운에 답하며-李奎報122
不把餘愚汚及溪(불파여우오급계)안 잡아 어리석음 더럽힌 시내
幽棲租免宦途迷(유서조면환도미)깊이 살아 세 벗어 벼슬길 헤매
披襟快得風來北(피금쾌득풍래북)옷깃 헤쳐 시원함 바람 든 북쪽
隱几從敎日向西(은궤종교일향서)숨은 책상 쫓게 해 해 저문 서쪽
世味淺深曾染指(세미천심증염지)세상맛 얕고 깊어 일찍 물든 손
人生得失已忘蹄(인생득실이망제)사람 삶 얻고 잃어 벌써 잊힌 발
半窓林影搖森翠(반창림영요삼취)창에 반쯤 숲 그늘 숲 푸름 흔들
讀罷書頭落燕尾(독파서두락연미)읽기 마친 책머리 제비 똥 떨렁
和子美成都草堂韻3(화자미성도초당운3)두보의 성도초당 운에 답하며-李奎報123
半捲疎簾獨倚欄(반권소렴독의란)반쯤 걷힌 성긴 발 난간에 기대
雨聲淙瀉劇驚湍(우성종사극경단)빗소리 쏟아 부어 여울이 놀래물소리종 쏟을사
橫雲尙自暗千嶂(횡운상자암천장)비낀 구름 아직도 온 산에 어둑높고가파른산장
落日不知餘幾竿(낙일부지여기간)저문 해 아니 알아 낚싯대 몇몇
遇客只愁浮太白(우객지수부태백)손님 만나 시름은 떠돈 이태백
學仙何苦鍊還丹(학선하고련환단)신선 배워 어찌해 선단 굽는 일
爲言隣叟好來往(위언린수호래왕)말하니 이웃 노인 잘도 오고가
除却閑談送老難(제각한담송로난)빼물려 느긋 얘기 늘그막 보내
聊省驛壁上韻(료성역벽상운)요성역 벽의 운으로-李奎報124
幽谷一宵中酒宿(유곡일소중주숙)깊은 골짝 하룻밤 술 취해 묵어
聊省半日解驂留(료성반일해참류)기대 살펴 반나절 푼 안장 머뭇곁마참
歸來阮籍空長嘯(귀래완적공장소)돌아온 완적처럼 길게 휘파람※阮籍(210∼263)
寂寞相與故倦遊(적막상如고권유)쓸쓸 고요 상여는 놀기도 지쳐※司馬相如
郵吏送迎何日了(우리송영하일료)역 아전 보냄 맞음 어느 날 끝나역참우
使華來往幾時休(사화래왕기시휴)중국사신 오고감 몇몇 때 쉬나
唯予幸是閑行者(유여행시한행자)오직 내 다행히도 느긋한 길손
來不煩人去自由(래불번인거자유)오며 아니 괴론 이 가기 저 하기
杜門(두문)문을 닫아두고-李奎報125
爲避人間謗議騰(위피인간방의등)벗어나려 세상을 헐뜯음 끓어헏뜰을방 오를등
杜門高臥髮鬅鬠(두문고와발붕괄)문 닫고 높이 누워 머리 헝클려머리흐트러질붕
初如蕩蕩懷春女(초여탕탕회춘녀)처음엔 흐드러져 품어 봄 처녀
漸作寥寥結夏僧(점작료료결하승)차츰 돼 쓸쓸 고요 매인 여름 중
兒戱牽衣聊足樂(아희견의료족락)아이 놀이 옷 끌어 넉넉히 즐겨
客來敲戶不須應(객래고호불수응)손님 와 문 두드려 꼭 반김 않아
窮通榮辱皆天賦(궁통영욕개천부)막힘 뚫림 피고 짊 다 하늘이 줘
斥鷃何曾羨大鵬(척안하증선대붕)메추리 어찌 일찍 붕새 부러워부러워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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