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재밋는 漢詩

淸潭 2019. 6. 9. 18:11

재밋는 漢詩


 


김삿갓


辱說某書堂 (서당 욕설시)


書堂乃早知  서당을 일찍부터 알고 와보니


房中皆尊物  방 안에 모두 귀한 분들일세.


生徒諸未十  생도는 모두 열 명도 못 되고


先生來不謁  선생은 와서 뵙지도 않네.


서당을 일찍부터 알고 와보니 방 안에 모두 귀한 분들일세.


생도는 모두 열 명도 못 되고 선생은 와서 뵙지도 않네.


* 추운 겨울날 서당에 찾아가 재워주기를 청하나


훈장은 미친 개 취급하며 내쫓는다.


인정 없는 훈장을 욕하는 시.


소리 나는 대로 읽어야 제 맛이 난다.


   


是是非非詩(시시비비)


年年年去無窮去 日日日來不盡來  


年去月來來又去 天時人事此中催 


이 해 저 해 해가 가고 끝없이 가네. 이 날 저 날 날은 오고 끝없이 오네.


해가 가고 날이 와서 왔다가는 또 가니 천시(天時)와 인사(人事)가 이 가운데 이뤄지네.


 


是是非非非是是 是非非是非非是 


是非非是是非非 是是非非是是非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이 꼭 옳진 않고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해도 옳지 않은 건 아닐세.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함, 이것이 그른 것은 아니고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 이것이 시비일세.


   


爲爲(하고 또 하고)


爲爲不厭更爲爲 不爲不爲更爲爲 


해도 해도 싫지 않아 다시 하고 또 하고, 안 한다 안 한다 하면서도 다시 하고 또 하


   


自知(스스로 앎)


自知 晩知 補知 早知


스스로 알려고 하면 늦게 알아지고, 도움을 받아 알려고 하면 빨리 알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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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죽시(八竹詩)   부설거사






此竹彼竹化去竹      이런 대로 저런 대로  되어가는 대로

風打之竹浪打竹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粥粥飯飯生此竹      죽이면 죽, 밥이면 밥, 이런 대로 살고

是是非非看彼竹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고 저런 대로 보고

賓客接待家勢竹      손님 접대는 집안  형편대로

市井賣買歲月竹      시정 물건 사고 파는 것은 세월대로

萬事不如吾心竹      세상만사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

然然然世過然竹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 대로 보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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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步詩(칠보시)  -조식


   


煮豆燃豆(자두연두기)   콩을 삶는데 콩대를 베어 때니


   


豆在釜中泣(두재부중읍)   솥 안에 있는 콩이 눈물을 흘리네


   


本是同根生(본시동근생)   본디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는데


   


相煎何太急(상전하태급)   어찌 그리도 세차게 삶아대는가


   


조식은 조조의 셋째 아들인데 재주가 워낙 출중해 아버지인 조조에게서 총애를 받고, 형인 조비에게서는 심한 질시와 견제를 받았다. 조비는 왕위에 오른 후에도 조식을 견제하며 해치울 기회만 엿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조비는 조식에게 일곱 걸음을 걷는 동안에 시를 지으라고 명령하며 만약 그 동안에 시를 짓지 못하면 중벌에 처하겠다고 말한다. 이 때 조식이 지은 시가 바로 ‘칠보시’로, 조비는 이 시를 듣고 부끄러워하며 동생을 놓아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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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人人人人(인인인인인) :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더냐?


사람이 사람다와야 사람이지
 


산산수수(山山水水)


산은산이요,물은 물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옳은 것도 많고 그른 것도 많습니다.
당나라 임제 의현선사의 선시 중에 시시비비에


휘둘리지 말고 살자는 선시가 있습니다.
 


 


是是非非都不關이라!


옳고 그른 세속의 시비는 나와 아무 상관이 없도다!
山山水水任自閒이라!


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니 그저 그 뿐일 뿐,


 


莫問西天安養國이라!


서방세계 천국이 어디 있냐고 묻지 마라!
白雲斷處有靑山이라!


흰 구름 걷히면 그 곳이 바로 청산인 것을.


 


입을 경계하는 글 

               

言而言 (언이언)이요

不言而不言 (불언이불언)이라

言而不言不可 (언이불언불가)요

不言而言亦不可 (불언이언역불가)니라

口乎口乎如是而已 (구호구호여시이이)

 

말 해야 할 때에는 말 하고

말 해서는 안 될 때에는 말 하지 말라.

말 해야 할 때에 말 안 해도 안 되고

말 해서는 안 될 때에 말 해서도 안 된다.

입아, 입아, 이와 같이만 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