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오면 제주 곳곳이 초록으로 물든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곳이 있다. 바로 제주도 남서쪽 끝자락, 바다 건너 펼쳐지는 가파도다.
4월이면 이 작은 섬이 초록빛 청보리로 물들며 특별한 변신을 맞이한다. 마치 보리가 만든 초록 카펫 위를 걷는 듯한 이 풍경을 보기 위해, 해마다 수많은 여행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제14회 가파도 청보리축제’가 열린다. 청보리의 물결 위를 걷고, 섬의 자연과 문화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이 축제는 매년 그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가파도 청보리축제

4월 4일부터 5월 6일까지 한 달여간 열리는 이번 가파도 청보리축제의 중심은 바로 청보리밭이다.
60만㎡에 달하는 드넓은 초록 들판 위로 부드럽게 불어오는 바람, 그 사이로 흔들리는 청보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특히 3월부터 5월 초까지가 절정인 이곳 청보리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푸르게 자라, 남들보다 한발 앞선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드문 장소다.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청보리밭을 배경으로 즐기는 체험 프로그램들도 축제의 재미를 더한다.
소라를 직접 찾을 수 있는 해상 체험부터, 하늘 높이 띄우는 소망 연날리기, 그리고 올레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을 만나는 트레킹까지. 이 작은 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은 생각보다 훨씬 풍성하다.
또한 축제 기간 동안에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진행되는 노래자랑이나 림보왕 선발대회 같은 참여형 부대행사도 마련되어 있어, 방문객 누구나 자연스럽게 축제의 일원이 될 수 있다.

섬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운진항(모슬포 남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평소에는 하루 9편이 운영되지만, 축제 기간 동안엔 관광객 증가에 맞춰 무려 17편까지 증편되어 보다 편리하게 섬을 오갈 수 있다.
배를 타고 10~15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당일치기 여행으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고, 날씨만 쾌청하다면 배 위에서부터 한라산과 마라도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시원한 조망이 여행의 시작을 알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