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부처님 마음

부처님은 어떻게 깨달았나?

淸潭 2007. 1. 28. 13:45

26일은 성도재일…부처님은 어떻게 깨달았나?

네가지 마음챙김 통해 집착 벗어나

 

샤카족의 왕자 고타마 싯다르타가 29세의 나이로 부귀영화를 버린 채 출가수행한지 6년 만에 우주를 아우르는 진리를 깨쳐 부처님이 된 날. 음력 12월 8일(양력 1월 26일) 성도재일(成道齋日)이다. 우리나라에서 행해지고 있는 성도재일의 기원은 중국 송나라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나라 때 선가에서 12월 8일을 성도일로 정하고 법회를 해왔던 것. 남방불교에서는 베사카(vesakha)의 보름(대개 5월 초)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차이가 난다.

깨달음을 얻고자 수행하는 이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삶’을 조망하고, ‘나’를 관찰하고 그리고 끊임없이 ‘나’를 갈고 닦아 깨달음을 얻으려면 어떤 수행법을 선택할까 고민도 많이 한다. 성도재일을 앞두고, 삶을 고뇌하던 싯다르타 태자가 고통을 해결하고자 출가한 후 어떻게 수행했는지 알아보자.
성도재일에는 부처님의 깨달음을 찬탄하며 나도 부처가 되고자 용맹정진을 한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대구사원주지연합회의 성도절 기념법회. 현대불교신문자료사진.

홀로 숲 속에 들어가 커다란 보리수 아래 길상초로 자리를 만들어 단정히 앉은 싯다르타는 ‘이 자리에서 육신이 다 죽어 없어져도 좋으니, 우주와 생명의 실상(實相)을 깨닫기 전에는 결코 이 자리를 떠나지 않으리라’고 맹세한 채 깊은 명상에 잠긴다.

7일째가 되던 날 나고 죽는 이 세상 모든 이치가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의 마음을 환히 빛냈다. 온갖 집착과 고뇌가 자취도 없이 풀려 버리고, 우주가 곧 내 자신이고 내 스스로가 우주임을 알게 된 것이다.

인류의 스승 부처님이 탄생하도록 한 7일간의 명상법은 사념처(四念處, 위빠사나)이다.

<대념처경>에 따르면 부처님은 ‘깨닫기 위한 하나의 길은 네 가지의 마음챙김’이라고 설했다. 몸에 대한 마음챙김(身念處),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受念處), 마음에 대한 마음챙김(心念處), 법에 대한 마음챙김(法念處)이 바로 그 것이다. 또한 ‘중생의 정화를 위한 슬픔과 괴로움을 소멸하기 위한 진리, 열반을 얻기 위한 유일한 길이 사념처’라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선정에 드는 자세는 어때야 할까. <염처경>은 ‘숲 속 나무 아래나 조용한 곳에 가서 자리를 잡고 다리를 포개고 앉은 다음 몸을 바르게 세우고 마음을 가다듬는 것’을 앉는 방법이라고 설한다.

걷기선을 할 수도 있다. ‘걸을 때 걷는 것을 알라’는 <염처경> 속 부처님의 말씀처럼, 걷기 뿐 아니라 걷고 서고 앉고 눕는 모든 행동이 선정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부처님은 사념처 수행과 함께 중생 근기에 따라 사마타 수행을 가르치셨다. <중지부경>에서 사마타의 중요성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깨달음에 이르는 네 가지 길이 있는데, 수행자의 근기에 따라 사마타와 사념처에 대한 수행 수순이 틀려지는 것을 설명했다. 사마타를 먼저 수행하고 사념처를 나중에 수행하는 수행자, 사념처를 먼저 하고 사마타를 하는 수행자, 두 가지를 연결해서 수행하거나, 사념처 수행을 하는 가운데 선정에 들어 번뇌와 속박에서 벗어나는 수행자의 분류를 해 놓고 있다.

이러한 네 가지 길에서 사념처를 수행할 때는 세 가지 문인 무상 고 무아 중에서 하나를 관하게 된다. <청정도론>은 ‘신심과 보시를 많이 한 수행자는 무상의 문인 무상삼매로, 선정을 많이 닦은 수행자는 고의 문인 무원삼매로, 지혜가 많은 이는 무아의 문인 공삼매에 든다’고 설명한다. 수행의 방법은 여러 가지이지만 부처님 말씀대로 따라하면 모두 한 줄기이다.

각황사 조실 의룡 스님은 “부처님은 낙행주의자”라고 말한다. 수행하는 것이 즐겁지 않고 고통스러우면 그건 수행의 정도에서 벗어나는 것이자, 부처님이 말씀하셨던 수행이 아니라는 것. 스님의 말씀처럼 고행을 하던 싯다르타는 그것이 도를 깨치는 방법이 아니라고 깨달았기에 고행을 버리고 평화와 기쁨 속에 7일간의 선정에 들었던 것이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었던 수행법은 사념처 수행이지만 2500년이 지난 현재의 불자들은 사념처 수행만 하는 것은 아니다. 참선, 독경, 염불, 주력, 절, 사경ㆍ사불에 이르기까지 여러 수행법이 불자들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성도재일을 맞아 부처님이 용맹정진 했던 정신을 되살려 어느 곳, 어느 자리에 있든 정진의 힘을 높이 세워보자. 어떤 수행법이건 내 근기에 맞는 수행법을 찾아 성도재일에는 깨달음을 위한 정진을 하자. 부처님의 깨달음을 찬탄하며 ‘나’를 찾아 깨달음의 길을 떠나야 한다.

성도재일마다 철야정진을 한지 10년이 됐다는 이정선 보살(60)은 “나이가 들면서 철야정진이 쉽지는 않지만 깨달음을 얻었던 부처님도 이러한 정진을 통해서 성불했다는 생각에 좀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밤을 새우며 용맹정진을 하고 나면 그동안 쌓였던 악업이 씻겨나가는 것 같아 무척 홀가분하다”고 철야정진 예찬론을 펼친다.

어떤 수행방법을 선택하든지, 성도재일까지 치열한 구도 속에 피어오르는 법열을 만끽해보자.
강지연 기자 | jygang@buddhap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