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月
薄雪寒不斂 엷은 눈에 추위 가시지 않아
尙看春色遠 봄빛이 아직 멀긴 하지만
先着儂兩臉 “내 양 볼에 봄이 먼저 왔다고
願郞莫儂嗔 임이여, 제게 성내지 마소,
錦衾共纏繞 함께 비단 이불 덮고 있지만
那得識儂身 내 몸이 어떤지 알기나 하나요?”
KBS드라마 '공주의 남자' 중 한장면
二月
折得可憐紅 예쁜 꽃을 꺾어다가
與儂同照鏡 나와 함께 거울에 비춰보시네.
花定不及儂 “꽃이 정녕 나에게 미치지 못하지요.
縱令花勝儂 설령 꽃이 나보다 낫다 한들,
花詎爲郞織 꽃이 어찌 당신 위해 베를 짤까요,
花詎爲郞食 꽃이 어찌 당신 위해 밥을 할까요.”
三月
小立花林中 잠시 꽃 핀 숲에 서니
楊葉似新眉 버들잎이 단장한 눈썹 같고요,
桃花學裙紅 복사꽃은 다홍치마 닮았으니
呼郞來覓儂 당신을 불러 찾아보라 하지만
桃東復李西 동쪽엔 복사꽃 서쪽엔 자두꽃
何處得眞儂 어디에서 나를 찾을 수 있을까요.
四月
千林花盡空 온 숲에 꽃이 다 졌는데
獨見郞樓上 당신만 누각에 계시네요.
一枝尙留紅 한가지에 머무른 붉은 꽃잎,
郞莫愛黃鳥 당신은 꾀꼬리 좋아하지 마세요.
終日織柳絲 종일 실버들 엮는다 한들,
那得一尺繡 어찌 비단옷 한 자라도 짜겠어요?
五月
不寬亦不窄 넓지도 않고 좁지도 않은
羅衫白苧袍 비단 적삼과 흰 도포를
朝來與郞着 아침에 당신에게 입혔더니
郞去入市中 당신은 입고서 장에 갔지요.
買取白團扇 오실 때 흰 둥글부채 사서
報儂針線工 내 바느질 솜씨에 답하겠지요.
六月
投扇故不持 부채를 쥐지 않고 던지시나요,
十指應似儂 열 손가락이 나와 한가지건만
每來令儂揮 매번 내게 부채질하게 하니
蒸炎夜不歇 찌는 듯한 더위 밤에도 가시지 않네요.
壚酒郞莫飮 주막에서 술을 마시지 마세요,
眠時郞肌熱 잠잘 때 당신의 살갗 뜨겁네요.
七月
試出長河渚 긴 강 물가를 살피러 나가니
郞作牽牛來 당신은 견우가 되어 오시네요.
儂作織女去 나는 직녀가 되어 가서
相逢更無人 서로 만나니 밤이라 사람도 없네요.
不知天上事 하늘 위의 일은 알지 못하지만
似儂今日歡 당신이 보이니 오늘은 기쁘네요.
八月
促織鳴寒戶 귀뚜라미 서늘한 문에 울어
儂欲上機時 내가 베틀에 앉으려 하는데
已復呼儂去 다시 나를 오라 부르시니,
願郞聽儂語 당신은 제 말 좀 들어보세요.
但知催寒服 “겨울옷 재촉만 하면서도
令儂不得織 옷 짜는 것 방해만 하시나요.”
九月
故向儂樓前 일부러 내 방 앞에다가,
郞栽一叢菊 당신이 한 떨기 국화꽃 심어
令儂繡時看 내가 수놓을 때 보게 하기에
朝來刺一葩 아침에 한 송이 수놓고 나니
阿郞忽來見 당신이 갑자기 와서 보고는
錯道落眞花 “진짜 꽃이 없어졌네” 농을 하시네.
十月
嚴霜厚與雪 서리가 심하니 두터운 눈 같은데
千林盡憔悴 많은 숲이 전부 쇠하고 시들어버렸네.
松柏守舊節 소나무와 잣나무는 절개를 오래 지키는데
願郞心勿易 낭군께 원하기는 마음 바뀌지 않는 거라오
百年相對老 백년을 서로 마주하여 늙어가며
懷心比松柏 마음가짐 송백을 본뜨리라.
十一月
今日寒政苦 오늘 추위 몹시도 심하여라,
鴛衾薄不暖 원앙 이불이 얇아 쌀쌀하기에
竟夜交郞抱 밤새 당신과 안고 자다가
回首向郞道 고개 돌려 당신에게 말하네,
不知東家婦 “옆집에 사는 아낙네,
獨宿寒何許 혼자 자면 얼마나 추울까?”
十二月
今夜不張燭 오늘밤 촛불 켜지 않았더니
不見阿郞面 낭군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但聞香氣息 향긋한 숨소리만 듣다가
朝來對鏡看 아침에 거울보고 하는 말
如何臉邊朱 “어찌하여 뺨에 바른 연지가
一半着郞面 낭군 얼굴에 가득 묻었나요?”
[출처] 신혼의 즐거움을 일 년, 열 두달에 빗대다|작성자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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