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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어 깨워보다 품에 푹…25년지기 떠나보낸 코끼리의 작별 인사

淸潭 2025. 3. 18. 08:55

흔들어 깨워보다 품에 푹…25년지기 떠나보낸 코끼리의 작별 인사

김자아 기자2025. 3. 18. 07:33
 
 
친구 코끼리가 죽자 품에 안고 인사하는 코끼리./데일리메일

서커스단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한 친구 코끼리를 떠나보내고 슬퍼하는 코끼리의 모습이 포착됐다.

18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25년 넘게 러시아 서커스단에서 함께 공연했던 인도 코끼리 ‘제니’와 ‘막다’의 사연을 소개했다.

두 코끼리는 2021년 제니가 막다를 들이받는 불미스러운 사고로 서커스단에서 은퇴한 후 크림반도의 한 사파리 공원에서 생활했다. 당시 서커스단은 동료 간 ‘질투’에 의한 사고로 판단했으며, 은퇴 후 두 코끼리는 다시는 충돌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말 제니가 지병으로 건강이 악화했고, 지난 13일 54세 나이로 결국 숨을 거뒀다.

사파리 측에 따르면 깊은 슬픔에 빠진 막다는 수의사들의 접근조차 막으며 몇 시간 동안 제니의 곁을 떠나지 못했다.

이 모습은 사파리 측이 촬영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막다는 쓰러진 제니를 일으켜보려는 듯 필사적으로 몸을 흔들었다. 끝내 미동이 없자 막다는 코로 제니를 어루만졌다. 제니의 코를 잡고 인사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곧 막다는 제니를 품에 감싸 안았다. 영상에는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흐느끼는 소리도 함께 담겼다.

이후로도 수 시간 동안 막다는 친구 곁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사파리에서 생활하던 두 코끼리는 때때로 과거 서커스 공연의 장면을 재현하며 친밀한 우정을 보였다고 한다. 또 이들은 항상 함께 지내며 화목하게 살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코끼리는 감정적 지능이 높은 동물로,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을 깊이 인식하고 애도와 기억의 행동을 보여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인도산림청 산하 서벵골 산림국은 지난해 인도 벵골 지역에서 새끼 코끼리가 묻힌 5개 사례를 연구한 결과 코끼리들이 죽은 코끼리를 땅에 묻기 위해 ‘적절한’ 장소를 찾아 이동하고 사체를 뒤집어 발만 흙 밖으로 꺼내놓는 특정한 모습으로 매장하는 특징을 발견했다.

앞선 연구에서는 아프리카 코끼리가 죽은 동료와 가족을 나뭇가지와 잎으로 덮어주는 매장 문화가 확인됐으며, 주민 증언에 따르면 코끼리들은 동료나 가족을 땅에 묻고 큰 소리로 울음소리를 내는 등 ‘장례’를 치르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