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찾아가서 만나지 못하고
-李鼎成(이정성)
一道淸溪抱村流(일도청계포촌류)
隔林何處野棠開(격림하처야당개)
春深院落無人到(춘심원락무인도)
收拾風인滿袖來(수습풍인만수래)
한가닥 냇물이 마을을 안고 흘러가는데
어느 숲속에 아가위꽃이 피었는가
봄날 이 집에 찾아오는 이 없는데
아지랑이를 옷소매에 가득 담고 왔다
봄날의 정경이
눈에 선하게 떠오른다.
한 가닥 물줄기의
푸른 시내가
마을을 안고 흘러가는데
저 숲 너머 어느 곳에
아가위꽃이 피어있는가.
지금쯤 숲속에는
아가위꽃이 한참
피어나고 있을 것이다.
봄이 깊어 가는 정원 뜰에는
아무도 찾아오는 이 없고
다만 내가 이 봄날
아지랑이를 걷어서
옷소매에 가득히 담고 돌아왔다.
그런데
김 거사를 만나지 못하고
그냥 돌아오게 되니
못내 섭섭한 마음이다.
화창한 봄날
친구를 찾아갔으나
마침 출타중이라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에도
빈 손이 아닌
아지랑이를 옷소매에 가득히
담고 돌아오는
마음의 여유와
풍류를 엿보게 하는 멋이 있다.
나도 오늘 일요일이라
가까운 산 수정암에 갔다.
푸른 숲길을 거닐다가
옹달샘터에 앉아
표주박에 담긴
맑은 샘물에 떨어지는
뱃쫑뱃쫑..
고운 산새 울음 건져왔다.
맑은 바람 한 줌
밝은 햇살 한움큼,
예쁜 산꽃 한송이
내 마음에 담아왔드니
방안에 은은한 향기가 진동한다.
오늘밤 창밖에
초이랫 눈썹달이 뜨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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