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추천 여행지

여행의 계절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고 있지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의 6월은 자연을 오롯이 즐기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기다. 이 시기를 놓치면 걷는 여정이 고역이 되기 쉽고, 고요히 마주해야 할 풍경은 땀과 더위에 묻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지금 조용히 걸으며 사색할 수 있는 곳, 단순한 풍경이 아닌 상징과 이야기를 담은 공간을 찾고 있다면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곳이 있다.
익숙한 사찰도, 흔한 문화유적도 아닌, 전통과 신비, 철학이 깃든 공간. 민족의 시원과 정체성을 되새길 수 있는 이곳은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정신적인 여정을 가능케 하는 성소에 가깝다.
기계 소음이 아닌 바람소리와 물소리가 중심이 되는 이곳에선 자연과 인간, 신화와 역사가 겹쳐진다. 돌 하나, 나무 하나에도 의미를 새겨둔 그 공간에서는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는다.

숲이 짙어지는 6월, 마음까지 씻어낼 수 있는 깊은 산속 명소로 여행을 떠나보자.
삼성궁
“돌길 따라 펼쳐지는 사색여행지, 6월에 가면 딱 좋아요!”

경상남도 하동군 청암면 삼성궁길 13에 자리한 ‘삼성궁’은 지리산 자락 청학동 산속 깊이 위치한 배달민족의 성전으로, 공식 명칭은 ‘배달성전삼성궁’이다.
1983년 이 지역 출신의 한풀선사 강민주에 의해 고조선 시대의 소도(祭地)를 복원하여 민족의 정신문화와 정통 도맥을 계승하는 수련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해발 850m 지점에 위치한 삼성궁은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는 장소이자, 선도를 수련하는 이들의 터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공간을 찾는 이들은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라, 민족의 뿌리와 철학을 마주하러 오는 이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궁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 속에서 돌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쌓아 올린 1,500여 개의 원력 솟대와 돌탑이다. 이 돌탑은 단순한 장식물이 아닌, 고대 소도를 상징적으로 복원한 결과물이다.

과거 삼한 시대에는 천신에게 제사를 올리던 신성한 장소인 소도에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며, 솟대를 세워 그 신성함을 표시했다.
삼성궁에서는 지리산 자락의 돌을 하나씩 옮겨와 정성을 담아 솟대를 쌓았고, 총 3,333개의 솟대를 목표로 성전을 완성하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
각 돌에는 수련자들의 기도와 소망이 함께 얹혀 있으며, 주변 숲과 조화를 이루는 그 모습은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삼성궁은 단순히 보는 것으로 끝나는 곳이 아니기에 주의사항도 많다. 입장 시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권장되며, 지정된 탐방로 외 출입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비포장된 산책로는 돌길로 구성돼 있어 미끄러움에 주의해야 하고, 돌담이나 돌탑 위에 올라서는 행동도 금지된다. 음식물 반입과 연못 및 계곡 출입 또한 제한되며, 특히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는 반려견 출입이 금지된다.
전체 구역은 금연이며,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정신 수행의 장이라는 점에서 엄숙한 태도가 요구된다.
입장 가능 시간은 4월부터 11월까지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12월부터 3월까지는 오후 4시 30분까지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입장료는 개인 기준 일반 8,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4,000원이다.
경로,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5,000원에 입장할 수 있으며, 30인 이상 단체일 경우에는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주차도 가능해 차량 이용이 편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