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이 오면 어김없이 밀려오는 ‘어디든 떠나고 싶다’는 마음.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괜찮다. 가볍게 걸으면서도 자연의 품을 만끽할 수 있는 곳, 바로 경북 구미에 위치한 ‘금오산 올레길’이 그 해답이다.
총 2.7km, 금오지 저수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이 순환형 걷기길은 무리 없이 한 바퀴를 걸으며 사색에 잠기기에 딱 좋은 거리다. 자연이 주는 위로에, 역사와 생태까지 더해진 이 특별한 길 위에서 진짜 여유를 마주해보자.
구미 금오산 올레길

금오산 올레길은 금오지 저수지를 따라 이어지는 코스로, 전체가 평지에 가까운 경사로 이루어져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길을 걷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수면에 비친 금오산의 실루엣이다. 바람이 잠든 듯 잔잔한 물 위로 산의 윤곽이 선명하게 반사되며,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그 풍경은 어느 순간이든 그대로 엽서 한 장이 된다.

이 길이 단순한 트레킹 코스를 넘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생태적 가치’다. 금오지 일대는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된 수달의 서식지다.
사람이 쉽게 발견하기는 어렵지만, 그 수달이 살아간다는 사실 자체가 이곳 환경의 청정함을 증명한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수달의 흔적을 소개하는 안내판과 생태 정보를 담은 표지판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걷는 동안 자연 학습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금오산은 단지 걷기 좋은 산책로를 품은 산에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 도립공원 1호로 지정된 이곳은 자연과 더불어 오래된 역사와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금오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금오지와 그 주변의 조용한 풍경, 멀리 펼쳐지는 구미 도심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이 파노라마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특히 올레길은 무리한 오르막 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어, 등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나 아이를 동반한 가족도 부담 없이 자연 속을 거닐 수 있다.
걷는 내내 이어지는 완만한 경사와 넓은 길은 산책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걷는 길 주변으로는 약사암, 도선굴, 금오산 케이블카 등 다양한 명소가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 트레킹 전후에 둘러보기에 좋다.
이 덕분에 올레길 하나만으로도 하루 여행 코스를 충분히 구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