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새긴 자연의 예술, 부안 채석강

전라북도 부안 변산반도에는 7천만 년의 시간이 빚어낸 장엄한 절벽이 있다. 바로 채석강이다.
거대한 퇴적층이 겹겹이 쌓인 기암절벽이 바다를 배경으로 웅장하게 자리하고 있으며, 해식동굴과 파식대가 만들어낸 독특한 풍광은 자연이 만든 예술 작품이라 불릴 만하다.
파도에 깎인 절벽 사이로 햇빛이 스며들며 빚어내는 신비로운 분위기는 사진작가들에게도 사랑받는 곳이다.

채석강이라는 이름은 중국의 유명한 절경지인 채석강(采石磯)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중국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이곳에서 술을 마시며 풍류를 즐겼다는 전설이 내려오지만, 실제로 부안 채석강은 중생대 백악기부터 형성된 해안절벽으로, 약 7천만 년의 시간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었다.
채석강은 단층과 습곡이 유난히 발달한 퇴적암층으로, 해안 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해식동굴과 십자동굴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이곳의 퇴적암층은 역암과 사암, 셰일과 화산회로 이루어져 있어 과거 이곳이 깊은 호수였음을 보여준다.

또한 파도가 오랜 시간 깎아 만든 바위의 다양한 색과 형태는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채석강이 끝나는 북단에는 격포해수욕장이 있어 여행객들이 해변을 따라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닭이봉 정상에 자리한 팔각정 전망대에서는 멀리 위도와 칠산 앞바다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이곳은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주인공 반지음이 전생의 기억을 떠올리는 장면이 바로 이 절벽과 해식동굴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7천만 년의 시간을 담아낸 절벽 위를 걷는 모습이 마치 그녀가 거쳐 온 삶의 긴 여정을 떠올리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