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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5수 〔金剛山 五首〕 / 정두경(鄭斗卿)

淸潭 2025. 2. 19. 15:41

금강산 5수 〔金剛山 五首〕/ 정두경(鄭斗卿)

동명집 제4 / 오언율시(五言律詩) 185

 

금강산이 이 세상서 제일 좋거니 / 金剛雄六合

조화 솜씨 이 산에다 온통 쏟았네 / 造化此偏鍾

바다 보니 동남쪽에 놓여 있으며 / 海有東南地

산을 보니 일만 봉이 열리어 있네 / 山開一萬峯

문 앞에는 옥 나무가 자라나 있고 / 門前琪樹出

동구에선 신선 사람 만나게 되네 / 洞口羽人逢

절벽 높아 은하수와 통하여 있고 / 絶壁通河漢

연못 속엔 상제께서 용 풀어놨네 / 淵中帝賜龍

 

부상 나무 동해 바닷속에 있으며 / 扶桑在東海

약수의 물 서쪽 향해 흘러가누나 / 弱水向西流

일만 이천 산봉우리 솟아나 있고 / 一萬峯巒出

삼천대계 대천세계 위에 떠 있네 / 三千世界浮

은하수의 위에 오른 것만 같아서 / 如登銀漢上

적송자와 더불어서 놀 수가 있네 / 可與赤松遊

회남왕이 계수나무 숲 읊었으나 / 叢桂淮南樹

그윽한 이 머물기엔 충분치 않네 / 幽人不足留

 

개골산은 저 하늘과 가지런하여 / 皆骨與天齊

하늘 비록 높더라도 오를 수 있네 / 天高亦可梯

세찬 바람 앞을 막는 것이 아니라 / 非是阻

대외 사는 곳은 본디 흐릿했다네 / 大隗本來迷

동해에는 삼신산이 솟아 있거니 / 東海三神在

중원 있는 오악 따윈 나지막하네 / 中原五岳低

뭇 신선들 서로 살 곳 다투거니와 / 群仙爭窟宅

서왕모는 서쪽 사는 것을 한하리 / 王母恨居西

 

바닷가에 서린 뿌리 크고도 크고 / 海上盤根大

높고 높은 그 기운은 웅장도 하네 / 峨峨氣壯哉

세속에서 개골이라 부르지마는 / 俗名是皆骨

실제로는 그건 바로 봉래산이네 / 其實卽蓬萊

폭포의 물 하늘에서 떨어져 오고 / 瀑水靑霄落

신선들은 한낮에도 산 찾아오네 / 仙人白日來

흥공께서 일찌감치 이 산 봤다면 / 興公如見此

천태산부 짓지 아니했을 것이리 / 爾不賦天台

 

산의 뿌리 울울하게 서리어서는 / 山根鬱盤結

정동쪽의 바닷가에 솟아나 있네 / 入海正東開

그 머리가 어디 있는 줄 알겠거니 / 其首知安在

곧장 북쪽 하늘에서 흘러서 왔네 / 從天直北來

누대 위에 구름 끼면 청학 내리고 / 臺雲靑鶴下

연못 위에 비 내리면 화룡이 오네 / 淵雨火龍廻

어찌하면 고승의 말 얻어들어서 / 焉得高僧語

그와 함께 술잔 타고 건너가려나 / 同渠渡一杯

 

[-D001] 부상(扶桑) :

해가 뜨는 곳에 있다고 하는 나무 이름이다.

[-D002] 약수(弱水) :

선경(仙境)에 있다고 하는 물 이름으로, 그곳에서는 기러기 털조차도 가라앉는다고 한다.

[-D003] 삼천대계(三千大界) :

광대무변(廣大無邊)한 세계로, 불교에서는 무수히 많은 세계가 있다고 보는데, 일천 세계가 소천세계(小千世界)가 되고, 소천세계가 천 개 모여서 중천세계(中千世界)가 되고, 중천세계가 천 개 모여서 대천세계가 되는데, 이 세 천세계를 총칭한 것이 삼천대계이다.

[-D004] 적송자(赤松子) :

상고 시대의 신선 이름으로, 여러 서책에 나오는 사적(事蹟)이 서로 다르다. 적송자(赤誦子), 적자여(赤子輿)라고도 한다.

[-D005] 회남왕(淮南王) …… 않네 :

금강산 정도는 되어야만 은자(隱者)가 머물기에 충분하다는 뜻이다. ()나라의 회남왕 유안(劉安)이 지은 〈초은사(招隱士)〉에계수나무 무더기로 자라누나 산골 깊은 곳에, 꼿꼿하고 굽은 가지 서로 얽히었네.〔桂樹叢生兮山之幽 偃蹇連卷兮枝相繚〕”라고 하였는데, 이 시는 세속을 피해 산림에 숨은 은사(隱士)를 형용할 때 흔히 인용되곤 한다. 《楚辭 卷12

[-D006] 대외(大隗) …… 흐릿했다네 :

대외는 옛날 중국의 산신령 이름이다. 황제(黃帝)가 일곱 사람을 거느리고 구자산(具茨山)으로 가서 대외를 만나 보려고 하다가, 양성(襄城)의 들판에 이르러 일곱 사람이 모두 길을 잃었는데, 마침 어떤 동자를 만나 구자산과 대외가 있는 곳을 물어보았다고 한다. 《莊子 徐无鬼》

[-D007] 삼신산(三神山) :

발해(渤海) 가운데 있다고 하는 산인데, 여기에는 신선들이 살며 불사약(不死藥)이 있고 새와 짐승이 모두 희며, 궁궐이 황금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D008] 오악(五岳) :

중국에 있는 다섯 개의 큰 산으로, 태산(泰山), 숭산(嵩山), 형산(衡山), 화산(華山), 항산(恒山)을 가리킨다.

[-D009] 서왕모(西王母) …… 한하리 :

서쪽에 있는 산인 곤륜산(崑崙山)에 산다고 하는 신선인 서왕모는 금강산과 같이 경치 좋은 곳에서 살지 못하는 것을 한탄할 것이란 뜻이다.

[-D010] 흥공(興公)께서 …… 것이리 :

금강산의 경치가 중국의 천태산(天台山)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뜻이다. 흥공은 진()나라 손작(孫綽)의 자()이다. 손작은 어려서부터 고상한 뜻을 지녔으며 박학(博學)하고 시문(詩文)에 능하였다. 그가 지은 〈수초부(遂初賦)〉와 〈천태산부(天台山賦)〉가 유명하다. 천태산은 중국의 절강성(浙江省) 영해현(寧海縣)에 있는 산으로, 신선이 산다고 한다.

[-D011] 어찌하면 …… 건너가려나 :

어떻게 하면 고승을 만나 불법(佛法)을 깨우칠 수 있을 것이냐는 뜻이다. ()나라 때 기주(冀州) 출신의 어떤 승이 항상 나무로 만든 잔〔盃〕을 타고 물을 건너다녔으므로 사람들이 그 승을 배도화상(盃渡和尙)이라고 불렀는데, 그는 세세한 행실에 구애되지 않았으며, 신통력이 탁월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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