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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과 효는 다른 길이 아니다〔忠孝無他道篇〕

淸潭 2025. 3. 22. 14:42

충과 효는 다른 길이 아니다〔忠孝無他道篇〕

 

용주유고 제5 / 오언고시(五言古詩)

충과 효는 다른 길이 아니다〔忠孝無他道篇〕

 

사람이 이 세상을 살면서 / 人生此世間

충과 효는 다른 길이 아니라네 / 忠孝無他道

충성을 다하다 죄에 저촉되면 / 竭忠或抵罪

나의 늙은 어버이 근심케 하고 / 我高堂老

효도하느라 충성을 다하지 못하면 / 爲孝不盡忠

나라가 곧 뒤집힌다네 / 邦國仍傾倒

물어보자, 벼슬하는 사람들아 / 借問仕宦子

여기에서 장차 어찌할 것인가 / 於此將何以

묵묵히 생각하니 충효의 근본은 / 默思忠孝本

오직 은혜와 의리뿐일세 / 惟恩與義耳

은혜를 마주하면 은혜를 지키고 / 當恩卽爲恩

의리를 마주하면 의리를 지키지 / 當義卽爲義

은혜와 의리가 서로 침범하지 않게 하는 것이 / 恩義不相

바로 우리들의 일이라네 / 所以吾人事

문헌에서 상고해보면 / 考諸方冊上

옛 현인도 이 이치에 독실하였네 / 昔賢敦此理

손가와 왕릉을 / 孫賈與王陵

어찌 효자가 아니라고 하리오 / 豈曰非孝子

손가의 어미는 왜 돌아왔냐고 꾸짖고 / 賈母責何歸

왕릉의 어미는 한나라 섬기라고 권했지 / 陵母勉事漢

의리가 중하면 기꺼이 은혜도 끊는 법 / 義重甘割恩

자애로운 어머니도 꺼리지 않는다네 / 母慈亦不憚

이 시 써서 멀리 가는 나그네에게 주니 / 書此寄遠客

황천이 감탄하여 밝게 비추리라 / 皇天炤嗟歎

 

[-D001] 손가(孫賈) :

춘추 시대 위()나라 대부 왕손가(王孫賈)를 말한다. 제 민왕(齊閔王)을 죽인 초()나라 장수 요치(齿)를 제거하여 원수를 갚았다. 《戰國策 齊策》

[-D002] 왕릉(王陵) :

()나라 말기 패() 땅의 호족(豪族)으로, 한 고조(漢高祖)가 미천할 때 잘 아는 사이였다. 고조가 기병하자 무리 수천 명을 모아 남양(南陽)을 차지하였다. 고조가 항적(項籍)을 공격하자 그제야 고조에게 귀의하였다. 훗날 안국후(安國侯)에 봉해졌다. 《漢書 卷40 王陵列傳》

[-D003] 손가의 …… 꾸짖고 :

왕손가는 나이 15세에 제 민왕을 섬겼는데, ()나라가 침입하자 민왕이 달아나 자취를 감추었다. 왕손가는 민왕을 잃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왕손가의 어미가네가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오면 나는 우리 집 대문에 기대어 바라본다. 네가 저녁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으면 나는 마을 입구의 문에 기대어 바라본다. 네가 지금 왕을 섬기는데 왕이 달아나서 간 곳을 모르니, 네가 어찌 돌아올 수 있느냐?”라고 하였다. 그러자 왕손가는 저자에 들어가 4백 명의 무리를 모아 요치를 죽였다. 战国 策》

[-D004] 왕릉의 …… 권했지 :

항우(項羽)가 왕릉의 어미를 군중에 두고 왕릉에게 항복을 권유하게 하였는데, 왕릉의 어미는 이를 거부하고 왕릉에게 한 고조를 잘 섬기라는 말을 전한 뒤 스스로 칼로 찔러 죽었다. 《漢書 卷40 王陵列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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