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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인질 전원석방] 정부 협상전략 좋았다

淸潭 2007. 8. 29. 20:29

[탈레반 인질 전원석방] 정부 협상전략 좋았다

 

[쿠키 정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됐던 인질 19명에 대한 석방합의가 이뤄지기까지에는 우리 정부와 아프간 정부, 이슬람권, 그외 우방국들간의 긴밀한 협력이 주효했다.

인질들의 안전한 인도 및 조속한 귀환이 뒤따라야 하겠지만, 일단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석방 합의로 상황이 급반전된 데는 사우리아라비아 등 이슬람 국가들의 역할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지난 24일부터 중동순방을 시작하는 등 힘을 보탰다. 송 장관은 첫번째 방문국인 사우디의 압둘라 국왕에게 노무현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는 등 피랍자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사우디가 긴밀히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에도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탈레반측에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당부했다. 강경 일변도로 나왔던 탈레반측의 태도는 송 장관의 중동 순방 시점을 전후해 눈에 띄게 누그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인질 석방을 위해 파견됐던 우리 정부 인사들의 활동도 큰 역할을 했다. 대통령 특사인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정책실장을 비롯해 조중표 외교부 제1차관, 박인국 다자외교실장, 문하영 본부대사 등이 카불과 가즈니주에서 아프간 당국 등과 긴밀히 협력해왔다. 우리측은 특히 아프간 등 이슬람권을 대상으로 납치 및 인질 살해 행위는 이슬람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슬람권 주재 대사들도 각종 미디어를 통해 홍보에 참여했다.

이와함께 우리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석방 조건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다른 조건을 제시한 협상 전략도 적중했다. 동료 수감자 석방을 일관되게 요구한 탈레반측에 우리 정부의 권한 밖의 일이라는 입장을 관철시킨 것이다. 대신 연말까지 동의·다산부대를 철수하고 아프간 선교활동을 금지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납치단체와 수감자 석방을 위해 아프간 정부와 성의있게 협의했으나 우리 능력 밖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해왔고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지난달 19일 발생 직후 24시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청와대 긴급 안보조정회의가 처음 개최됐고, 이후 이달초까지 거의 매일 열렸다. 미국 역시 탈레반 수감자 석방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현지에 파견된 우리측에 각종 정보 및 수송편을 제공하는 등 물밑으로 긴밀히 협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