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문학/漢詩

禪詩

淸潭 2018. 9. 13. 17:20

 禪詩  冶父道川(야부도천)  - 송나라 때의 선승

竹影掃階塵不動 (죽영소계진부동)
月輪穿沼水無痕 (월륜천소수무흔)
智慧存於明者心 (지혜존어명자심)
如淸水在於深井 (여청수재어심정)
三日修心千載寶 (삼일수심천재보)
百年貪物一朝塵 (백년탐물일조진)

대나무 그림자가 계단을 쓸어도 먼지는 그대로이고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물에 흔적이 남지 않네
지혜는 밝은 사람 마음에 있는데,
맑은 물이 깊은 샘에 있는 것과 같다네.
삼일 동안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백 년 동안 탐한 재물 하루아침에 티끝이라.

 

야부도천(冶父道川) : 112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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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得樹攀枝未足奇 (득수반지미족기)   나뭇가지 잡음은 족히 기이한 일이 아니니

    懸崖撒手丈夫兒 (현애철수장부아)   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장부로다.

    水寒夜冷魚難覓 (수한야냉어난멱)   물은 차고 밤도 싸늘하여 고기 찾기 어려우니

    留得空船載月歸 (유득공선재월귀)   빈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 오도다.


    千尺絲綸直下垂 (천척사륜직하수)   천 척의 낚싯줄을 곧게 드리우니

    一波載動萬波隨 (일파재동만파수)   한 물결 일어나매 많은 물결 따라 인다.

    夜靜水寒魚不食 (야정수한어부식)   밤은 고요하고 물은 차서 고기는 물지 않고

    滿船空載月明歸 (만선공재월명귀)   배에 허공만 가득 싣고 밝은 달 속에 돌아온다.


     

    山堂靜夜坐無言 (산당정야좌무언)   산 집 고요한 밤, 말없이 앉았으니

    寂寂寥寥本自然 (적적요요본자연)   고요하고 고요해서 본래 이러하구나.

    何事西風動林野 (하사서풍동임야)   무슨 일로 서풍은 잠든 숲 깨워

    一聲寒雁淚長天 (일성한안루장천)   한 소리 찬 기러기 장천을 울며 가는고.


    ◎ 

    法相非法相 (법상비법상)   법상과 비법상이여

    開拳復成掌 (개권복성장)   주먹을 펴니 다시 손바닥이로다.

    浮雲散碧空 (부운산벽공)   뜬구름이 푸른 하늘에서 흩어지니

    萬里天一樣 (만리천일양)   만리의 하늘이 온통 푸른 하늘이더라.


    三佛形儀總不眞 (삼불형의총부진)   법,보, 화신의 형상과 거동은 다 진실이 아니고

    眼中瞳子面前人 (안중동자면전인)   눈 가운데 동자는 그대 앞의 사람이라.

    若能信得家中寶 (약능신득가중보)   만약 능히 집에 있는 보배를 믿기만 하면

    啼鳥山花一樣春 (제오사화일양춘)   새 울고 꽃 피는 것이 한결같은 봄이로구나.


    多年石馬放毫光 (다년석마방호광)   여러 해 동안 돌말이 빛을 토하니

    鐵牛哮吼入長江 (철우효후입장강)   쇠소가 울면서 장강으로 들어간다.

    虛空一喝無蹤迹 (허공일갈무종적)   허공 향한 저 고함소리 자취도 없더니

    不覺潛身北斗藏 (부각잠신북두장)   어느 사이 몸을 숨겨 북두에 들었는고.


    蚌腹隱明珠 (방복은명주)   조개 속에 진주가 들어 있듯

    石中藏碧玉 (석중장벽옥)   돌 속에 옥이 감추어 있듯

    有麝自然香 (유사자연향)   사향을 지니면 저절로 향기로운데

    何必當風立 (하필당풍립)   하필이면 바람 앞에 서야 하랴.


     

    大丈夫 대장부 - 冶父道川 (야부도천)

     

    가지를 잡고 나무를 오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낭떠러지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대장부라 할 수 있네

    물은 차고 밤공기도 쌀쌀하여 물고기를 찾기 어려우니

    빈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네

     

    得樹攀枝未足奇    득수반지미족기

    懸崖徵手丈夫兒    현애징수장부아

    水寒夜冷魚難覓    수한야냉어난멱

    留得空般載月歸    유득공반재월귀

     

    이 선시(禪詩)는 나누면 더 큰 것 돌아오고, 버리면 세상과 소통할 수 있어

    나눔과 버림은 종교적인 화두만은 아니다. 정치에서 그것은 국민에 오히려

    신선한 감동을 줄 수 있다. 권력의 속성이 독점이고 챙김이기 때문이다.

     

    가을나무는 봄의 싹을 위해 잎사귀를 버린다. 나눔과 버림은 결국 되돌림이다.

    나누면 더 큰 것이 돌아온다. 버리면 세상과의 소통이 가능할 뿐 아니라,

    내일의 길목을 차지할 수 있다. / 冶父道川 (야부도천) - 송나라 때의 선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