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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동료들은 "오타니가 해줄 거야"…겸손한 오타니는 "먼시가 팀을 구했어"

淸潭 2025. 4. 4. 07:46

다저스 동료들은 "오타니가 해줄 거야"…겸손한 오타니는 "먼시가 팀을 구했어"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2025. 4. 3. 15:51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홈 경기에서 7회까지 3-5 열세에 놓였다. 애틀랜타의 불펜은 막강했다. 다저스의 개막 7연승 행진은 여기서 마감되는 듯 했다.

시작부터 흐름이 좋지 않았다. 다저스는 1회초에 2점, 2회초에 3점을 각각 허용했다. 모두 실책에서 비롯된 점수였다. 다저스 선발 블레이크 스넬은 4회까지 5실점 했는데 자책점은 단 1점도 없었다.

 

다저스는 8회말 마침내 반격했다. 맥스 먼시가 2사 2,3루에서 중견수 방면 2루타를 때려 승부를 5-5 원점으로 되돌렸다. 강력한 뒷심이었다. 그 사이 8회초부터 등판한 잭 드라이어는 애틀랜타 타선을 꽁꽁 묶고 있었다.

다저스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1사 후 오타니 쇼헤이가 타석에 들어섰다. 마운드에는 애틀랜타 불펜의 간판 라이셀 이글레시아스가 서있었다. 이글레시아스는 8회말 1사 1루에서 등판해 불을 끄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해 체면을 구긴 상태였다.

이글레시아스는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오타니는 시속 88마일 체인지업 초구를 때려 가운데 담을 넘기는 끝내기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다저스가 6-5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개막 8연승을 질주한 순간이었다.

미국 매체 ESPN 보도에 따르면 다저스의 동료들은 오타니가 마지막 순간 결정적인 한 방을 날려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맥스 먼시는 "오타니가 여기서 경기를 끝내겠지"라고 속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스넬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게 바로 오타니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그게 바로 오타니다"라고 극찬했다.

정작 드라마의 주인공 오타니는 겸손했다. 그는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동점을 만든 8회말) 먼시의 타석이 더 힘들었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먼시가 팀을 구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타석에 대해서는 담담했다. "좋은 공이 오면 치기를 원했고 볼이 들어온다면 걸어나가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불펜이 분발해 타자들이 점수를 뽑을 기회를 줬고 후반 반격이 가능하도록 이끌어줬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단일시즌 50-50(홈런-도루) 고지를 밟은 선수다. 그에 앞서 극적인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40-40을 달성하며 한 차례 드라마를 쓴 바 있다.

이날도 그랬다. 디펜딩 챔피언이 다음 시즌을 개막 8연승으로 시작한 것은 올해 다저스가 최초다. 루 게릭, 베이브 루스 등이 활약했던 1933년 뉴욕 양키스의 종전 기록(7연승)은 오타니의 끝내기 홈런을 계기로 새 주인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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